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주문에 4배 뛴 스테이블코인…"빗썸만의 문제 아냐"

김남석 2025. 11. 2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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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에서 스테이블코인 가격이 또 한번 이상 급등했다. 유동성 부족과 미흡한 안전장치로 10분여 만에 1500원에서 6000원까지 올랐다.

26일 빗썸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USDC 가격이 6120원까지 올랐다. USDC는 미국 달러 가격과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으로, 당시 가격은 1501원이었다.

빗썸은 단일 투자자가 시장가를 통해 대규모 매수 주문을 제출해 일시적인 가격 급등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10시 6분경 10억원 규모의 시장가 매수 주문이 들어왔고, 2분 후 3억2000만원의 추가 시장가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모니터링 결과 시세 조종 등 불공정 거래 행위와의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고, 단순히 투자자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도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USDT가 빗썸에서만 5700원까지 올랐다. 당시에도 주문 잔량보다 많은 시장가 매수주문이 일시에 몰리며 가격이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특정 코인의 이상급등이 빗썸뿐 아니라 모든 거래소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기준 업비트의 USDC 매도 잔량은 23만개 수준이고, 빗썸은 15만개, 코인원과 코빗은 각각 13만개, 1만3000개다. 빗썸과 동일하게 13억원의 시장가 매수주문이 들어왔다면, 나와있는 주문을 모두 흡수하고 이상 가격에 거래될 수 있는 셈이다.

국내 거래소 중 유동성이 가장 높은 업비트의 24시간 USDC 거래량이 10억원 수준이고, 빗썸은 22억원, 코빗은 2200만원에 불과하다.

이상 급등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되지 않았다. 빗썸은 지난 테더 급등 당시 다른 거래소 가격과 비교해 과도하게 높은 가격이 형성될 경우 청산 관련 시장가 주문을 제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해당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청산뿐 아닌 일반 주문에서도 가격이 4배 이상 오를 동안 주문 브레이킹이나 주문자에 대한 알림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빗썸뿐 아니라 업비트와 코인원 등 국내 주요 원화거래소 대부분이 정상적인 주문이 들어온다면, 이로 인해 가격이 2배 이상 뛰더라도 주문을 중단에 중지하거나 주문자에게 통보하는 시스템은 없는 상황이다.

해당 주문 뒤에 코인 가격이 기존 대비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간 뒤에야 '이상 급등' 등을 표기하는 것이 전부다.

코빗만 시장가 주문자가 원한다면 주문 시 특정 범위 이상은 체결하지 않는 '가격 보호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 등 주요 해외 거래소는 이 같은 시스템을 모든 주문에 강제로 적용한다.

전문가들은 가격 변동성이 크고, 거래소별 가격 차이를 활용한 차익거래 등 디지털자산 시장의 특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코인 평가 플랫폼 애피랩의 이재근 대표는 "국내 다른 거래소 가격을 참고하거나, 글로벌 시세를 반영해서 특정 거래소에서만 가격이 급격하게 변한다면 비정상적 거래를 의심해 잠시 거래를 멈추거나 알람을 주는 방식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상 호가'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도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100원인 코인이 150원까지 호가가 쌓여 있는 상황에서 중간을 건너 뛰고 1000원 주문을 내는 등 일정 범위를 넘어선 호가 제출 자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거래소 차원의 '비상실적 거래 방지' 시스템과 함께 시장 유동성을 늘리는 구조적인 제도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히려 변동성을 제한하는 것을 싫어하는 코인 투자자도 많다"며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를 동시에 제시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시장조성자 제도를 도입해 시장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확보하는 등 사전 관리 방안이 더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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