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중, 빅 픽처”…G2 ‘국제 관계’ 새 판 짜나

국제사회의 양강(G2)인 미국과 중국 정상이 내년 상호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두 정상이 어떤 쟁점들을 논의하고 합의할 것인지에 시선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뒤 트루스소셜에서 “이제 우리는 큰 그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큰 그림’은 두 정상이 펜타닐, 농산물 무역, 관세를 넘어 국제 정치와 경제, 안보 분야의 새판을 짜겠다는 뜻일 수 있다.
이를 위해 내년 4월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미·중이 양국의 쟁점을 일거에 정리하는 ‘빅딜’을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 관세율을 조정하는 수준을 넘어 주요 원자재·부품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통제, 자국 기업을 겨냥한 상대국의 규제 등 현안의 일괄 타결을 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내년 11월에 중간선거 앞둔 미국
내수 부진에 경기 부양 과제 중국
베이징서 양국 현안 ‘빅딜’가능성
전략적 협력…중·일 관계 ‘변수’
미·중은 지난달 말 부산 정상회담에서 상대에 부과한 관세율을 인하하거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1년 유예하는 등 갈등을 잠정 봉합하고 근본적인 해결은 미뤄둔 상태다.
최근 미·중을 가리킬 때 ‘G2’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의 지역 패권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대국 간 담판을 통한 국제 문제 해결을 선호하고 시 주석은 중국이 강대국 간 담판의 일원이 되는 것을 환영한다. 미국이 중국의 지역 패권을 인정하고 아시아에서 어느 정도 발을 빼는 방향으로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정한다면 역내 미국의 동맹국 역시 안보 전략을 전면적으로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두 정상이 대화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양국의 갈등이 지속되는 게 국내 정치적으로 이롭지 않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내년 11월 중간선거 승리, 시 주석은 경기 부양을 위해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방향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가 안정, 기업과 농업계의 지지 등을 위해 중국과 안정적인 관계가 필요하다. 시 주석 역시 내수 시장이 부진한 현실을 고려했을 때 경기 침체가 사회·정치적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려면 미국 시장이 필요하다.
다만 내년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위해선 미·중관계가 순항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중·일관계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는 미·중관계에 영향을 미칠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성’ 발언 이후 중국과 충돌하고 있는 일본은 동맹 미국이 중국에 강한 메시지를 내주길 바라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이 일에 개입하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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