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만에 깨질까… 유엔 ‘유리 천장’ 두드리는 여성 리더

80년 유엔 역사에서 첫 여성 수장(首長)이 나올 수 있을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인 시에라리온의 마이클 임란 카누 유엔 대사와 아날레나 배어복 유엔총회 의장은 25일(현지 시각)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거전 시작을 알리는 공동 서한에서 “그동안 여성이 사무총장을 맡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여성 후보 지명을 적극 고려해 달라”고 했다. 1945년 창설돼 193개 회원국을 두고 있는 유엔에서 ‘유리 천장’이 깨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선출되는 제10대 사무총장은 내년 12월 임기가 종료되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현 사무총장 뒤를 이어 2027년 1월부터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세 명이 유엔 사무총장직 도전을 선언했으며 이 중 여성은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2006~2010년, 2014~2018년), 레베카 그린스펀 전 코스타리카 부통령(1994~1998년) 등 두 명이다. 바첼레트는 소아과 의사 출신 정치인으로 칠레 최초 여성 대통령이었다. 대통령을 마친 뒤 2018~2022년에는 유엔 인권 최고대표를 맡는 등 유엔 관련 활동도 활발히 했다. 그린스펀은 현재 개발도상국의 투자 및 개발 문제 등을 다루는 유엔 무역개발회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후보는 사무총장 선출 과정에서 언제든지 추가될 수 있기 때문에 여성 후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남성 중에서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아르헨티나)이 출마를 저울질 중이라고 알려졌다.

유엔에서 여성이 사무총장을 맡아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후보 등록을 한 것은 반기문 전 사무총장 후임을 정하던 2016년이 처음이다. 그전까지는 사무총장을 사실상 비공개 방식으로 선출했기 때문에 여성 후보가 몇 명 있었는지 정확하지 않다. 2016년 선거를 앞두고 50개 가까운 회원국이 여성 사무총장 선출을 지지한다고 서명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여성 후보 7명(중도 사퇴 포함)이 출마했다. 막판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부위원장이 선거전에 뛰어들며 ‘동유럽·여성’ 출신 사무총장을 노렸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 독일 총리를 맡고 있던 앙겔라 메르켈도 후보군으로 불렸지만 끝까지 후보 등록은 하지 않았다.
유엔 회원국은 후보 한 명을 추천할 수 있고, 언제든지 후보자 철회도 가능하다. 추천을 받으면 안보리는 투명성을 위해 후보자 전원에게 비전 선언문, 이력서, 입후보와 관련된 자금의 규모와 출처를 받아 공개해야 한다. 이후 안보리 이사국 15국(상임이사국 5국 및 비상임이사국 10국)이 후보자에 대해 비공식 투표(Straw Polls)를 진행해서 한 명으로 압축한다. 안보리 통과를 위해서는 9국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상임이사국의 반대가 한 표라도 있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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