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친애하는 X’로 연기 차력쇼 “소시오패스 백아진, 응원받지 않았으면”[EN:인터뷰①]


[뉴스엔 이하나 기자]
배우 김유정이 파격적인 도전이 돋보였던 ‘친애하는 X’ 준비 과정에서 느낀 고민들을 털어놨다.
김유정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티빙 오리지널 ‘친애하는 X(극본 최자원·반지운, 연출 이응복·박소현)’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친애하는 X’는 지옥에서 벗어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가면을 쓴 여자 백아진(김유정 분), 그리고 그녀에게 잔혹하게 짓밟힌 X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 아름다운 얼굴 뒤에 잔혹한 본색을 숨긴 대한민국 톱배우 백아진의 파멸, 그를 지키고자 지옥을 선택한 윤준서(김영대 분)의 사랑을 담아낸 파멸 멜로 서스펜스다.
김유정이 연기한 백아진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욕망과 냉철한 통제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조종하는 치밀함을 지닌 인물로, 순수한 외모 이면에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처절하게 발버둥 치는 인물이다.
김유정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작품의 몰입도를 높였고, “매회가 레전드”, “인생 캐릭터” 등 시청자들의 호평도 쏟아졌다. 김유정은 “티저 공개 때부터 생각보다 많은 분이 봐주셔서 반응도 좋았다. 우리끼리는 본편이 공개됐을 때도 반응이 똑같이 왔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었다”라며 “공개 후 주변에서는 다 무섭다고 하더라. 장난으로 피하는 척하는 분들도 있었고, 가족이나 친구들도 잘 보고 있다고 얘기를 해줘서 뿌듯했다”라고 만족했다.
원작 웹툰이 사랑을 받았던 만큼, 김유정의 부담도 컸다. 김유정은 “백아진이 원작에서도 존재감이 강렬했고, 드라마 대본에서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사실은 걱정을 많이 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하고, 악을 가진 캐릭터가 주인공이 됐을 때 과연 시청자 분들께서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대해 걱정했다. 아슬아슬한 선을 잘 표현하기 위해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초반에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 나도 연기하면서 카타르시스와 스트레스를 동시에 느끼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웹툰 원작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김유정은 “원작 팬분들이 백아진처럼 보인다고 했을 때 제일 안심했다. 아진이 말고도 다른 배우들이나 감독님의 연출에 대해서도 후기들이 올라올 때 기분 좋았다”라며 “감독님과 이야기했을 때 이 작품이 단순히 자극적이고, 인물이 극한으로 치닫는 것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게 되는 장면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내가 느끼기에 친구들이나 가족들도 아진이의 감정에 궁금증이 생기게 만든 것 같다”라고 답했다.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성향의 캐릭터라 작품이 끌렸다는 김유정은 “아진 외에도 주변 인물도 극적인 상황이다.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최대치의 감정이 대본에 표현돼 있는데 그 부분이 흥미로웠다.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김유정은 작품과 캐릭터에 남다른 공을 들였음에도 백아진이 대중에게 응원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김유정은 “내가 맡은 인물이지만 ‘내가 이 아이를 응원할 수 있는가?’, ‘이 아이한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스스로도 상반된 질문을 계속해서 하게 된 작품이었던 것 같다. 작품의 전체적인 틀을 봤을 때는 앞으로 우리가 같이 살아가면서 어떻게 서로에게 감정을 더 잘 공유하고 교감하고, 다정하게 살아가야 하나 등 질문을 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진을 도덕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작품 전체를 보고 해답을 찾았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김유정은 소시오패스 캐릭터 관련 레퍼런스를 찾기보다는 최대한 원작에 집중해 백아진을 연기했다. 그는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그 지점을 고민했다. 백아진을 연기하기 전에 모델처럼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했을 때 그런 인물이 없었다. 원작에서 표현된 백아진이 가장 잘 표현돼 있었기 때문에 촬영 전에 원작을 처음부터 끝까지 봤다. 그러고 나서 대본 안에 표현된 인물의 성격이나 행동들을 통해서 유추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과 같이 의견을 내면서 다양하게 하려고 시도했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실제로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분들이 자주 쓰는 말이라든지, 언어적 표현을 자문을 구해서 리스트를 만들어 보내주신 적 있다. 대표적으로 가스라이팅 할 때 쓰는 말들이라든지, 상대를 조종하려고 하는 신이었다. 처음에 두 줄 읽고 읽으면 안 되겠다 싶었다. 나도 아진이한테 현혹당한 느낌이었다”라며 “촬영하면서 ‘이 상황에 다른 표현으로 할 수 있을까?’하면서 사전처럼 찾아본 것 같다. 그걸 통해서 아진이라는 인물을 다채롭게 표현하고 만들어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유정은 백아진에게는 ‘행복’이라는 단어의 개념조차 없었을 것이라고 정의했다. 가장 돌이킬 수 없는 지점으로 이끈 백아진의 행동은 무엇이라 생각하냐는 질문에도 김유정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 같다. 나도 대본을 보고 굉장히 충격받았다”라며 “할머니와의 감정도 그렇고, 멈출 수 있는 지점들은 분명히 존재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 멈추지 못했던 첫 순간이 결국에는 끝까지 가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감정의 편차가 크고, 극적인 장면들이 많았던 만큼 연기하는 김유정조차도 순간적으로 기억을 잃을 때도 많았다. 김유정은 “내가 마치 단기 기억을 상실한 것처럼 어떤 장면은 기억이 아예 안 났다. 내가 생각해도 상황이나 감정 자체가 굉장히 충격적인 게 많았다. 사람이 너무 충격을 받으면 순간적으로 기억을 잊는다고 하지 않나. 그런 경험을 이 작품을 찍으면서 많이 했다”라며 “허인강(황인엽 분)과 헤어지는 장면을 모니터하면서도 ‘내가 저렇게까지 못되게 했었나’ 싶을 정도로 깜작 놀랐던 순간들이 많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김유정은 시청자들에게 배우 김유정이 아닌 오롯이 백아진이라는 인물로 보이기를 바랐다. 김유정은 “밝고 통통 튀는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상반된 이미지를 가진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걱정이 됐다. 물론 연기를 당연히 열심히 잘해야겠지만, 이미지를 봤을 때 한 번에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었다”라며 “그리고 무조건적인 아진에 대한 지지는 없었으면 좋겟다고 생각했다. 마냥 미워할 수도, 응원할 수도 없는 미묘한 경계를 보여주고 싶었다. 감독님도 그런 연출을 하시려고 했다. 걱정한 부분이 그래도 자연스럽 작품에 잘 묻어난 것 같아서 그 부분이 참 좋다”라고 만족했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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