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보건환경연구원 “소래습지, 수도권 핵심 탄소흡수원 잠재력 입증”

인천 남동구 소래습지가 도심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소래습지생태공원의 국가도시공원 지정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소래습지생태공원 주요 식생을 대상으로 도시형 탄소흡수원 가치를 평가하는 연구를 진행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는 생장기인 5월에서 고사기에 이르는 10월까지 갈대와 퉁퉁마디, 해홍나물 등 주요 식생의 이산화탄소 고정량을 측정해 도시 습지가 보유한 탄소흡수·저장 기능을 실측하는 방식으로 수행됐다.
조사 결과, 갈대는 가장 넓은 군락 면적을 바탕으로 연간 약 174t의 이산화탄소를 고정해 주요 습지 식물 가운데 가장 높은 흡수 능력을 보였다.
퉁퉁마디와 해홍나물 흡수량은 각각 3.3t과 3.7t으로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안정적 생태 기능을 유지하며 도시 탄소 순환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갈대 군락의 이산화탄소 고정량은 국내외 연구에서 제시된 동일 면적 기준 수치를 웃도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수도권 탄소흡수원으로서 습지 식물 잠재력은 물론 전국 갯벌의 29.3%를 보유한 인천의 블루카본 정책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나아가 소래습지를 수도권의 기후 완충 공간으로 인식하고 관리·보전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자연 해안선과 하천 하구가 공존하는 소래습지생태공원은 2009년 조성 이후 사행성 갯골과 넓은 염습지를 기반으로 도심 속에서도 안정적 탄소 저장 능력과 생태 복원력을 유지해왔다.
곽완순 시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소래습지는 변화하는 기후 속에서도 스스로 생태계를 재편해온 도시의 핵심 생태 자산"이라며 "이번 연구는 습지 식생의 탄소흡수 기능을 정량적으로 규명한 성과로, 내년 추진되는 소래습지생태공원의 국가도시공원 지정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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