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무원 복종 의무 삭제… ‘기강 와해’ 후폭풍 어찌 감당할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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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년간 이어진 공무원법상 '공무원의 복종 의무'가 사라진다.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25일 밝혔다. 개정안은 '복종의 의무'를 '지휘·감독에 따를 의무'로 바꾸고, 나아가 공무원이 위법하다고 판단될 경우 지시 이행을 거부할 수 있도록 명문화했다. 1949년 국가공무원법 제정 당시 도입된 '공무원의 복종 의무'가 폐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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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년간 이어진 공무원법상 ‘공무원의 복종 의무’가 사라진다.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25일 밝혔다. 개정안은 ‘복종의 의무’를 ‘지휘·감독에 따를 의무’로 바꾸고, 나아가 공무원이 위법하다고 판단될 경우 지시 이행을 거부할 수 있도록 명문화했다. 1949년 국가공무원법 제정 당시 도입된 ‘공무원의 복종 의무’가 폐기되는 것이다. 명분은 좋다. 공무원의 민주적 의사 존중, 위법한 지시의 차단, 조직문화 개선 등이다. 그러나 현실의 행정 현장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번 개정안의 파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공직사회 기강의 마지막 안전판을 스스로 걷어내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무원은 상급자의 지휘·감독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위법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행을 거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조항도 들어갔다. 문제는 바로 ‘판단’이라는 불명확한 기준이다. 위법성 판단은 해석의 차이가 생기는 영역이다. 그런데 이를 공무원 개인의 자의적 판단에 맡긴다면, 행정의 통일성과 지속력은 담보되기 어려울 것이다. 지시 불이행이 잦아지면 조직은 작동하지 않는다. 특히 신속성과 일사불란함이 생명인 재난·안보 분야에서는 치명적이다. 군인복무기본법 개정과 함께 군에도 유사한 거부권 구조가 도입될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작전과 지휘 체계가 한순간에 흔들릴 위험이 크다.
위법한 지시를 막아야 한다는 원칙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그 기능은 이미 내부 감사, 사법적 통제, 공익신고 등으로 충분히 작동하고 있다. 만약 기강 약화, 지시 불이행 등이 현실이 된다면 행정은 더 느려지고, 업무는 더 불투명해지며, 공직사회는 더 정치화될 수 있다. 행정의 정치화다. 합법·위법 여부를 두고 부서 간 충돌까지 벌어질 수 있다. 76년간 유지돼 온 원칙은 그 자체로 이유가 있다. 공직 기강은 한 번 무너지면 되돌리기 어렵다. 정부는 ‘민주적 의사 존중’이라는 명분만 내세우지 말고, 이번 개정이 불러올 구조적 위험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공무원 사회의 기강 와해와 그 후폭풍을 정말 감당할 자신이 있는가. 국가 운영의 근간을 뒤흔드는 실험이라면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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