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이 다했다… 심은경의 남다른 행보
韓 최초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연기상 수상
12월 10일 '여행과 나날'로 스크린 복귀

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정진한다. 아역으로 시작해 글로벌 배우로 성장한 이유다. 배우 심은경의 이야기다.
심은경이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오는 12월 10일 개봉을 확정한 '여행과 나날'은 어쩌면 끝이라고 생각한 각본가 이(심은경)가 어쩌다 떠나온 설국의 여관에서 의외의 시간을 보내면서 다시 시작되는 2025년 겨울, 일상 여행자들과 함께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츠게 요시하루의 만화 '해변의 서경' '혼야라동의 벤상'을 원작으로 한다.
해외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은 작품이다. 제78회 로카르노영화제에서 황금표범상을 수상했으며 제73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제22회 레이캬비크 국제영화제, 제33회 함부르크 영화제 등에 연이어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영화의 중심에 심은경이 있다. 연출을 맡은 미야케 쇼 감독은 시나리오 집필 당시부터 심은경을 캐스팅에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미야케 쇼 감독은 "영화의 시나리오를 쓸 때 주인공 역할을 꼭 심은경 씨가 맡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심은경이 연기하면 더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거 같았다. 덕분에 영화가 크게 앞으로 나아갔다고 믿는다"고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안방극장 복귀 소식도 전했다. 심은경은 오는 2026년 방영 예정인 tvN 새 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으로 시청자와 만난다. 심은경을 비롯해 배우 하정우, 임수정, 김준한, 정수정 등이 출연을 확정했다.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은 빚에 허덕이는 생계형 건물주가 목숨보다 소중한 가족과 건물을 지키기 위해 범죄에 가담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심은경은 극중 기수종(하정우)을 주시하고 압박하는 리얼캐피탈의 실무자 요나 역을 맡아 극에 긴장감을 더할 전망이다.
심은경은 업계가 인정하는 보증수표다. 그도 그럴 것이 2003년 데뷔해 어느덧 22년 차 배우를 맞이한 그는 매 작품마다 대체불가한 연기를 선보였다. 섬세한 표현력, 몰입감을 높이는 연기는 심은경의 무기다.

전성기에 떠난 유학·무모했던 일본 진출, 심은경의 판단이 옳았다
'황진이' '태왕사신기' 등에서 아역으로 얼굴을 알린 심은경은 2011년 히트작 '써니'를 통해 전성기를 맞이했다. 극중 어린 나미 역을 맡은 심은경은 순수하고 발랄한 10대 소녀를 연기해 관객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인기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 심은경은 차기작이 아닌 유학을 택했다. 과감한 선택이었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심은경은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지금이 아니면 10대 심은경의 삶이 없을 것 같았다"며 "10대 후반에 학창 시절을 더 경험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3년의 공백이 무색했다. 성인이 돼서 돌아온 심은경은 복귀작 '수상한 그녀'로 제23회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 제19회 춘사영화상 여우주연상, 제50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 등을 수상했다.
화려환 귀환을 알린 심은경은 '널 기다리며' '걷기왕' '부산행' '로봇, 소리' '조작된 도시' 등으로 대중을 만났다. 그리고 2018년 돌연 일본 진출 소식을 전했고 2019년 일본에서 영화 '신문기자'로 다시 한번 도약했다. 심은경은 '신문기자'를 통해 한국 배우 최초로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연기상을 품에 안았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번역본과 원본 대본을 번갈아 읽으며 일본어를 연습했다고 밝혔다. 피나는 노력 끝에 얻은 성취였다.
누군가는 무모하다고 할 수 있는 선택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심은경은 자신을 믿고 나아갔다. 소위 잘나가는 배우보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자 했다. 그 덕에 믿고 보는 배우라는 무거운 타이틀을 얻게 됐다. 지금까지 쌓아온 22년의 시간을 바탕으로 펼쳐질 무한한 앞날, 심은경의 행보를 응원하게 되는 이유다.
김연주 기자 yeonju.kim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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