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해상 실크로드’ 북극항로 향한 닻 올랐다

김주현 2025. 11. 2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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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의 북풍이 바이킹을 키우고 북대서양 무역풍이 신대륙 발견의 전환점이라면, 북극항로는 대한민국과 강원도를 유럽의 한가운데로 이끄는 순풍이자 'K-해상실크로드'.

노르웨이 탐험가 아문센이 지구의 남북 두 극점 모두 최초로 정복한 것처럼, 아라온호는 K-극지연구대원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억겁의 세월 겹겹이 쌓인 빙하를 깨어내며 묵묵히 '북극 K-해상실크로드' 개척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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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 강원글로벌 새 실크로드를 가다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개척 지원 기대
남쪽 길 대비 7000㎞ 짧아 운항시간 단축
개통 땐 동해 전역 전진기지로 시너지
1. 대한민국 극지연구소 소속으로 제38차 월동연구대로 남극과학세종기지에 파견된 대원들이 창간 33주년을 맞은 강원도민일보를 위한 응원의 메시지로 ‘33’을 의미하는 손가락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고경준·황대하·김종훈·안승민·민진홍·장재원·황의현·안진현·노기영·김원준·오영식·양지훈·방성규·이성수·유재호·고용수 대원

북극해의 북풍이 바이킹을 키우고 북대서양 무역풍이 신대륙 발견의 전환점이라면, 북극항로는 대한민국과 강원도를 유럽의 한가운데로 이끄는 순풍이자 ‘K-해상실크로드’.

우리 기술로 제작한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는 7월 7일 낮 12시 인천항에서 힘찬 기적소리를 울리며 세계 각국이 미지의 땅 개척을 위해 총성 없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북극을 향해 닻을 올리고는 유유히 우리 영해를 벗어났다.

최대 항속거리 1만7000 해리, 물자 보급 없이 지구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아라온호는 승무원 25명과 연구원 60명 등 85명을 싣고 그렇게 공해상을 거쳐 북극을 향해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간다. 아라온호는 서울로부터 직선거리 6400㎞ 떨어진 노르웨이령 스발바드 군도 스피츠베르겐 섬에 위치한 니알슨 과학기지촌에 건설한 북극 다산과학기지를 향해 수많은 빙하를 깨나가며 개척의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아라온호는 7~9월 북극 연구활동을 본격화하며 극지의 핵심답게 대기관측과 우주·고층대기 환경 변화, 해양·육상 생태계 모니터링, 극한지 유용생물자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활동을 지원한다.

78일간 북극 연구활동을 지원하면 귀항 후 잠시 몸을 녹이고는 다시 남극 항해에 나서는 아라온호의 북극 개척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위대하지만, 이젠 기존 항로가 아닌 동해안에서 러시아 북쪽을 통과해 북극해를 지나는 새로운 뱃길, ‘북극항로’ 개척의 견인선으로 한 발짝 내디딜 예정이다.

북극항로는 우리 영해인 동해안을 기점으로 북태평양 공해상과 러시아를 거쳐 유럽의 심장부로 관통하는 만큼, 기존 남쪽 길보다 7000㎞가 짧아 운항 시간도 10일 단축하며 ‘한국형 해상실크로드’ 역할까지 기대된다.

이에 정부는 북극항로 개척을 국정과제로 내걸고 범정부 지원 조직인 ‘북극항로 추진본부’를 연내 출범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대역사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북태평양 북쪽의 러시아를 거치는 새 북극항로가 개척되면, 동해안 최남단 부산부터 최북단 강원도 고성에 이르기까지 동해 전역이 북극항로 전진기지로 시너지를 극대화할 전망이다.

노르웨이 탐험가 아문센이 지구의 남북 두 극점 모두 최초로 정복한 것처럼, 아라온호는 K-극지연구대원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억겁의 세월 겹겹이 쌓인 빙하를 깨어내며 묵묵히 ‘북극 K-해상실크로드’ 개척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현재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는 뉴질랜드 남섬 리틀턴에 머물고 있다. 다시 정비를 마친 아라온호는 뱃머리를 돌려 남극으로 향한다.

지난해 12월 3일부터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제38차 월동연구대는 김원준 대장을 비롯해 황의현 오영식 안승민 고용수 우재호 김종훈 황대하 이성수 노기영 서준영 민진홍 양지훈 안진현 장재원 이희영 방성규 등 대원 18명이 1년간의 고된 연구 활동을 위해 사선에 선 듯, 조국 대한민국의 과학 발전과 인류애 실천에 여념이 없다.

이제 12월이면 여름철에 접어드는 남극 세종과학기지는 하계연구대원들을 기다리며 만년설의 백야 들녘에 피어난 오로라처럼 한줄기 생명 빛을 발하고 있다.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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