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두 번 1300m 바닷길 열리면 흩어진 섬들 하나로 이어지다

김기준 기자 2025. 11. 2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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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초입에 만난 덕적면 소야도
소야도 간뎃섬의 모세의 기적 바다 갈라짐 모습. <옹진군 제공>
하루 두 번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곳. 덕적면 소야도는 바다가 갈라지는 비경을 볼 수 있는 섬이다. 소야도의 바닷길은 1천300m에 이르는데 이는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긴 것이다.

바닷길이 열릴 때면 여러 어패류가 서식하는 약 6만6천㎡(2만 평)의 돌밭에서 진귀한 풍경이 펼쳐진다. 갯바위와 자갈, 모래로 이어지는 해안생태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소야도 주민 대부분이 사는 큰말 동북쪽 방향으로 가다 보면 몇 개의 무인도가 펼쳐진다. 갓섬-간뎃섬-송곳녀-물푸레섬이란 이름을 가진 섬들이다.

바닷물이 빠질 때면 이 섬들은 하나의 섬으로 연결된다. 바닷물이 빠진 곳을 '목바다'라 부르는데 시작 지점에 소야도의 명물인 '호랑이바위'가 길을 안내한다.

호랑이 바위엔 호랑이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불임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들이 이 그림을 보면 아이를 갖는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목바닥을 걷다 보면 고동과 굴이 붙어 있는 갯바위를 지나고 모래길도 걸을 수 있다. 구릉처럼 쌓인 굴껍데기 무덤도 만난다. 

간뎃섬은 어촌계의 굴 양식장이었던 곳이다. 소야도 굴은 크지는 않으나 맛이 좋아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다. 

바다가 열리면 주민들은 자연산 미역과 고동을 잡으러 나선다. 간뎃섬에서 물푸레섬으로 가는 길엔 '송곳여'가 있는데 그 풍광이 아름답다. 송곳여는 송곳을 세워놓은 듯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이곳 또한 굴이 많이 붙어 있다.

옹진군 덕적면 소야도 전경.
소야도는 폭신하면서 곱고 하얀 모래해변이 널려 있다. 그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이 때부루해변이다. 푸른 소나무와 붉은 해당화가 울창한 이 곳은 고운 은빛모래사장이 800m 정도 펼쳐져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물이 빠지면 갯벌이 드러나는데 이 때 조개 캐기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때부루해변에서 산길로 15분 정도 오르면 '죽노골해변'이 반겨준다. 고운 모래가 기다리는 한적한 해변이라 명상을 하며 걷기에 그만이다.

죽노골에서 170m 정도 거리에 무인도 '뒷목'이 있다. 물때를 잘 맞추면 걸어서 다녀올 수 있는 섬이다. 이 섬은 '연애소설'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소야도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는 '장군바위'다. 조그마한 무인도에 장군처럼 서 있는 바위를 가리켜 부르는 말이다. 

왕재산(116m)은 인근 여러 섬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뷰 포인트다. 왕재골, 왕재산으로 불리는 곳이다. 소야반도에서 등산로인 큰재에서 오르면 왕재산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서는 강화, 영종, 자월, 승봉, 당진, 선갑, 문갑, 굴업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2018년 덕적소야교 건설은 덕적도와 소야도를 하나로 묶어 주었다. 소야도 주민들은 대부분 바다에서 삶을 길어 올리며 살아왔다.   

최근엔 방치됐던 소야분교가 '소야랑'이란 문화예술체험공간으로 꽃 피어나면서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하고 있다.

문경복 옹진군수는 "덕적도 자도를 직항하는 해누리호와 덕적도에서 오전 출항하는 대부고속훼리9호가 취항하면서 섬 주민들이 육지와 1일 생활권을 누릴 수 있게 됐다"며 "옹진군은 섬주민들을 위한 해상교통혁신과 정주여건 개선을 꾸준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폐교된 덕적면 소야도 분교를 문화예술체험공간으로 리모델링한 '소야랑' 개관식 장면. <옹진군 제공>
방치된 폐교가 아름다운 문화예술체험공간으로 다시 피어났다.

옹진군은 지난 4일 덕적면 소야도에 위치한 '소야랑'에서 개관식을 개최했다.

'소야랑'은 폐교된 구 소야도 분교를 활용해 조성된 생활문화 커뮤니티 공간이다. 총 부지면적 6천715㎡에 ▶1층 INFO동(관광 안내소, 마을박물관) ▶2층 WORK동(도예 체험장) ▶3층 EAT동(카페와 공유주방) 등 총 3개 동으로 조성됐다.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참여하고 체류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이다.

'소야랑'은 단순한 관광 인프라를 넘어 청소년의 건전한 여가활동, 가족 문화활동, 예술인의 창착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지역 콘텐츠와 정체성을 공유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문화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개관식 행사엔 문경복 옹진군수를 비롯해 군의원 및 지역 주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해 새로운 문화공간의 출범을 축하했다.

덕적 소량랑 개관식에서 축사를 하는 문경복 옹진군수. <옹진군 제공>
문경복 옹진군수는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함께해주신 지역 주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소야도 역사와 특성을 보존하고 문화 역량을 높여 관광객 유치와 주민 소득이 함께하는 관광 거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소야랑 조성은 지난 2021년 문체부 '문화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돼 모두 55억9천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추진해온 사업이다. 

김기준 기자 gjkim@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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