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 사람들' 39금 소재로 그린 관계의 통찰...깊고 예리해진 하정우 코미디[봤어영]
12월 3일 개봉...무장해제 앙상블
노출신 없이 야한 순도 100% 구강액션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노출신 없이 순도 100% 구강 액션으로 완성한 ‘섹’다른 파격 코미디. 39금 드립의 거침없는 향연에도, 관계의 민낯을 섬세히 포착한 감독 하정우의 예리한 시선이 돋보인 영화 ‘윗집 사람들’이다.



러닝타임 107분의 처음부터 끝까지, 장면의 거의 90%가 정아와 현수의 집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구성된 연극적 전개와 연출이 눈에 띈다. 공간이 한정된 것은 물론,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도 정아와 현수, 김선생, 수경 네 사람 뿐인 만큼 대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다. 연출 입장에서도, 캐스팅된 배우들의 입장에서도 쉽지 않을 도전이다.
이미 감독 데뷔작인 ‘롤러코스터’(2013)로 한정된 공간 속 앙상블이 빛나는 작품을 경험한 하정우는 공간의 한계를 오히려 ‘대사의 말맛’, 배우들의 매력을 극대화할 효과적인 무대 장치로 영리하게 활용했다. ‘롤러코스터’ 땐 다듬어지지 않아 아쉬웠던 요소들이, 전작들을 경험하며 쌓인 노하우와 경험치를 거쳐 ‘윗집 사람들’로 진화를 이룬 모습이다.

자칫 발칙함이 저급함으로 변색될 수도 있는 극단적 대사와 상황을 익살스러운 말장난, 음악의 적절한 배치로 텐션을 높여 중화시킨 연출도 영리했다.
모든 속박을 내려놓되, 현실감과 설득력은 잃지 않은 네 배우의 무장해제 열연과 연기 변신이 이 영화의 엑기스이자 생명력이 됐다. 문어체 대사에 감정과 생활감을 불어넣은 공효진과 김동욱의 현실 부부 열연은 극의 든든한 중심으로 기능한다. 현란한 대사로 서로에게 날카로운 말을 쏟아 부으면서도, 눈빛 등 비언어적 제스처로 서로의 상처와 숨겨둔 진심을 한겹한겹 벗겨 꺼낸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가 인상적이다.
그와 정반대인 윗집 부부 김선생과 수경의 농익은 익살 케미스트리가 하정우표 코미디 텐션을 지킨다. 자칫 심각해져 ‘이혼숙려캠프’ 느낌으로 빠져버릴 순간 김선생의 행보는 어이없는 웃음을 자아내고, 심각한 상황에도 천연덕스럽게 아무말을 던지는 김선생의 텐션을 지그시 제압하는 이하늬의 우아하면서도 냉철한 열연이 적절히 분위기를 맞춘다.
부부의 39금 생활을 소재로 꺼냈지만, 결국 인간관계의 본질과 민낯을 건드린 작품이기에 굳이 결혼한 기혼자가 아니라도 충분히 몰입하며 볼 수 있다. 대사의 수위와 말맛 대사의 호불호가 진입장벽이 될 수는 있다. 생각할 거리를 안기면서도 코미디의 명랑함은 잃지 않는 재기발랄한 영화다.
‘윗집 사람들’은 오는 12월 3일 개봉한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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