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 못된 김유정을 사랑하는가…‘친애하는 X’ [多리뷰해]
김유정의 ‘소시오패스 악녀’ 연기…새로운 ‘대표작’ 탄생 알려
티빙의 첫 글로벌 진출작…미국·브라질 등 108개국 1위

‘친애하는 X’는 지옥에서 벗어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가면을 쓴 여자 백아진(김유정 분)과 그녀에게 잔혹하게 짓밟힌 X들의 이야기를 그린 12부작 작품이다.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으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첫 글로벌 진출작이기도 하다.
‘스위트홈’, ‘미스터 션샤인’, ‘도깨비’, ‘태양의 후예’ 등 다수의 메가 히트작을 연출한 이응복 감독이 티빙과 손잡고 선보이는 첫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잔혹한 사건과 심리 묘사를 중심으로 한 범죄 스릴러로 19세 판정을 받았으며,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티빙을 통해 두 편씩 공개되고 있다.
[줄거리]
학대와 방임으로 얼룩진 어린 시절의 상처를 지닌 톱 여배우 백아진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가면을 쓰고, 이를 방해하거나 신경을 거스르는 이들을 ‘X’라고 규정해 잔혹하게 파멸시킨다.
학창 시절에는 전교 1등을 두고 다투던 경쟁자 심성희(김이경 분)를 처절하게 무너뜨렸고, 자신의 족쇄였던 아버지 백선규(배수빈 분)를 살해하기 위해 자신에게 선의를 베풀었던 최정호(김지훈 분)를 이용했다.
백아진에게는 두 조력자가 있다. 새어머니의 아들이자 아진의 첫 가스라이팅 대상자였던 윤준서(김영대 분)와 아진을 ‘보스’라고 부르며 악행을 함께 행하는 김재오(김도훈 분).
준서는 아진의 밀어내기로, 재오는 어린 동생을 지키다 아버지를 살해해 교도소에 가느라 잠시 멀어졌지만 이후 ‘배우’ 백아진의 성공을 위한 조력자로 다시 뭉쳤다.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는 있지만, 동시에 사방에 생겨버린 적에 의한 압박도 계속 들어온다. 과연 백아진의 끝은 파멸일까, 혹은 구원일까.

# 지옥 같은 삶에서 벗어나 가장 높은 곳으로 향하는 백아진(김유정 분) : 알코올 중독 어머니와 도박 중독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학대 받고 자라 소시오패스가 됐다. ‘천사 같은 얼굴을 가진 악마’ 백아진은 톱배우의 자리에 올라 서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이용하고 ‘쓸모’가 없어지면 가차 없이 버린다.
아역 출신으로 올해 데뷔 22주년을 맞은 김유정이 때로는 사랑스럽게, 때로는 서늘한 얼굴로 ‘악녀’ 백아진을 연기했다. 쉽게 미워할 수 없는 ‘소시오패스’ 캐릭터의 입체적 모습을 밀도 높게 연기하며 시청자들까지 매료시켰다.

모델 출신 배우로 주목받은 김영대가 맡아 처절할 정도로 애틋한 윤준서를 완성했다. ‘파멸 멜로 서스펜스’라는 극의 장르로 연기 스펙트럼을 또 한번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중함과 능청스러움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연기력을 인정 받은 김도훈이 맡아 김재오의 맹목적인 순정을 연기했다. 때로는 긴장감 넘치는 극의 서사에 코믹을 가미하며 미묘한 여유를 더했다.

# 피칠갑 투혼까지…김유정 ‘신들린’ 연기
그동안의 내공은, 그냥 쌓은 것이 아니었다. 맑고 순수함을 꾸며낸 모습부터 공허함, 분노, 광기까지. 이응복 감독의 예고대로 김유정은 “신들린” 연기를 펼쳐냈다.
특히 아버지라는 족쇄를 풀기 위해 피칠갑을 한 채 처절한 몸부림을 치는 백아진을 잔혹하고도 슬프게 연기한 명장면은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김유정의 새로운 ‘대표작’ 탄생을 알렸다.
무엇보다 김유정은 백아진이라는 복합적인 악녀 캐릭터의 감정선을 무리 없이, 깊이 있게 표현해냈다. 그 결과, 시청자들은 아진의 악행에도 불구하고 그의 처절한 생존 방식에 공감하며 이 못된 아이를 응원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아진맘’들을 우후죽순 양성했다.

수많은 히트작을 탄생시킨 이응복 감독은 ‘친애하는 X’에서 특유의 심층적 심리 묘사와 유려한 이미지 연출을 통해 원작의 파멸 멜로 서스펜스를 완벽하게 구현했다.
특히 주인공인 김유정에 등장인물뿐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휘둘리게 하는 탄탄한 연출력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허인강(황인엽 분)의 할머니 홍경숙(박승태 분)의 사망 사건에서 대다수 시청자들이 아진을 믿지 못하게 만들어놓고 반전을 선사한 연출은 공개 직후 찬사가 쏟아졌다.

주연 배우들의 열연 외에도, 백아진의 서사를 완성하는 특별출연 배우들의 압도적 존재감이 극의 풍성함과 완성도를 높였다.
백아진에 의해 살인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갔지만, 끝까지 선의를 품은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 최정호 역의 김지훈, 백아진을 톱의 자리로 올려준 열애설 상대이자 처절하게 파멸 엔딩을 맞은 허인강 역의 황인엽, 그리고 백아진의 인생을 결정적인 순간에 뒤흔들 문도혁 역의 홍종현이 각 에피소드를 빛내고 있다.
이 외에도 류지혁 역의 윤현수, 설감독 역의 정우도 적재적소에 등장해 보는 재미를 끌어올렸다.

# 보호자 동의 있었지만…아역 연기에 쏟아진 우려
19세 등급 판정을 받은 만큼, 극 초반부에는 백아진의 어린 시절이 잔혹하게 그려졌다. 백아진이 소시오패스가 될 수밖에 없었던 환경을 담은 해당 장면들은 배우 기소유가 맡아 완벽히 해냈는데, 일부 시청자들은 보기 힘들 정도의 장면들에 우려를 표했다.
김유정이 힘든 장면을 소화했던 기소유를 걱정하며 “꼭 상담사분을 붙여주셔야 한다”고 당부한 일화가 알려지기도 했다.
‘친애하는 X’ 측은 “제작진은 어린이 출연자의 보호자 입회를 통해 안전한 환경에서 촬영을 진행했다”는 문구를 삽입해 안내했지만 우려의 목소리를 완전히 잠재우기는 어려웠다.

원작인 웹툰 ‘친애하는 X’는 연재 당시에도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유명 소설이자 드라마와 영화로도 제작된 ‘백야행(白夜行)’과 스토리 구도가 유사하다는 비교가 꾸준히 나왔다. 남자 주인공이 어둠 속에 숨어 연대하고, 여자 주인공의 성공을 위해 희생하며 범죄에 연루되는 구조가 흡사한 것.
이 가운데, 드라마 ‘친애하는 X’는 초기 론칭 포스터가 2018년 개봉한 중국 영화 ‘용의자X적 헌신’의 포스터와의 표절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드라마 측은 유사성을 인정하고 사과한 후 다른 버전의 포스터를 공개했다. ‘용의자X적 헌신’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다른 작품 ‘용의자X의 헌신’을 리메이크한 작품이기에 더욱 주목을 받았던 사건.
다만 웹툰 원작도 ‘백야행’과는 구도를 풀어나가는 스토리가 달랐기에, 드라마 ‘친애하는 X’의 전개에는 계속해서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티빙의 첫 글로벌 진출작인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HBO Max에 따르면 ‘친애하는 X’는 동남아시아·대만·홍콩 등 아시아태평양 17개 국가 및 지역에서 아시아 작품 중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둔 타이틀 중 하나로 선정됐다.
공개 첫 주 라쿠텐 비키(Viki)에서도 미주·유럽·오세아니아·인도 지역 주간 시청 기준 TOP 3에 올랐으며, 미국·브라질·멕시코·영국·프랑스·인도 등 108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디즈니플러스 일본 일간 순위에서도 TOP 3에 진입했다.
극의 중심을 이끄는 김유정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주간 화제성 펀덱스 조사에서 TV-OTT 통합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부문 1위까지 차지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입증했다.
[시청자소리]
호
“김유정 연기차력쇼”, “이 인물들을 어떻게 실사화를 했지, 진짜 잘함”, “기대 이상으로 재밌는 스토리와 연출, 그 중에서도 배우들의 연기가 미쳤다”, “오랜만에 도파민 도는 드라마”, “나 같아도 김유정이 시키면 다 할듯”, “맛있는 드라마 오랜만”, “얼굴합이 너무 좋음”, “나의 추악한 내면을 비추는 정서적 거울과도 같아, 자기반성과 감정의 해방을 동시에 이끄는 고해성사 같은 드라마”
불호
“있어 보이는 척 하지만 그냥 이상한 드라마”, “요즘 시대와는 다른 느낌이라 몰입이 어려움”, “연예계 이야기부터 너무 유치해짐”, “10년 전 카스 썰 보는 것 같음”, “폭풍같은 전반부 이후 폐허가 되어버린 후반부”, “남주 연기가 아쉬움”, “백야행 아류작”

# 별점 ★★★★
그렇게 ‘아진맘’이 되었다 (김미지 기자)
# 별점 ★★☆
도파민에 절여진 청춘 막장물 (한현정 기자)
# 별점 ★★★★
김유정의 새 인생캐...강렬한 자극, 압도적인 도파민 충전기. (김소연 기자)
# 별점 ★★★★
자극적 서사도 김유정 연기력 앞에선 그냥 배경 (방송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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