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변화 속도 보폭맞추기 과제 ‘AI=보조수단’ 마인드 벗어나야” “AI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 혁신 거버넌스 없으면 무용지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담의 무대는 서울 강남구의 과학전문도서책방 '책과 얽힘'.
이곳에서 AI와 컴퓨팅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이곳 책방지기다), 인공지능 분야를 전문적으로 취재해 온 유춘식 전 사단법인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과 마주 앉았다.
구도심을 고쳐 쓰는 도시형 생태계와 함께 최고AI책임자(CAIO)와 CTO(기술최고채김자)·CDO(데이터최고책임자) 등으로 정렬된 거버넌스가 지역에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비행 환경·낮은 인구밀도 장점
드론·퓨처 모빌리티·국방 AI 실증 유망
필수공공AI 실증작업 통제연구 유리
강원산불·홍수·산사태 위험 등 결합
기후예측·재난분야 테크 특화 가능
농작물 AI 최적화 ‘애그텍 전환’ 과제
AI 연계 돌봄·복지·안전 문제 논의 주도
지방정부 차원 삶의 질 개선 앞장서야
신가치 창출 vs 일자리 소멸 ‘AI 양면성’
인센티브 제공 등 구도심 활성화 제안
AX 특화산업 유치 지역활력 대안 모색
행정가·정치인, AI 중요성 인식 필요
AI전략위원회 구성·전문가 적극 영입
공무원 역량 발휘 제도적 장치 뒷받침
AI, 도구 넘어 디지털 지능 가진 존재
무비판적 환상 견제 공존의 길 열어야
대담의 무대는 서울 강남구의 과학전문도서책방 ‘책과 얽힘’.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등이 AI 전략 등을 위해 머리를 맞댔고 자유롭게 토론하던 장소다. 이곳에서 AI와 컴퓨팅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이곳 책방지기다), 인공지능 분야를 전문적으로 취재해 온 유춘식 전 사단법인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과 마주 앉았다.
강원도민일보 창간 33주년 기념 대담을 위해 자리한 두 사람은 AI를 활용한 강원지역의 도전 분야로 드론·자율주행의 실증과 기후·농업테크, 공공돌봄·안전·복지에 AI를 적용하는 ‘공공 AX’ 등을 들었다. 구도심을 고쳐 쓰는 도시형 생태계와 함께 최고AI책임자(CAIO)와 CTO(기술최고채김자)·CDO(데이터최고책임자) 등으로 정렬된 거버넌스가 지역에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정확히 매핑하라”고 조언했다. 대담은 도구를 넘어 ‘공존하는 지성’이 될 존재에 대한 이야기로 흘렀다. 유토피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역은 기꺼이 먼저 사회적 실험이 가능한 혁신의 장이 되어야 하고, 사회는 레드라인과 안전망을 함께 세워야 한다는 것. 속도는 기술이 정하지만, 방향은 우리가 책임질 몫이라는 것이다.
◇ 대담=△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 △유춘식 전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

#AI와 지역의 도전
김여진= “지역언론이라 지역 얘기부터 꺼낼 수 밖에 없습니다. 강원도, AI를 통해 무엇부터 도전해 볼 수 있을까요”
한상기= “굉장히 고민스러워요. 하정우 수석하고도 지역별 특화 방안 등에 대해 많이 얘기를 나눴는데 강원도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랬거든요. 개인 생각으로는 드론 서비스를 시범 사업으로 유치하면 어떨까 해요. 자율주행 드론이 배송 서비스, 물건을 지역에 배달하는 거죠. 국방 기술과도 연결됩니다.”
유춘식= “대관령을 사이에 두고 독특한 비행환경이 있잖아요. 거기서 여러 실험을 1·2 단계 정도 할 수 있겠죠. 고차원실험은 인구가 많은 곳에서 하기 어려워요. 백두대간이 생각보다 험악하지 않고 인공 지물도 적어서 드론 등의 실증 사업에서 장점이 굉장히 많습니다.”
한= “외국에서 드론 배송 시범 사업을 해보면 시민들이 싫어해요. 시끄럽거든요. 그래서 기존 사업들도 철회했는데, (강원도에서는) 해볼 수 있다는 거죠. 날아오면 반가울 거예요. 어르신들 수백명씩 모여 사시는 곳에 물건을 배송하면 거부감이 덜하지 않을까요. 확인되지 않았지만 나름의 생각입니다. 지형특성상 기술적 발전도 이룰 수 있겠구요.”
유= “이론적으로 유망해 보이는 부분은 퓨처 모빌리티 분야입니다. 심해 면적이 넓고 임해 지역도 있는데 인구는 적죠. 육상이냐 드론, 해저 등에서 개발되고 있는데 앞으로 수륙양용 등 하이브리드 형태가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무엇을 추구하고 요구할지 알 수 있는데 지자체 단위에서 아직 잘 안되고 있어요.”
한= “고랭지 등 농업과 AI 산업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가도 볼 수 있어요. 자율주행 농기계 분야는 피지컬 AI 중심으로 전북이 가져왔거든요. 가진 것, 부족한 것을 먼저 파악하고 가능성을 살펴야 합니다. 지금은 중앙정부 차원의 전략수립과 실행이 먼저인 단계라 지역에서 손에 잡히는 듯한 어젠다 개발은 시간이 걸릴 듯 하지만, 지방선거에 들어가면 각 지역 후보들이 해야죠. 전국을 다니면서 책임자들을 만나고 강연도 하는데, 다음 지선 출마자들은 AI 어젠다에 대해 준비를 좀 하고 들어올 거예요.”
#기후테크·농업테크·국방기술의 기회
유= “또 떠오른 분야는 클라이밋 기술 특화입니다. 온난화로 온대 지구가 북상하는데, 특이하게도강원도가 북쪽으로는 군사적 이유로 막혀 있고 고지대 농업도 하고 있죠. 산불 예방 분야에서도 캘리포니아와 동아시아의 예방이 다르니, 그런 기술 연구도 충분히 유용할겁니다. 소국가들이 밀집해 있는 유럽 등에서의 자연 발화 산불 예방 기술 등은 쓰임새가 있거든요.”
한= “이재명 대통령도 기후재난 문제를 AI로 어떻게 풀건지 하정우 수석에게 묻기도 했어요. 로봇이나 드론으로 예측·탐지하는 것인데 기후예측 AI 기술이 많이 발전하고 있어서 그런 연구 거점을 만들어 보자라고 추천해 볼 수 있습니다. 과학 AI의 영역 중 하나인데 다들 바이오 소재 등에만 관심이 많거든요. 홍수나 산사태 예측 등을 디지털 트윈이나 센서 네트워크로 하는 기술을 만들면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는데, 사실 어느 지역에서나 얘기할 수 있으므로 선점이 중요하겠네요.”
유= “사람들이 많이 살다가 지금 빠진 고성 화진포 같은 곳이 실증 단지로서 활용할 여건이 된다고 봅니다. 또 AI가 초창기에 비난받은 이유 중 하나는 에너지를 많이 쓴다는 것이었는데 이걸 다시 AI가 어떻게 갚을지가 중요해졌습니다. 에너지를 덜 쓰는 것도 갚는 거지만 기후테크로 100년 치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내놓으면 에너지 쓰는 문제로 욕을 덜먹는 거죠. 기후테크가 AI에서 중요한 이유입니다.”
한= “구글에도 그런 리포트가 있죠. 농업 얘기로도 이어가보고 싶네요. 전남 강진에서 파프리카 농사짓는 친구가 네덜란드와 우리의 생산이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의문스러워 했습니다. 네덜란드는 최고의 수익을 내도록 미세조정을 하는데, 우린 아직 그렇지 않다보니 같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결과가 다르다는 거죠. 뭔가 아직 옵티마이즈(최적화)가 안 돼 있다는 거예요. 만약 강원도에서 생산하는 모든 농작물 등을 AI를 활용해 최적화시키고, 시장·가격 변동까지 예측한다면 어떨까요. 애그텍(Ag-Tech·농업기술)을 접목하면 시장 전체 문제까지 풀 수 있거든요.”
유= “스마트 농법의 기술 개발 여지는 정말 많습니다. 공장식 농업으로 엽채류를 키웠을 때 겉으로는 말짱해요. 하지만 노지와도, 잘 키운 사람과도 다릅니다. 바난을 했을때, 샐러드를 했을때도 다르죠. AI로 이런 차이를 굉장히 좁힐 수 있고, 앞서갈 수도 있기 때문에 유통까지 연계한다면 가능성이 큽니다.”
한= “여기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데이터 축적이에요. 전 세계에서 농업이나 임업이든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강원도가 앞장서서 해서 축적, ‘커먼 데이터셋’을 만들어내겠다는 구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돈이 많이 들 겁니다.”
유= “국방 분야도 중앙 정부의 일이기는 하지만 지리적 여건 등으로 볼 때 국방 AI와 방산 쪽에서 실증 입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접경지역 면적이 가장 넓으니 논리적 설득력이 높아요.”
한= “국방 AI 데이터 센터를 만들려고 하는데 그런 기관이나 국방 AI 인재양성 프로젝트 등을 유치하는 방안이 있겠죠. 최근 동해 1함대에 갔을 때도 병력 감소 이야기를 하시길래 ‘20년쯤 뒤에는 해군이 바다에 없을 수도 있다’는 정도로 생각하시라고 했죠. 군인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시대가 될 거예요. 비행기도, 함정도 다 무인 실증을 하고 있죠. AI 시대가 되면 전쟁도 안 할 거라는 얘기도 있어요. 전쟁이 안 벌어질 정도의 초강력 AI를 가지면 싸워서 절대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사람을 죽이고 하는 전쟁은 의미가 없어지겠죠. AI는 사람을 죽일 이유가 전혀 없는 거예요.”
#공공서비스와 사회적 실험
김= “기술의 힘을 빌어 지역사회의 건강성을 높이고 취약계층을 더 잘 돌보고, 커뮤니티의 질 자체를 높이는 일도 중요합니다. AI 정부 등 공공·행정 영역의 관심도 여기서 출발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 “인구가 적어도 필수 공공 서비스는 필요하죠. 공무원 대비 인구는 훨씬 강원이 유리하기 때문에 사회학적으로 공공 AI 실증 작업을 할 때는 통제 연구가 훨씬 쉬울 수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에서는 집단 통제가 힘들겠지만, ㎢당 90명 정도의 인구밀도라면 가능한 수 있습니다. 약점이 마냥 약점은 아니고, 다른 곳을 이길 분야가 분명 있습니다.”

#지역소멸과 AI
김= “조금 더 근본적 질문을 드립니다. AI가 지역소멸을 늦추는 지역 활력의 대안은 될까요.”
한= “지방시대위원회의 5극 3특 전략 등을 보면 모두 맞는 얘기인데 ‘how to(어떻게)’를 찾아야 합니다. AI에 양면성이 있기 때문에 청년 일자리 등을 오히려 앗아갈 가능성이 훨씬 더 많죠. 고민스러운 주제입니다. 정주환경, 삶의 수준이 좋아야 인재들이 올텐데 그럼 강원도에서는 워케이션이 떠오릅니다. 동해안 좋은 풍광에서 AI 엔지니어들이 개발도 하고 쉬기도 하는 모습이요. 한때 발리가 그런 장소로 인기였죠. 영국 런던의 이스트 지역도 물류 창고 등에 예술인들과 스타트업들이 들어오면서 붐이 일었어요. 런던시장이 여기에 ‘테크시티’라고 이름 붙이고 정부도 주요 도시마다 테크시티 프로그램을 만들어 전체를 테크네이션으로 만든다는 구상이었죠. 서울 문래동, 성수동 등도 그런 사례인데 다 자발적으로 이뤄졌어요.”
김= “그런 흐름을 만들어 낼 방법 자체가 고민의 지점입니다.”
한= “최근 양양이 떴던 사례도 눈여겨 봤는데 이런 문화의 흐름과 AI 프로그램을 어떻게 엮느냐에 대한 답은 아직 모르겠어요. 하지만 고민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거죠. AI는 꼭 어디에 앉아서 연구할 필요는 없는 분야입니다. 강원지역 대학들에서도 분명 AI를 공부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모두가 꼭 서울에 가고 싶지는 않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모이게 하는 겁니다. 연구원들이 모일 계기를 만들어야죠. 이를 위해 국가과학 AI 연구지원센터, 초지능 국가연구소 등을 만드는데 다른 지역으로 갈겁니다. 지역에서는 우선 AX 산업 특화 프로그램을 따와야죠. 제발 하지 말았으면 하는 건 값싼 땅에 새 건물 하나 지어놓고 베드타운으로 만들어 놓는 거예요. 구도심 건물들을 크리에이티브하게 바꾸고, 기존 동네 카페에서 먹고 놀고 술 마시는 분위기로 만들어야 해요. 미국도 예전에는 팔로알토 같은 외곽에 회사와 연구자들이 많았는데 이젠 다 샌프란시스코로 가요. 집값 폭등으로 동네 사람들이 구글 버스에 돌 던지는 일까지 있었는데,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AI도 굉장히 도시형 산업이라는 겁니다. 연구자들을 어디 한적한 데 모아놓기만 해서는 무조건 실패구요. 오히려 원도심을 잘 살리고 좋은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만들어야죠. 다음에 근무할 때 제주로 본사를 옮겼는데, 실제 인센티브가 많았고 가는 사람들도 싫어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에 사는 것보다 더 좋아질 수 있는 대대적 프로그램을 짜야죠. 이건 정부에서 지원을 받아와야 합니다.”
유= “구도심 재생 말씀에 매우 동의합니다. 인간들이 도심을 형성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요인들이 모인 결과물이거든요. 그곳에 도심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서 다시 지혜를 얻어 활용해야 합니다. 그 계기가 AI 산업이라는 것으로 바뀔 뿐이죠. AI는 완전히 새로운 분야니까 새로운 사막에 던져놔도 된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그간 유행을 탔던 지역들의 상황과, 더이상 그 효과가 확산하지 않는 이유 등을 철저히 분석해서 잘되는 쪽을 적극 살려야죠.”
#지자체 재정과 거버넌스의 한계
김= “이런 전략들을 학계·민간 등과 협력하더라도 결국 관에서 짜야하는데 아직 한계가 많아보입니다.”
한= “문재인 정부 때 데이터 데이터 댐 과제에 참여했는데 예산 규모가 조 단위 였습니다. 과제 하나당만 해도 최소 30억이에요. 강원도에 그런 예산이 있느냐, 없다면 중앙정부 돈을 쓸 수밖에 없어요. 지자체랑 얘기하기가 싫은 이유가 예산입니다. IT에 배정된 돈이 없어요.”
유= “낡아 빠진 정치하시는 분들은 IT를 사은품쯤으로 생각해요. 다리처럼 IT 분야도 인프라이고, 심지어 더 중요할 수 있는데 동급으로도 취급을 안하는 경우도 보입니다. 선거에 나오는 분들, 행정가와 정치인 분들이 진심이 있어야 되는데 당선에 필요한 구호, 멋있어 보이는 슬로건 정도로 생각해요.”
한= “전산실 정도로 생각하죠. AI나 IoT를 사회의 기반 인프라로 생각을 해줘야 되는데 아직 지원 보조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마인드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내년 예산이 AI 시대의 첫 예산이라는 대통령 연설의 의미가 큽니다. 그간 인터넷 시대 예산, 모바일 시대의 예산이라는 말도 쓴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어느 정부도 아직 그렇게 선언하지 않았죠. 미국의 중요한 빅테크의 CEO들은 모두 ‘AI는 인터넷보다 더 크다’고 얘기합니다. 이런 생각, AI가 가장 중요한 사회 인프라 기술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엔비디아의 GPU 26만 장 제공은 정말 쉬운 얘기가 아닌데 풀어졌고 20조 규모의 에너지 투자 같은 얘기들이 나오는 것은 굉장한 거죠. 어마어마하게 바뀌는 속도에 지역이 어떻게 따라갈지가 과제입니다.”
유= “수장이 누가 되든 중장기적으로 공무원들을 키워야합니다. 재능 있는 직원들을 물색해서 심지어 약간의 면책 특권까지 주면서 실험하고 전파도 하는 기능을 줘야하는데 이러닝 1시간 수강, 연수 같은 것으로 해서는 역량 강화가 안 돼요. 희망하는 경우 테스트를 거쳐 특별 승진 같은 혜택을 놓고 마음껏 호기심을 발휘해 보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혜안이 있어야 하는데 안보입니다.”
한= “지자체 강연가면 주민을 위한 프로그램만 자꾸 만들려 하지 말고, 공무원들이 먼저 배워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강연만 부를 게 아니라, 당신들이 갖고 있는 문제를 직접 1박 2일 동안 풀어내고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를 AI로 어떻게 풀 수 있는지를 고민하라고요. 핸즈온 익스피리언스(hands on experience·현장 경험)로 해커톤을 해 봐야 하고, 실제 문제를 직접 풀어봐야 합니다. 현업에서 있는 문제들 재밌는 공무원이 제일 잘 쓰는 도가 돼야 되는 거예요. 공무원 역량이 가장 뛰어나야 돼요. UAE나 싱가포르, 중국 등이 잘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죠. 그래서 공공 AX 쪽에 가장 좋은 사례를 모아놓는 허브를 만들 거예요. 공무원들이 실무적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AI로 문제를 풀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경쟁도 붙이고 팀을 만들어서 해커톤 같은 방식으로 하는 것, 공무원 연수 프로그램을 다 이렇게 바꾸자는 얘기에요.”
김= “싱크탱크 구성이나 전문가 영입도 중요하겠네요.”
한= “무엇보다 굉장히 수준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강원도 AI 전략위원회가 필요해요. 그리고 그들이 원주에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등과 마주 앉아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지 얘기해야지, 어느 날 갑자기 1년에 한 번 불러서 얘기하는 것은 아무 소용 없거든요. 결국은 싱크탱크가 있어야 돼요. 어느 지자체를 가도 제일 먼저 하는 말은 거버넌스 체계 정립입니다. 그 지자체에서 AI를 총괄하는 사람이 누구냐 하는 문제거든요. 정부에서 caio를 만들었죠, 국가 CTO로 과기부 장관이 있고, 여기에 CDO가 있어야 돼요. 데이터 전략 총괄자입니다. 부지사급은 해야 되거든요. 전체 데이터를 어디까지 활용하고 모을지를 짜는데 전산실 팀장급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러면 강원도에서도 이런 책임자뿐 아니라 AI 담당실·국이 있어야 하고, 기업들과 수시로 만날 협의체가 있어야 얘기가 돌아가는 거죠. 캘리포니아 게리 뉴섬 주지사가 여러 법안을 만들고, AI에서 쟁쟁한 사람들을 앉혔어요. 물론 실리콘 밸리가 있으니까 가능하겠지만, 강원도도 AI 정책 전략 기술에 대해서 뛰어난 사람들과 수시로 얘기할 수 있지 않다면 나머지는 말장난이에요. ‘저 정도 사람을 데려갔네’ 정도의 말은 들어야죠. 요즘 같은 시기에 꼭 강원도에 사는 사람이 아니어도 되지 않겠습니까.”
유= “그렇죠. 지역과 자주 만날 브레인이 있어야 합니다. 강원도 단위에서 거버넌스가 성립되고 다음 단계 지자체가 체계를 이어받으며 확산해가며서 경쟁해야 합니다. 그래야 중앙에 가든 해외에 가든 뭔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요. CTO, CDO 등의 역할 정말 중요합니다. 지금 하정우 수석이 한마디 하면 시사하는 것이 1000 페이지는 되는 거예요. 거창하게 조례를 만들라는 것이 아닙니다. 누가 봐도 강원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거버넌스를 만들어야지, 몇급을 두느냐 정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 업싱는 묘안도 없고, 태백산이 10개가 있어도 안 되는 거예요.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요.”
#인류와 AI의 미래 지도
김= “한 대표님은 AGI(아티피셜 저너럴 인텔리전스)라는 개념도 책으로 제시하셨는데 아직 생소하지만 철학적 고민들도 보였습니다. 앞으로 없으면 안될 인프라이지만 인간의 통제를 넘어설 수도 있는 AI라는 기술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할까요. 아무런 대비 없이 있다가는 기술만 따라가기 바쁘다가 인간이 해야할 일들이 모두 잠식될 것 같은 두려움도 듭니다.”
유= “가장 도움을 받을 만한 툴, 먼저 쉽게 구할 수 있는 도구를 쓰면서 계속 지식과 호기심을 확충해 나가는 것이 제일 바람직합니다. 국가나 교육기관에 꼭 강조하고 싶은 일은 ‘모두의 AI’도 좋은데 환상만 갖지 않도록 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겁니다. AI가 만능인 것처럼, 혹은 나쁜 것이나 좋은 것처럼 생각하게 하지 말고 환상을 제거하는 쪽으로 해야 합니다. AI에 대해 뭔가 잘못 알고 있다고 판단되면 바로잡아야 올바른 전파각 될 것 같습니다. 국민들은 스스로 노력들을 많이 하는데, 내가 쓸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필요해서 쓰고, 좋다니까 써보고, 그러다 못 쓰겠으면 안 쓰는 것이죠. AI도 자연스럽게 교육이 될 거라고 봐요. 딱히 뭐 무슨 책을 봐야 되고 그러기 보다는요.”
한= “책방 주인 앞에서 책을 보고 볼게 아니라고 하시니 섭섭하네요(웃음). 시간을 언제로 볼 것인지를 먼저 따져야 하는데요. 내년 얘기냐, 아니면 5년 뒤나 10년 뒤냐에 따라서 생각의 스케일이 굉장히 바뀔 수 있다고 봅니다. 만약 2027년, 2030년쯤 인간 수준을 넘어서는 AI가 등장한다면 국가 차원에서도 엄청난 일이고 우리 개인의 일상도 굉장히 큰 영향을 받을 겁니다. AI는 더 이상 도구가 아니에요. 우리와 같이 공존해야 되는 디지털 지능을 가진 존재예요. 아직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 있지만 이제는 모두를 다 잘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갈 거란 말이에요. 기업들에 가면 AI는 당신들의 상사가 될 거라고 얘기합니다. 김 기자가 쓴 글도 AI가 데스킹을 볼 수 있어요. 내가 투자를 요청할 때 투자 계획서를 승인해 주는 것도, 사람을 뽑을 때도 판단하는 것도 AI가 될 수 있죠. 석학들도 가장 걱정하는 것이 ‘우리보다 나은 존재와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 것이냐’입니다. 그런 수준으로 생각해야 되고요. 정말 어렵네요. 사회적 임팩트가 굉장히 커질 거라고 봅니다.”
김= “도구나 인프라를 넘어서는 예측불가능의 존재에 가깝네요.”
한= “지금 어설퍼 보이는 휴머노이드가 편리하게 활용할 수준이 돼서 각 집에 보급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서울에 그런 로봇이 100만 대 있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생각해 봅니다. 100만 대들끼리 밤에 우리가 잘 때 충전하면서 오늘 배운 결과를 그들끼리 공유할테죠. 아침이 되면 온갖 집에서 얻었던 정보를 다 갖게 될텐데, 계속 가속화될 거예요. AI가 AI를 발전시키기 시작하고 있거든요. 자기 자신을 개선하지는 않지만 다른 AI 프로그램을 개선하기 시작해요. 한 달 전쯤 요슈아 벤지오(캐나다의 컴퓨터 과학자로·딥러닝 분야 세계적 권위자)와 저녁 먹으면서 이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 상황이 되면 소위 말해 ‘지능 폭발’, 인텔리전스 익스플로션(intelligence explosion)이 일어나서 우리가 따라갈 수 없는 속도가 나와요.”
김= “중심을 잡을 방법이 있을까요”
한= “막스플랑크 연구소에 있는 인문학자는 ‘인문학이 본질적으로 했던 질문들을 다시 할 때’라고 했습니다. 과연 인간이란 존재는 무엇이고, 우리 삶의 목표는 무엇인가를 다시 고민해야 되는 것이죠. 과연 이 기술이 우리 삶을 척박하게 만들고 우리를 하등한 존재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더 풍요로워지고 세상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줄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피터 틸 같은 사람들은 기본 소득을 즐기면서 살게 될 거라는 유토피아적 얘기도 하죠. 문제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최근 초지능을 만들면 안된다는 것에 2000명이 서명했잖아요. 이 분야 쪽 사람들은 이 일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김=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 “타임라인은 한 10년 정도 있다고 생각해요. 얼마 안 남았죠.”
유= “초지능이 오는 것은 필연인데 오기 직전에 인간들이 못 오도록 해야 한다는 논의, 그리고 막지 못할 경우 돈 때문이 아니라 사명감 같은 것 때문에 ‘일하고 싶어서 일하는 시대’가 올 거라는 낙관론도 있습니다. 반대로 멸망론도 있죠.”
한= “개인적으로는 멸망론에 가까워요. 그리스 로마 시대 때는 노예가 모든 생산 활동을 했기 때문에 인간들은 철학과 예술을 얘기하고 체육을 즐겼죠. 지금 우리나라 5500만 인구가 그렇게 여유롭게 살 수 있는 경제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불평등은 더 심화될 수 있고 이런 사회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과제죠. 지난 UN 총회 때 레드라인을 넘지 못하게 하자는 시도가 있었는데, 그것도 해야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어요. 유전자 조작·복제도 할 수 있지만 하지 말자고 합의한거잖아요. 그런 합의가 필요하지 않은가하는 생각입니다. 그냥 있으면 정말 인류 문명의 존재론적 위협이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이런 패권을 누가 갖느냐의 경쟁이 시작됐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챗GPT 4가 나오기 전에 쓴 보고서를 보고 전율이 있었어요. 나 죽기 전에는 안 풀릴 거라고 생각했던 문제들이 이미 다 풀려있던거죠. 이 속도로 간다면 5년 뒤 어떤 것을 만들어 낼까라는 생각에서 AGI에 대한 책을 썼습니다.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요. 지금 그 그룹들은 철학적으로 싸우면서도 동시에 컬트 문화적 양상도 보입니다. 정치권과도 연관돼 있죠. 국가적 경쟁과 함께 사회에서 누가 주도권을 갖는 세력이 되는가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개인보다는 우리 사회가 여기에 어떻게 대응해할지 고민해야 된다는 거죠. 사회적 안전망을 어떻게 더 만들지, 맞는 길을 어떻게 찾아갈 지에 대해 정말 많은 논의를 해야 될 것 같아요.”
◇프로필
한상기=서울대 컴퓨터공학과 1회 졸업생. 1980년대 카이스트에서 인공지능 주제로 석·박사 학위를 땄다. 삼보컴퓨터, 삼성전자 등 국내 유수의 연구소와 기업에서 활동했고, 삼성전자 전략기획실에서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전사 전략 수립에 참여했고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 전략대표와 일본 법인장, 데이터 경제 포럼 위원, AI 데이터 세트 구축을 위한 총괄 기획위원 등을 역임했다. 카이스트와 세종대 교수를 거쳐 테크프론티어 대표를 맡고 있다. 기업의 AI 전략 컨설팅, 정부 정책 자문, 강연과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의 대담을 담은 책 ‘AI 전쟁’, ‘AI 전쟁 2.0’을 통해 한국 AI의 진로와 미래 전략을 제시했다. 저서 ‘AGI의 시대’는 2025년 최우수 과학기술도서 출판상을 수상했다.
#강원도 #거버넌스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유춘식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꽃할배’ 현역 최고령 배우 이순재 별세…향년 91세 - 강원도민일보
- 이제 집에서 당직 선다…공무원 당직제도 76년 만에 전면 개편 - 강원도민일보
- 500만개 팔린 '메롱바' 안전성 논란…학부모 불안 커진다 - 강원도민일보
- 길고양이를 반려견 먹이로? 학대 의혹에 SNS 공분 확산 - 강원도민일보
- [속보] 속초 한 호텔서 20대 투숙객 떨어져 사망…경찰 수사 중 - 강원도민일보
- 조합장 잇단 비위…농협 결국 칼 빼들었다 - 강원도민일보
- 손흥민 직접 나섰다...‘임신협박 금품 요구 일당’ 재판 증인 출석 - 강원도민일보
- ‘항문에 은닉’ 유럽서 45억대 마약류 밀반입 유통한 일당 검거 - 강원도민일보
- [속보] ‘양양 공무원, 환경미화원에 갑질’ 의혹 노동부 직권조사 현장 투입 - 강원도민일보
- ‘속초아이’ 선고기일 연기… 철거 vs 존치 판결결과 주목 - 강원도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