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사업총괄' 없앴다… 롯데, 수장 20명 물갈이

유엄식 기자, 하수민 기자 2025. 11. 27.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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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중심 책임경영 체제
'3세 경영' 신유열 역할 확대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19일 서울 송파고 잠실동 롯데호텔월드에서 진행된 롯데, '2024 하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머니S


롯데그룹이 20개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를 대거 교체했다. 2017년 시작한 사업군(비즈니스유닛·HQ) 체제도 없애면서 계열사 독자경영 구조로 탈바꿈했다. 이 과정에서 각 사업군을 이끌던 4명의 부회장단도 모두 일선에서 물러났다.

비상경영 상황에서 쇄신을 거듭 강조한 신동빈 회장의 결단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26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그룹의 미래사업 발굴과 사업구조 개편역할을 맡는 롯데지주는 고정욱 사장과 노준형 사장이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두 대표는 재무와 경영관리, 전략과 기획 두 파트로 나눠 조직을 운영한다.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엔 롯데지주 재무2팀장 최영준 전무가,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엔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인 황민재 부사장이 각각 내정됐다.

롯데는 지난 9년간 유지한 사업총괄 체제를 폐지한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는 대표와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을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화학군은 HQ를 폐지하는 대신 전략적 필요에 따라 PSO(Portfolio Strategy Office)로 조직을 변경해 사업군 통합형태의 거버넌스를 운영키로 했다. 화학 PSO는 계열사의 장단기 전략과 사업 구조조정 등 시너지 창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신 회장의 장남인 '3세 경영자' 신유열 부사장은 올해 사장으로 승진하지 않았지만 그룹 내 역할이 대폭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를 맡아 그룹의 주요 신사업 중 하나인 바이오사업을 공동 지휘하면서 롯데지주에 신설된 전략컨트롤 조직에서도 중책을 맡아 그룹 전반의 비즈니스 혁신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주도하게 됐다.

롯데는 특히 이번 인사에서 전체 CEO의 3분의1을 물갈이했다. 우선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 4명의 부회장단 전원이 용퇴를 결정했다.

이 가운데 2명의 사장 승진자가 나왔다. 박두환 롯데지주 HQ혁신실장은 국내 최초 직무기반 인사제도 도입, 생산성 고도화 등을 추진한 점을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1992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해 롯데카드 기획부문장, 영업마케팅본부장 등을 거쳐 2022년부터 롯데지주 HR혁신실장을 역임해왔다.

롯데리아 등 식품 프랜차이즈 운용사인 롯데GRS를 이끌던 차우철 대표도 사장으로 승진해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992년 롯데제과로 입사 후 롯데정책본부 개선실, 롯데지주 경영개선1팀장 등을 역임하고 2021년부터 롯데GRS 대표를 맡아왔다. 앞으로는 롯데마트와 슈퍼의 통합 조직관리, e그로서리 사업 안정화, 동남아 중심 글로벌 사업확장을 추진하게 됐다.

롯데백화점과 롯데e커머스 등 유통 주요 계열사 CEO도 새로운 인물로 교체됐다.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엔 정현석 아울렛사업본부장(전무)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내정됐다. 그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유니클로 국내 사업을 운영하는 FRL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아 적자였던 회사를 흑자전환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그는 1975년생으로 롯데백화점 역대 최연소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롯데웰푸드 대표엔 서정호 롯데웰푸드 혁신추진단장 부사장이 임명됐다. 올해 7월 롯데웰푸드 혁신추진단장으로 부임해 경영진단과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동시에 이끌어왔다.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과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발굴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롯데건설 대표엔 오일근 부사장이 승진해 내정됐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약해진 롯데건설의 재무건전성을 조속히 회복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롯데e커머스 신임 대표는 e커머스사업부 구조조정과 턴어라운드 전략수립을 추진했던 추대식 전무가 승진해 보임됐다.

롯데는 이번 인사를 통해 60대 이상 임원의 절반이 퇴임하는 등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며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신임임원 규모는 81명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고 발탁 승진자 수도 대폭 늘어났다. 아울러 여성 임원 4명이 승진했고 전체 임원 중 10%인 8명의 신임임원이 탄생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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