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 폐지' 민주당에 21년차 판사 "사법권 독립 침해 위헌 우려"
사법행정 정상화 TF, "사법 행정의 민주적 의사 결정 구조 확립" 비법관 위주 사법행정위 설치 예고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비법관이 다수를 차지하는 사법행정위원회를 신설하는 사법개혁안을 내놓자 법원행정처 소속 판사가 재판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성이 있으며 국민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사법불신 극복과 사법행정 정상화 TF' 단장을 맡고 있는 전현희 의원은 지난 25일 입법공청회에서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위원회를 설치하겠다”며 “그동안 제왕적인 사법 권력을 독점해 온 대법원장의 권한을 분산하고 사법 행정의 민주적인 의사 결정 구조를 확립하겠다”라고 밝혔다. 법원행정처를 대신하도록 하겠다는 사법행정위원회는 법원의 인사, 징계, 예산, 회계 등 사법행정 사무처리 사안을 심의 의결하는 기구다. 사법 행정위원회는 장관급인 위원장 한 명, 상임위원 두 명을 포함해 모두 13인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장의 경우 사법부의 외부위원 중에 추천을 받아서 대법원장이 임명하는 1안과 대법원장이 위원장을 맞는 2안을 두고 논의중이다.
전 의원은 이외에도 △대법관의 전관 예우를 뿌리 뽑기 위해 퇴직 대법관의 대법원 처리의 사건 수임을 일정 기간 제한하는 법안 추진 △법관 징계의 구체화와 실질화를 위해 정직 처분 기간 상향 조정 검토 △대법원장의 입김이 강하게 적용 될 수 있는 법원 윤리 감사관 제도 전면 개편 △판사회의 실질화 등을 예고했다.
가장 큰 쟁점은 법원행정처 폐지 후 만들겠다는 사법행정위 위원 구성 문제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13명의 위원을 두고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법관 1명 △헌법재판소장이 추천하는 인사 1명 △전국법원장회의 추천 법관 1명 △전국법관대표회의 추천 법관 2명 △법무부 장관 추천 인사 1명 △대한변호사협회장 추천 변호사 1명(비법관 출신, 공무원 퇴직 2년 이상의 자격 요건) △각 지방변호사회장 과반수 추천 변호사 2명 △한국 법학교수회장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의 이사장 추천 법학교수 각각 1명씩 2명 △법원 공무원노조가 추천하는 비공무원 비변호사 1명 △인권 및 사회적 약자 분야에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비공무원 비변호사 1명 등이다. 법관이 적게는 4명에서 최대 6명이어서 과반이 되지 않게 구성해두었다.
이를 두고 입법공청회에 참석한 21년차 판사 이지영 법원행정처 사법지원 총괄심의관은 2017년 사법행정권 남용사태(사법농단) 이후 관료적인 문화와 폐쇄적인 사법행정 구조를 개선하고 사법부 내부로부터 재판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면서 △고등부장 승진 제도 폐지 △전보 인사 기준 투명 공개 △법원장 추천제 실행 △전국법관 대표회의 신설 및 상설화 △예규 등 개정을 통해 사법 행정과 재판 분리 등을 제시했다.
이지영 심의관은 “법원행정처나 대법원이 개별 재판부에 연락해 개입하는 것은 그 이후에는 절대 금기시됐다”라며 “사법행정권 남용 방지 취지 자체는 적극 공감하지만 (사법농단) 사태가 불거진지 8년이 지난 현재 그동안 사법부가 해온 노력과 변화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그 시절 우려로 인해 법원행정처를 폐지해야 된다는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 심의관은 비법관 위원이 다수로 구성된 사법행정위원회를 두고 “사법권 독립 침해로 인한 위헌 우려가 있다”며 “TF안은 절대 다수의 위원이 비법관으로 구성되어 법관을 배제하고 있는데, 이것은 결국 사법 행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을 넘어서 사법 행정 자체가 법관이 아닌 외부인에 의해 결정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심의관은 사법행정위원회가 법관 인사권한을 행사하도록 한 것과 관련해 “우리나라에서 법관의 인사는 재판 독립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사법 행정의 본질적 요소”라며 “비법관 위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위원회가 인사를 통해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외부의 시도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어렵고, 고도의 기밀성이 요구되는 법관 인사 자료의 유출 위험이 커진다”라고 우려했다. 이 심의관은 “이러한 피해는 결국 공정하고 독립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못함으로써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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