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AI 반도체 시장…삼성·SK 몸값 뛴다

조슬기 기자 2025. 11. 2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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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클라우드 7세대 TPU '아이언우드(Ironwood)' (사진 = 구글클라우드)]

엔비디아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구글이 자체 AI 칩으로 놀라운 성능을 구현하면서 글로벌 AI 칩 시장의 판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26일 국내외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제미나이 3.0'을 출시하며 한동안 오픈AI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온 생성형 AI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성능 면에서 엔비디아 칩을 사용한 경쟁사들을 압도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21일 AI 챗봇 평가사이트 'LM아레나'에서 멀티모달 처리 속도와 정확성에서 기존 AI 모델들을 뛰어넘는 성적을 내며 가장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 마크 베니오프는 최근 자신의 엑스(X)를 통해 "세상이 다시 변했다. 3년 동안 매일 챗GPT를 써왔고 제미나이 3는 단 2시간 사용한 게 전부지만, 이전 다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호평을 쏟아냈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구글이 오픈AI를 향해 반격에 나설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로 자체 개발에 성공한 AI 칩인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꼽고 있습니다.

TPU는 구글이 AI 모델 연구에 속도를 내던 상황에서 기존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만으로 추후 AI 서비스 보급에 대비할 수 없다는 위기감 속에 탄생한 AI 전용 칩입니다. 

처음부터 딥러닝 학습과 추론에서 반복되는 행렬 연산만을 위해 설계된 만큼, 그래픽 처리나 범용 연산을 위한 불필요한 회로가 제거돼 전력 효율성이 높은 게 특징입니다. 

가격은 엔비디아 AI용 GPU 대비 절반 수준으로 압도적인 비용 효율성을 자랑합니다. AI 훈련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빅테크 기업들마다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진 상황에서 구글은 나름의 대안을 찾은 셈입니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구글의 성공은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른 빅테크들의 자체 칩 개발에도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엔비디아의 독점이 깨지면서 오히려 AI 칩 전체 시장은 더 커지는 신호탄으로 작용하면서 메모리·파운드리 공급망의 다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구글 TPU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HBM(고대역폭메모리)이 탑재되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 외에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설 경우 HBM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국내 한 증권사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 1강 체제였던 글로벌 AI 칩 시장이 다변화될수록 오히려 전체 파이는 더 커지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 입장에서는 고객 다변화에 나설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구글 TPU를 설계·생산하는 브로드컴에 메모리 공급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TPU 생태계 확장의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평이 나옵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구글, 아마존, MS 같은 고객들의 자체 AI 칩 수요가 늘어나는 게 엔비디아에 편중된 HBM 판매망을 넓힐 수 있어 리스크 분산 측면에서 좋다는 분석입니다. 

아울러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습니다. GAA(Gate-All-Around) 공정 같은 차세대 기술에서 TSMC와 경쟁하는 구도 속에서 구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TSMC 말고 다른 선택지를 찾는다면 삼성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대만 TSMC가 독점 생산하는 구글 TPU의 차기 물량 일부를 삼성이 수주하는 세컨드 소싱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따라서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이 엔비디아 독주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변모할수록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몸값도 함께 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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