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폭우’ 피해 잇따르는 동남아···왜 그럴까?

최근 동남아시아 전역에 내린 기록적 폭우로 홍수·산사태 피해가 커지고 있다. 평년보다 길어진 우기와 라니냐 현상의 심화가 이례적 호우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취약한 홍수 관리 시스템 탓에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1주일간 내린 집중 호우로 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피해를 입었다. 베트남에서는 최소 91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됐다. 태국에서는 5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말레이시아는 전날부터 내린 폭우로 클란탄주 등 북동부 지역에 피해가 집중돼 수천채의 가옥이 침수되고 약 1만2500명 이상이 대피한 상태다.
동남아는 매년 6월부터 9월 중순 사이 몬순(우기)으로 인한 홍수 피해가 발생하지만 올해는 그 피해가 11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태국 남부 송클라주 핫야이는 지난 21일 335㎜의 비가 쏟아져 300년 만에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포린폴리시는 지구 온난화가 만든 이례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라니냐 현상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라니냐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강해진 무역풍(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바람)은 서태평양의 표층 수온을 높여 동남아 지역에 많은 비를 내리게 한다. 베트남 매체 VIR에 따르면 올해 10~12월 사이 라니냐가 발생할 가능성은 70~71%로 예측됐다. 라니냐 시기에 집중 호우가 발생할 가능성은 엘리뇨(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 시기보다 약 4.6배 더 높다고 베트남 농업환경전략정책연구소(ISPAE)는 밝혔다.

동남아 국가들의 취약한 홍수관리 시스템도 피해를 증폭시켰다. 말레이시아 국가재난관리청은 지난해 발표에서 자국 내 많은 배수 시스템이 수십년 전 강우 패턴을 기반으로 설계돼 있어 오늘날의 극한 강수에 잘 대응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또 도시화 과정에서 논 등 기존의 자연 배수지가 감소하는 문제도 발생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지적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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