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 과장이 돈 빌려 안갚는다"···고흥 어민들 수십억대 피해 호소

박소영 2025. 11. 26.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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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군청 현직 고위 공직자가 '아들 사업 자금이 필요하다'며 지역 어민들로부터 거액을 빌린 채 갚지 않아 사실상 '주민들 돈을 갈취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억원대 피해를 받은 주민 B씨는 "과장이 '아들의 해외 사업으로 벌어 들인 돈 20억이 통장에 묶였다'며 잠시만 도와달라고 했다. 여러 해 알고 지낸 사이였고 바로 갚겠다는 말을 반복해 결국 빌려줬다"며 "처음 빌렸을 때는 몇주만 쓰고 바로 갚겠다고 기한을 명시했다. 이후 약속된 기한이 됐는데도 더 미뤄달라기에 믿음을 갖고 기다렸다. 연락이 점점 뜸해지면서 아예 연락도 받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 돈은 사업을 위해 꼭 필요했던 돈이라 해당 금액만큼 대출을 받았다. 피해가 2배가 된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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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과장 금전 차용 의혹
최소 10억 피해, 경찰 수사 착수
군청, 감사 진행·직위해제
경찰 “추가 피해 확인 중”
고흥군청 현직 수산과장이 김 등 수산양식업자인 어민들에게 최소 10억원대 금전을 빌린 의혹으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수산과장은 현재 경찰 수사 개시로 직위해제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는 전남 김 양식장의 모습. 전남도 제공

고흥군청 현직 고위 공직자가 '아들 사업 자금이 필요하다'며 지역 어민들로부터 거액을 빌린 채 갚지 않아 사실상 '주민들 돈을 갈취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특히 현재까지 밝혀진 거래액 규모는 10억원 이상으로 파악되는데다, 피해 어민들이 더 파악되면서, 전체 금액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수산·어업 관련 행정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발생한 의혹인 만큼 지역에서는 행정 신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6일 고흥경찰서 등에 따르면 최근 고흥군 수산과장 A씨를 상대로 금전 차용 과정에서의 사기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며 기초 수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대부분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김 등 수산양식업을 생업으로 이어온 주민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민들은 수산과장으로부터 1천만원에서 2억원 안팎의 금전을 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지역에서는 마을 이장들을 통해 "수개월 전부터 과장이 주변에 돈을 빌리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는 소문이 퍼졌다.

1억원대 피해를 받은 주민 B씨는 "과장이 '아들의 해외 사업으로 벌어 들인 돈 20억이 통장에 묶였다'며 잠시만 도와달라고 했다. 여러 해 알고 지낸 사이였고 바로 갚겠다는 말을 반복해 결국 빌려줬다"며 "처음 빌렸을 때는 몇주만 쓰고 바로 갚겠다고 기한을 명시했다. 이후 약속된 기한이 됐는데도 더 미뤄달라기에 믿음을 갖고 기다렸다. 연락이 점점 뜸해지면서 아예 연락도 받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 돈은 사업을 위해 꼭 필요했던 돈이라 해당 금액만큼 대출을 받았다. 피해가 2배가 된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A씨가 송금 받은 계좌도 본인 계좌보다는 아들 등 가족 계좌여서 더욱 의심을 샀다. 주민 C씨는 "아들 명의 계좌로 보내 달라"며 약 5천만원을 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C씨는 "가족 계좌로 송금을 요구하는 것이 이상해 본인 명의 계좌로 이체했다. 금전 차용 요구를 받은 사람들은 대다수 아들 명의 계좌로 돈을 보내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빌려주는 대신 차용증을 써달라고 요구했으나 차일피일 미루다가 여러 차례 연락 끝에야 받아냈다. 알음알음 아는 것으로만 해도 20여명에 가까운 주변지인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고흥군은 지난달 A씨가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금전 차용 의혹을 내부적으로 인지해 명퇴 절차 대신 감사에 착수했다.

정년을 약 2년 앞둔 시점에서 A씨가 명예퇴직을 신청한 것이 이례적이라고 판단한 군청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것이다. 감사 과정에서 공직자가 이해관계인으로부터 금전을 빌릴 경우 사전에 신고하도록 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됐고, 수산과장은 관련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명예퇴직 신청 과정에서 의심 정황이 포착돼 신청을 보류하고 감사를 시작했다"며 "11월 중순께 경찰로부터 수사 개시 통보가 접수되자 직위해제 조치를 했다. 수사 결과가 나오면 징계위원회 회부 등 규정에 따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군 내부에서 추가 제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약 10억원 수준이며, 주민 진술과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추가 피해가 드러날 가능성도 있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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