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야심작 ‘국가과학자 제도’...첫발 떼기도 전에 좌초 위기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2025. 11. 2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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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과학기술계 사기 진작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국가과학자 제도'가 첫 발을 떼기도 전에 암초를 만났다. '젊은 과학자' 지원 확대안에 대해 예산 당국이 난색을 표하면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최종 심사 단계에서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거나 대폭 축소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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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과학자 넘어 젊은 연구자 지원”
이대통령 지시에 정책 만들었지만
예산 당국 “대상 너무 많다” 난색
예결위서 ‘젊은 과학자’ 통삭감 기류
정부가 과학기술계 사기 진작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국가과학자 제도’가 첫 발을 떼기도 전에 암초를 만났다. ‘젊은 과학자’ 지원 확대안에 대해 예산 당국이 난색을 표하면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최종 심사 단계에서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거나 대폭 축소될 처지에 놓였다.

26일 과학기술계 핵심 관계자는 “예산 당국이 국가과학자, 특히 대통령 지시로 추가된 젊은 과학자 지원 예산 편성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며 “사업 자체가 첫 단추도 꿰기 전에 대폭 축소되고 일부 트랙은 아예 무산될 위기”라고 토로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7일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보고회를 열고 과학기술 인재 육성 방안의 핵심으로 ‘국가과학자 제도’ 도입을 공식화했다. 당초 계획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기술 혁신 업적을 보유한 산·학·연 리더급 과학자를 매년 20명씩 선발해, 2030년까지 총 100명을 선정하고 이공계의 새로운 롤모델로 세우는 것이었다. 10년 간 매년 1억원을 지원하는 파격 조치는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이후 이날 현장에서 “이미 성공한 사람뿐만 아니라 젊은 과학자들도 예산을 받으며 연구에 전념할 수 있게 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더해지며 제도가 대폭 확대됐다. 이에 따라 박사학위 취득 7년 이내의 초기 연구자 중 인공지능(AI) 등 국가 주력산업 경쟁력과 직결되거나 노벨상 등 메이저급 과학상 수상 잠재력이 높은 인재를 선발하는 ‘젊은 국가과학자’ 트랙이 새롭게 신설됐다.

이들을 연 200명에서 300명 규모로 선발해, 최소 5년에서 10년까지는 연구비 걱정 없이 꾸준히 지원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상반기 선발해 하반기 지원하려는데
심사비 깎이면 과학자 지원 ‘올스톱’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보고회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그러나 야심찬 구상은 예산 심의 최종 관문인 예결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와 과학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확대된 계획에 맞춰 리더급 과학자와 젊은 과학자들을 공정하게 선발하기 위한 평가비 등을 내년도 예산안에 책정했으나, 예산 당국은 지원 대상 급증에 따른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과기계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내부에서는 국가과학자 사업 전반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데, 특히 ‘젊은 과학자’ 트랙의 경우 단순 감액을 넘어 사업 시행 자체를 유보하려는 기류가 강하다”며 “미래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인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당장의 실효만 따지며 그냥 배를 갈라버리는 것과 같다”고 토로했다. 젊은 과학자 육성이라는 국정 과제가 정작 실무 단계에서는 재정 논리에 막혀 엇박자가 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시급한 것은 당장 내년에 사람을 뽑기 위한 ‘선정 및 기획 예산’이다. 정부는 약속한 인재 육성책을 속도감 있게 이행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중 제도 기획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즉시 지원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서는 내년 초부터 즉시 평가 팀을 꾸리고 선정 절차에 돌입해야 하는데, 예산 삭감 시 이 초기 비용조차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

현장에서는 ‘또 다시 희망 고문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 나온다. 과기계의 한 고위 인사는 “과학 예산은 항상 거창한 선언만 앞세우고 끝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꼬집으며 “정부가 직접 언급까지 한 사안인데도 내부에서 예산을 잡는 데 이렇게 소극적이라면, 결국 ‘과학 강국’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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