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너무 일찍 발톱 드러낸 정청래, 2년 전 이재명의 길 데자뷰?

은현탁 기자 2025. 11. 2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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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아프리카·중동 4개국 순방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를 추진하면서 '정청래 룰'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 대표의 당 대표 연임을 염두에 둔 맞춤형 당헌·당규 개정이라는 얘기인데요. 그것도 이재명 대통령 해외 순방 중 일을 저질러 친명(친 이재명)계의 오해를 사고 있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대권가도를 달리고 있는 정 대표와 '1인 1표제'가 어떤 함수 관계가 있는지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1인 1표제 논란, 이 대통령 성과 묻혀

민주당의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결 비중은 현재 20대 1 이하입니다. 앞으로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등한 1인 1표를 행사하도록 한다는 건데요. 표의 등가성 원칙에는 맞지만 수십 년 간 유지해 온 대의원제 폐지나 다를 바 없습니다. 이 개정안은 지난 24일 당무위원회를 통과했고 다음 달 5일 당 중앙위원회 의결 절차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1인 1표제의 가장 큰 수혜자는 정청래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는 지난 8월 전당대회 결과, 대의원 투표에서 46.91%를 얻어 박찬대 의원에게 졌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66.48%를 얻어 최종 승리한 바 있습니다. 내년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헌·당규를 개정하면 정 대표에게 더더욱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 대표를 연임하게 되면 2028년 4월 예정된 23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게 되고, 그다음엔 차기 대권까지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과거 이재명 대표가 '대의원-권리당원 비중을 1대 1로 맞춰야 한다'고 말한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재명 대표 시절 최고위원으로서 호흡을 맞추며 당원주권 정당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적었습니다. 정 대표가 이 대통령을 거론하며 1인 1표제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친명계 일각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취지는 좋으나 의견 수렴 방식, 절차적 정당성, 타이밍 면에서 '이렇게 해야만 하나'라는 당원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들려온다"며 정 대표를 직격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사태가 이 대통령이 남아공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동과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시점에 발생한 것도 공교롭습니다. 결과적으로 정 대표가 1인 1표제를 밀어붙이면서 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성과가 묻혀 버렸습니다. APEC 정상회의 당시에도 당 지도부가 무리하게 '재판중지법'을 추진해 외교 성과를 가렸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입한 이언주 의원은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수십 년 동안 운영해 온 중요한 제도를 단 며칠 만에 밀어붙이기 식으로 폐지하는 게 맞느냐"면서 "더구나 왜 대통령 순방 중에 이렇게 이의가 많은 안건을 밀어붙이느냐"고 했습니다. 이러니 정 대표가 대통령 외교를 뒷받침하기보다 '자기 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 대표가 이 대통령이 걸었던 길을 그대로 걷고 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인 2023년 7월 당헌·당규를 개정해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비중을 60대 1에서 20대 1로 개정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24년 봄 22대 총선 과정에서 비명(비 이재명)계를 몰아내고 일극체제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당헌·당규 개정은 2년 전을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1인 1표제 시행-정청래 당 대표 연임-비청(비 정청래)계 총선 공천 배제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종국에는 '정청래의 민주당'을 완성하면서 차기 대권에 도전하는 시나리오라는 겁니다.

민주당 당헌·당규 개정안은 당 일각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만 최종 의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내 분위기는 1인 1표제에 반대하기보다 민주당 약세지역에 대한 보완책을 만들자는 입장입니다. 권리당원의 3분의 1이 호남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1인 1표제가 되면 호남 의견이 과다 반영되고, 대구·경북이나 충청, 강원지역의 의견은 뒷전으로 밀려날 소지가 있습니다.

◇주진우, "이재명 대통령 약 올리기"

이번 사태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정청래 대표의 재선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에는 선을 긋고 있습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1인 1표제 논란을 이 대통령에서 정 대표로 당내 권력이 넘어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당의 헤게모니가 이재명 체제에서 정청래 체제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고, 그것을 정청래 대표가 눈치 보지 않고 막 해버리니까 굉장히 불편할 것 같고요. 정 대표가 얘기한 이 대통령 때도 이렇게 하지 않았느냐? 사실상 약 올리기 아닙니까? 당시에 너도 그렇게 했으니까 나는 그렇게 하면 안 돼? 이것인데요."(25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TV 캡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아마 스스로 당 대표에 재선해서 당을 완전히 장악하고 민주당을 정청래당으로 만들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뭐 그 시도가 성공할지 말지는 저희들 관심밖에 있습니다. 다만 '친명횡재 비명횡사당'을 '친청횡재 비청횡사당'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의미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24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신지호 국민의힘 전 의원-"이미 조정했죠. 60대 1에서 20대 1로 조정한 거를 이번에 1대 1로 하겠다는 건데 이거의 본질은 파워게임이다. 친명계 한 의원이 한 언론에 이렇게 얘기했더라고요. 정청래 대표가 너무 일찍 발톱을 드러냈다. 이거의 본질은 차기 당권을 둘러싼 파워게임이라고 봐야죠."(26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

■윤종군 민주당 의원-"역대 민주당 전당대회나 대통령 경선을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권리당원들의 표심이 크게 다르지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런 논란이 정청래 대표에 대한 어떤 반대라든가 정청래 대표가 재임을 위해 미리 계획해서 하는 거다 뭐 이런 얘기들이 있는데 저는 전혀 그런 논란에 동의하지 않아요." (25일 KBS1라디오 전격시사)

■문진석 민주당 의원-"그게 어떤 제도를 바꾸는 데 유불리 당연히 있겠죠. 어떤 유불리가 있겠지만 지나치게 정청래 재선을 위한 이런 전략이다, 이렇게 보시는 것은 너무 편협된 시각이고 또 너무 정치적 계산이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지 않습니까?"(25일 YTN라디오 김준우의 뉴스정면승부)

■서용주 민주당 전 상근 부대변인-"그러니까 참 이게 우연의 일치라고 해야 되는데 우연이 반복되면 이게 의도가 보일 수 있다는 오해가 생기잖아요. 왜 꼭 밖에 나가기만 하면 이슈를 꺼내고 들어와서 흔들어요. 근데 1인 1표제 뿐만 아니라 대의원제 축소 그리고 본인의 어떤 연임에 대한 오해들. 지금 이재명 대통령 G20 순방을 가리고 있는 건 맞잖아요."(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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