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인근서 군인 2명 피격…트럼프, 주방위군 확대 명분 삼나

정유진 기자 2025. 11. 2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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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한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군복을 입은 신원 미상의 인물이 들것에 누운 채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프간 출신 20대 남성 붙잡혀
트럼프 “바이든 전 정권 때 입국해”
당시 들어온 아프간인 재조사 방침
워싱턴 주방위군 500명 추가 파견
법원 철수 명령에 ‘긴급 중지’ 요청
군인 단체 “더 많은 위험 빠트려”

미국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26일 오후 2시15분쯤(현지시간) 백악관 인근에서 총격이 벌어져 주방위군 2명이 중태에 빠졌다. 용의자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조 바이든 정권 때 미국에 입국한 모든 아프간인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주방위군 배치를 둘러싼 법적 논란이 거센 가운데 벌어진 이번 사태를 빌미로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주방위군 배치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 백악관 인근 총격 발생 지점

사건은 백악관에서 두 블록 떨어진 패러것 웨스트 지하철역 인근에서 발생했다. 제프리 캐럴 워싱턴 경찰청 부청장은 “주방위군이 순찰하던 중 매복해 있던 용의자가 모퉁이를 돌아 나와 이들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며 “몇차례의 총격이 오고 간 끝에 용의자를 제압해 구금했다”고 밝혔다.

부상을 당한 주방위군 2명은 각각 헬리콥터와 구급차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으나 한때 사망설이 돌았을 만큼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AP통신은 이들 중 1명은 머리에 총을 맞았다고 전했다. 용의자 역시 체포 과정에서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건의 여파로 주변 도로와 건물이 일시 봉쇄됐고, 로널드 레이건 공항은 비행기 이착륙이 일시 중단됐다.

국토안보부는 체포된 용의자가 아프가니스탄 출신 남성인 라마눌라 라칸왈(29)이라고 밝혔다. NBC 뉴스는 라칸왈이 아프간군에서 10년간 복무하며 미 특수부대와 함께 작전에 참여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탈레반의 정권 장악 이후 미군에 협력한 군 출신과 가족 등 아프가니스탄인의 미국행을 허용한 바 있다.

용의자가 현재 수사 협조를 거부하고 있어 아직 범행 동기는 파악되지 않았다. 수사당국은 용의자의 단독 범행으로 현재까지 추정하고 있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 머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총격은 극악무도한 범죄이자 테러 행위이며 우리 국민 전체에 대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토안보부는 구금된 용의자가 지옥구덩이인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에 온 외국인이 확실하다고 보고했다”며 “이 범죄자는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비행기로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우리는 바이든 정권하에서 미국으로 들어온 모든 아프간인을 재조사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도 글을 올려 “주방위군에게 총을 발사한 금수 같은 범죄자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지만, 그와 관계없이 매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방위군 투입을 둘러싸고 법적 정당성 논란이 거센 가운데 발생했다. 연방지방법원은 지난 20일 워싱턴 시내 주방위군 배치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다음달 11일까지 유예기간을 준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워싱턴에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2000명 이상의 주방위군을 배치했다. 이 중 절반은 웨스트버지니아·미시시피 등 공화당 성향의 다른 주에서 파병한 방위군이다. 이날 총격을 당한 2명의 주방위군도 웨스트버지니아 소속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주방위군 투입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워싱턴과 다른 도시로 투입을 확대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연방항소법원에 연방지방법원의 철수 명령에 대한 긴급 중지를 요청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워싱턴에 500명의 주방위군을 추가로 파견한다고 밝혔다.

반면 재향군인단체인 ‘커먼디펜스’는 성명을 내고 “이 비극은 정치적 목적으로 군대가 국내에 배치될 때 발생하는 심각한 위험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이는 더 많은 군인을 위험에 빠뜨릴 뿐”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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