“만취남이 여자 때려요” 신고받고 출동…경찰이 보디캠 찍자 ‘움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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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남자가 여자를 때리고 있어요. 빨리 와주세요."
보디캠은 경찰관 몸에 부착해 출동 현장을 촬영하는 카메라로, 미국 등 해외에서는 경찰관에게 정규 장비로 지급된다.
한국에선 지난해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을 통해 보디캠을 정식 경찰장비로 지정했고, 올해부터 일선에 공식 보급했다.
28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홍익지구대를 포함한 서울·경기·인천 지역 경찰서에 지급된 보디캠 6254대가 일제히 운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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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정식장비로 보급
조끼에 부착해 현장 촬영
거짓진술 등 증거 확보 가능
팀싱크땐 동료 캠 일제 작동
녹화 직전 30초 자동저장도

글·사진=강한 기자
“웬 남자가 여자를 때리고 있어요. 빨리 와주세요.”
지난 27일 새벽 2시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로 긴급 신고가 접수됐다. 우진수(36) 경사는 근무 시작 전 경찰 조끼 가슴 부위에 장착한 검정색 ‘보디캠’을 점검했다. 보디캠은 경찰관 몸에 부착해 출동 현장을 촬영하는 카메라로, 미국 등 해외에서는 경찰관에게 정규 장비로 지급된다. 한국에선 지난해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을 통해 보디캠을 정식 경찰장비로 지정했고, 올해부터 일선에 공식 보급했다.
우 경사는 양해성(35) 경위·최정훈(29) 경장과 현장에 출동해 가해자로 추정되는 20대 남성을 에워싸고 20대 여성 피해자와 즉시 분리했다. 경찰 출동 뒤에도 술에 취한 남성은 언성을 높이며 바닥에 수차례 침을 뱉는 등 위협적 행동을 계속했다. 우 경사는 여러 차례 경고 끝에 “촬영하겠다”고 고지한 후 보디캠 녹화 버튼을 눌렀다. 붉은 램프에 불이 들어오고 경찰관들의 대응 수위가 높아지자 만취 상태의 남성은 움찔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전녹화 기능을 켜면 녹화버튼을 누르기 30초 전부터 자동으로 녹화된다.
이렇게 촬영된 보디캠 영상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서버로 자동 전송된다. 촬영 내용을 임의로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적법한 법 집행을 강제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동시에 “때린 적 없다. 오히려 내가 맞았다”며 부인하는 가해자의 모습과 진술을 보강증거로 확보할 수도 있다.
실제로 만취한 남성이 손을 저으며 흥분하자, 우 경사는 보디캠 옆면에 장착된 ‘팀싱크’ 기능 레버를 올릴 준비도 했다. 팀싱크 기능을 활성화하면 인근에 있는 동료 경찰관들의 보디캠도 일시에 작동된다. 다각도에서 촬영·녹음해 광범위하게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다.
28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홍익지구대를 포함한 서울·경기·인천 지역 경찰서에 지급된 보디캠 6254대가 일제히 운영을 시작했다. 앞으로 지역경찰·교통경찰·기동순찰대 등은 보디캠을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우 경사와 함께 일하는 허세희(여·24) 순경은 “위급상황 시 핸드폰을 꺼내 녹화하는 경찰들도 있었다”며 “일선 경찰관들의 현장 대응력이 올라가고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보디캠은 12월 중순까지 전국에 순차 보급되며, 총 1만3285대까지 늘어난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장 이해도를 높이면서 운영 초기 발생 가능한 오류에 신속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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