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가라오케-일본 유흥문화의 한국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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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색(倭色) 문화'란 일본 대중문화나 생활양식 등을 비하하는 멸칭이다.
비정치적인 스포츠-영화-유흥 문화를 장려-묵인함으로써 정치적 비판의식을 무디게 하려던, 일종의 우민화 정책이었지만, 그 덕에 술집과 나이트클럽 등의 영업 활동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졌고, 그 틈새로 80년대 중반 왜색 문화의 상징 중 하나였던 가라오케-노래방 문화가 부산의 유흥가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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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색(倭色) 문화’란 일본 대중문화나 생활양식 등을 비하하는 멸칭이다. 왜(倭)라는 한자어 자체가 고대 중국 왕조들이 일본과 일본인을 가리킬 때 쓰던 명칭으로, 왜소하고 비굴하다는 뉘앙스를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를 겪은 한국은 해방 후 국가-민족 문화정책의 일환으로 일본풍 문화를 배격하며 저 용어를, 60년대 한일국교정상화 이후에도 정치 공론장에서 또 언론에서 일상적으로 썼다.
정통성이 허약했던 정치권력이 반일감정에 편승해 우월적 민족주의 정서를 정치적 방편으로 활용한 면이 있었다. 경제적인 이유, 즉 취약한 국내 문화산업을 보호하려는 의도도 있었다지만 미국 등 서구 대중문화와의 형평성 면에서 보자면 썩 설득력은 없다.
일본 영화와 애니메이션, 만화, 대중가요 등은 1998년 김대중 정부의 일본 대중문화 단계 개방조치가 시행되기 전까지 규제-단속 대상이어서 불법 복제물 등 형태로 극히 제한적으로 유입됐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웃집 토토로(1988)’나 ‘마녀 배달부 키키(1989)’ 등이 정식 수입된 것은 2000년대 이후였고, 1951년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1950)’ 역시 영화학도나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한국영상자료원이나 소규모 시네마테크에서 특별 기획전 형태로 제한 상영됐을 뿐 2000년대 들어서야 정식 개봉됐고, DVD도 2004년 출시됐다. 대다수 한국인에게 왜색 문화는 음란하고 퇴폐적이고 병든 문화의 동의어였다.
80년대 전두환 정권(제5공화국)의 ‘3S(Screen, Sports, Sex) 정책’이 대중문화 통제의 고삐를 늦췄다. 비정치적인 스포츠-영화-유흥 문화를 장려-묵인함으로써 정치적 비판의식을 무디게 하려던, 일종의 우민화 정책이었지만, 그 덕에 술집과 나이트클럽 등의 영업 활동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졌고, 그 틈새로 80년대 중반 왜색 문화의 상징 중 하나였던 가라오케-노래방 문화가 부산의 유흥가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계속)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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