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나면 큰일인데…데이터센터, 전기차 의무화 예외 없다 ['절제'의 미학, '착한' 규제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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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효용과 수명을 다한 낡은 규제의 개선 방안을 고민해 보는 연중 기획 시간입니다.
오늘(26일)은 데이터센터 관련 규제입니다.
지금으로부터 딱 두 달 전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기억하실 겁니다.
정부 시스템이 통째로 멈추면서 국민들의 생활 전반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았죠.
데이터센터 특성상 화재 위험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현행 규정상 의무적으로 갖춰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전기차 충전 시설입니다.
산업계에선 데이터센터만큼은 예외를 적용해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오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기차에서 시작된 불이 삽시간에 아파트 5개 동으로 번집니다.
지난해 8월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아파트 480가구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김원기 / 서울 강서구 : 지하주자창에 전기차 충전소가 있잖아요. 주차할 땐 거기서 멀리 주차하고 있죠. 불안하죠.]
[계용면 / 서울 강서구 : 화재 사건 이런 게 너무 무서워요. 괜히 내가 차를 몰다가 그런 일 생길까 봐 (걱정되죠.)]
친환경자동차법에 따라 차량 50대 이상 주차가 가능한 주차장은 전체 주차대수 5% 이상을 전기차 전용으로 하고 충전기를 설치해야 합니다.
데이터센터 주차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문제는 방대한 정보를 보관하는 데 막대한 전력을 쓰는 데이터센터 특성상, 작은 화재도 엄청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겁니다.
때문에 데이터센터들은 법에 따라 전기차 시설을 마련하기도 하지만, 화재를 우려해 사실상 전기차 주차를 금지하거나, 아예 시설을 구축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황석진 / 동국대 국제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데이터센터는 무정전·무화재가 절대적인 원칙이에요. EV(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진압이라든가 재발화에 대한 부분이 상당히 (우려스럽죠.)]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7월 정부에 제출한 '신산업 규제 합리화 건의서'를 통해 데이터센터는 전기차 시설 의무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국회에선 지난 8월 관련 법 개정안이 발의돼 조만간 논의가 진행될 전망입니다.
[구자근 / 국민의힘 의원 : 2022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2025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에서 볼 수 있듯이 통신망이 잠시만 중단돼도 금융과 물류, 응급의료 등 방대한 분야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모를 화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조심스러워하는 입장입니다.
데이터센터 뿐만 아니라 병원과 학교 등에서도 같은 요구가 잇따르고 있어 예외 범위가 커질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필수 /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 데이터의 중요성을 봤을 때는 전기차 충전부터 주차에 대한 것들을 데이터센터에서 거리를 멀리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거든요.]
[박철완 / 서정대 스마트자동차과 교수 : ESS(에너지 저장장치), UPS(무정전 전원장치), 전기차 충전소·주차장까지 통째로 밖으로 다 빼야죠. 에너지 건물과 데이터 건물을 분리하(는 거죠.)]
전기차 시설 설치 의무는 현재 유예기간으로 내년 1월말부터는 지키지 않으면 제재를 받게 됩니다.
데이터센터 화재가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오는지 온 국민이 몸소 체험한 만큼 규제 적용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SBS Biz 오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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