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6년 만에 '싹둑'··· 산양 떼죽음 내몬 ASF 울타리 첫 철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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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강원 인제군 북면 설악산국립공원 미시령 구간.
정인철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국장은 "이번 철거는 응급 조치로서 의미가 있지만 우선 철거 구간이 전체 울타리 3,000㎞ 중 136㎞밖에 되지 않고 이마저도 올겨울 다 철거되는 것도 아니어서 아쉬움이 크다"며 "산양 주요 서식지를 중심으로 이동이 막히지 않도록 철거 로드맵이 철저하게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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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 지속적 모니터링 위해 민관협력체계 구축 필요성 제기

지난 24일 강원 인제군 북면 설악산국립공원 미시령 구간. 작업자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 울타리 능형망을 절단기로 잘라내기 시작했다. 울타리가 설치된 지 6년 만에 첫 철거 작업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잘린 능형망은 둘둘 말아 보관한 뒤, 야생동물 출입을 막는 데 필요로 하는 농가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재활용될 예정이다.
이날 제거 대상 지역은 미시령~한계령 일부, 총 3.9㎞ 구간. 내년 초 본격적인 철거에 앞서 올겨울 폭설에 대비해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산양 등 야생동물의 이동을 돕기 위해 지주대는 남겨 두고 능형망부터 잘라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울타리가 1,000마리가 넘는 산양의 떼죽음과 백두대간 생태축 단절을 초래했다는 지적에 따라 이달 초 '야생멧돼지 ASF 차단 광역울타리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광역울타리 관리는 크게 철거와 존치로 구분하고, 철거는 △1단계 우선 철거(2026년, 136.6㎞), △2단계 철거 확대(2027년, 235.7㎞), △3단계 중장기 철거 검토(636.5㎞)로 구분했다. 이날 제거 지역은 1단계 우선 철거 구간에 속해 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041035000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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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는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기후에너지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국립생태원, 국립공원공단 등 관계자들이 총출동해 첫 철거 과정을 지켜봤다. 이 의원은 절단기로 직접 능형망을 끊어내며 이날 첫 철거에 의미를 더했다. 이 의원은 "이제 ASF 차단 울타리에만 의존하지 말고 양돈농가 집적화 등을 통해 방역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을 오래 기다려 온 지역 주민들도 현장에 참여했다. 폭설이 올 때마다 마음 졸이며 산양을 찾아 나선 박그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공동대표는 "철거 소식을 듣고 이제야 숨을 돌릴 수 있겠다"며 벅찬 표정을 지었다. 박 공동대표는 "동물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설치한 결과 산양 집단 대학살이 벌어졌다"며 "산양이 무엇을 원하는지부터 살펴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제 지역에서 산양 모니터링과 먹이 주기 활동을 해온 김호진 인제천리길 대표와 황호섭 한국DMZ평화생명동산 사무국장, 산양 관련 연구를 해온 박영철 강원대 산림과학대 교수도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단순히 철거가 끝이 아니다"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이해 민관협력체계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산양이 대량 폐사한 강원 양구군과 화천군의 경우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지역에서의 구조와 모니터링이 필요해 군부대와의 협력도 절실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기후부는 울타리 철거 후 ASF 확산 가능성 방지를 위해 초동 차단방역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철거 구간과 신규 추가 개방 구간 내 야생동물의 이동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정인철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국장은 "이번 철거는 응급 조치로서 의미가 있지만 우선 철거 구간이 전체 울타리 3,000㎞ 중 136㎞밖에 되지 않고 이마저도 올겨울 다 철거되는 것도 아니어서 아쉬움이 크다"며 "산양 주요 서식지를 중심으로 이동이 막히지 않도록 철거 로드맵이 철저하게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철거 로드맵은 광역 울타리에만 국한돼 있고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1, 2차 울타리(1,035㎞)는 제외돼 있다"며 "이에 대한 연구와 전략 수립도 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제=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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