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드러난 김건희의 '선수' 생활..."주식 몰랐다" 검찰의 새빨간 거짓말
도이치모터스 사건 공판에서 김건희 씨의 과거 ‘작전주’ 투자 내역이 공개됐다. 특검 수사 결과 김건희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작전이 진행되던 시기 최소 3개의 다른 작전주에 손을 댔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에 알려진 두 종목을 합치면 김건희 씨가 거래한 ‘작전주’는 모두 5개로 늘어난다. 그 중에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그랬던 것처럼 주가조작세력에게 40%의 수수료를 지급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김건희 씨를 불기소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당시 보도 자료에서 불기소 이유 중 하나로 “피의자(김건희)는 주식 관련 지식, 전문성, 경험 등이 부족하고 시세조종 관련 전력이 없는 점”을 들었는데, 이와 완전히 배치되는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2009년 네오세미테크로 7.9억 원 수익… 미공개 정보 활용 의심 정황
지난 19일 진행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에 대한 공판에서 특검은, ‘피고인 김건희의 주식투자 전문성을 입증하겠다’며 김건희 씨의 다른 종목 거래 내역을 공개했다. 기존에 뉴스타파 보도로 알려진 우리기술과 대선 당시 계좌 공개를 통해 알려진 태광이엔씨를 제외한 다른 종목들이다.
특검이 공개한 첫번째 종목은 네오세미테크다.
네오세미테크는 태양광 발전 부품 제조업체로 2009년 당시에는 상장 전부터 각광받던 회사였다. 아직 비상장 상태였던 2009년 3월 지식경제부 장관이 회사를 방문했고 산업은행은 이 회사를 ‘글로벌 스타기업’ 1호로 선정했다. 2009년 10월 마침내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하자 단숨에 시가총액 6,600억 원으로 코스닥 종목 중 13위에 오를 정도였다.
상장 이후에도 잘 나갔다. 그해 12월 지식경제부는 이 회사 제품을 ‘2009년 세계 일류 상품’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이듬해 3월 분식회계가 드러났고 모든 것이 무너졌다. 주식은 거래 정지됐고 분식회계의 ‘마사지’를 받지 못한 실적은 쪼그라들었다. 결국 2010년 8월 상장폐지됐다. 소액주주 7,000여 명의 투자금 2,570억 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특검에 따르면, 김건희 씨는 우회 상장 전부터 네오세미테크의 신주인수권 6억 8,000만 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었다. 어떤 경위로 신주인수권을 취득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김건희 씨는 네오세미테크가 우회상장한 당일(2009년 10월 6일) 이 신주인수권을 주식 12만 317주로 전환했다. 주당 5,650원 정도다.
열흘 뒤인 2009년 10월 16일 김건희 씨는 증권사 직원과 전화로 이런 대화를 나눴다.
김건희 : 제가 일단 오늘 공매도하는 걸 먼저 받았어요.
증권사 직원 : 공매도하실 필요 있나, 이 가격에?
김건희 : (전략)... 21일, 23일 이렇게 해가지고 300만주가 나와요. 워런트 가진 사람들이.
(중략)
김건희 : 뭐 세 배로 생각했는데 그것도 안되더라고요.
증권사 직원 : 여러 사람이 받은 건 아닐거에요. 몇몇 사람 받은 것 아니겠어요?
김건희 : 그건 정확히 모르겠어요.
- 김건희-증권사 직원 통화 내용 중 (2009년 10월 16일)
대화 내용을 당시 상황과 맥락으로 해석해보면 이렇다. 김건희는 네오세미테크 주식 300만 주가 곧 시장에 풀린다는 정보를 누군가로부터 들었다. 김건희 본인처럼 신주인수권 (워런트)을 가진 사람들이 주식으로 전환하는 물량인 것으로 보인다. 주식 300만주가 시장에 풀리면 주가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이에 따라 누군가는 공매도를 준비하는 상황이다. (공매도란 주식을 빌려서 먼저 팔고 나중에 주식을 사서 되갚는 거래다. 주가가 떨어질 경우 떨어진만큼의 차액을 이득으로 얻게 된다.) 그렇다면 현재 주식을 12만주나 가지고 있는 김건희는 어떻게 해야할까? 주식이 나오기 전에, 그리고 누군가의 공매도 작전이 실행되기 전에 주식을 팔아야 한다.
위 대화가 오갔던 10월 16일 김건희 씨는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매도 금액은 14억 7,000만 원, 주당 1만 2,200원 정도다. 시세 차익은 7억 9,000만 원, 수익률은 117%에 이른다. 본인이 기대했던 세 배, 즉 200%의 수익률과 비교하면 낮지만 일반적인 주식 투자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수익률이다.
정리하면 김건희 씨는 당시 핫했던 작전주의 신주인수권을 샀고, 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중에 중요한 미공개 정보를 알게 됐고, 그 정보에 기반해 주식을 매도함으로써 이익을 확정하고 손실을 회피했다. 5개월 뒤인 2010년 3월 이 종목은 분식회계가 드러나 거래정지됐고 그해 8월 상장폐지됐다.
네오세미테크는 민중기 특검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이기도 하다. 민중기 특검은 판사로 재직하던 2009년 이 주식 1만 2,306주를 가지고 있다가 2010년 3월 거래정지 직전에 팔아 1억여 원의 이익을 확정하고 손실을 회피했다. 네오세미테크에는 민중기 특검과 같은 대전고 출신 임원이 5명 근무했다.
네오세미테크 사건에서 김건희와 민중기를 잇는 공통 분모가 되는 인물은 바로 특수부 검사 출신인 양재택 변호사다. 당시 네오세미테크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던 양 변호사는 2004년 김건희 최은순 모녀와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최은순 씨가 당시 미국에 있던 양 변호사의 아내에게 2,000만 원을 보낸 사실이 알려진 그 인물이다. 양재택 변호사는 민중기 특검과 같은 대전고 출신이다.
김건희 씨가 네오세미테크 주식 거래로 거액을 벌어들인 2009년 10월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작전이 시작되기 불과 석달 전이다. 작전주를 통해 번 돈을 또다른 작전에 투입한 셈이다.
‘슈펙스피엔피’.... 5,200만 원 벌어 선수에게 40% 수수료 지급
도이치모터스 작전 시기에 김건희 씨가 거래한 또다른 종목은 ‘슈펙스피엔피’라는 종목이다. 김건희 씨의 슈펙스피엔피 거래에는 특징이 있다. 바로 또다른 ‘선수’의 역할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작전에서 ‘선수’ 이 모 씨가 김건희 씨 계좌에 있는 돈으로 거래를 해준 것과 유사한 형태로, 슈펙스피엔피 주식을 거래해 준 또다른 ‘선수’가 등장한다.
김건희 계좌로 슈펙스피엔피 주식을 거래해 준 사람은 2009년 도이치모터스 우회 상장 당시 이 작업을 총괄했던 두창섬유 전 대표 1973년생 이 모 씨다. 이 씨는 최은순 김건희 모녀와 오랫동안 연을 맺어온 관계로 김건희 씨가 2011년 투자한 또다른 주가조작 관련 회사인 유아이의 경영진이기도 했다. (관련 기사 : https://www.newstapa.org/article/DEA7Q)
김건희와 증권사 직원의 통화에서는 이 씨의 이름이 직접 언급되기도 했다.
증권사 직원 : 5만주 씩 10만주 정도 처분하라고 하더라고요, 이00 대표가.
김건희 : 네 알았어요. 다 끝나면 전화주세요.
- 김건희-증권사 직원 통화 내용 중 (2011.2.8)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선수’가 김건희의 계좌에 대한 주문 권한을 위임받아 거래를 한 것처럼, 슈펙스피앤피 주식은 이 모 대표가 대신 거래를 해준 것으로 보인다.
그로부터 사흘 뒤 김건희와 증권사 직원은 수수료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김건희 : 40%면 얼마에요?
증권사 직원 : 1,840만 원.
김건희 : 예 알겠습니다.
증권사 직원 : 대충 그리 아시고요.
- 김건희-증권사 직원 통화 내용 중(2011.2.11)
특검은 공판에서 김건희가 2011년 1월부터 2월 사이 슈펙스피엔피 주식 거래로 5,200만 원의 차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그리고 위 대화가 오간 2011년 2월 11일 선수 이 모 씨에게 1,840만 원을 송금했다고 밝혔다. (다만 5,200만 원의 40%라면 2,040만 원이어서 특검이 밝힌 숫자가 정확히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선수’에게 계좌를 맡기고 그에 따른 수수료 40%를 지급하는 패턴이 도이치모터스 사건 거래에서도 반복된다는 것이다. 40%의 수수료는 통상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는 것으로 투자자가 주가조작 작전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 증거 중 하나로 간주된다.
하한가에 팔았다가 또 하한가에 매집
특검이 공개한 김건희 씨의 마지막 투자 회사는 ‘시노펙스’다. 시노펙스는 주가조작과 연관된 종목은 아니다. 그러나 이 주식을 매매한 김건희 씨의 행태에는 다소 이상한 점이 있다.
2011년 2월 17일 시노펙스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김건희는 보유하고 있던 시노펙스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김건희 : 매매가 하한가를 친대요. 팔지 말라고...
증권사 직원 : 살 수는 있어요. 누가 다 가져가네, 가져가긴.
- 김건희-증권사 직원 통화 내용 중 (2011.2.17)
특검에 따르면 김건희는 보유하고 있던 시노펙스 주식이 하한가를 치자 전량 매도를 했는데, 누군가로부터 어떤 정보를 듣고 다시 하한가에 주식을 매수했다. 위 대화는 김건희가 증권사 직원에게 주식을 다시 사야 한다고 말하는 대목이다. 특검은 김건희가 하한가에 다시 매수를 한 것은 ‘세력이 하한가를 풀고 다시 매집을 한다는 정보’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시세조종 세력이 시노펙스의 수급을 관리하고 있었다며 김건희가 세력과 소통하며 시세조종에 편승해 부당 이익을 얻으려 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건희 측 변호인은 시노펙스와 관련해 주가조작으로 처벌받은 사람이 없으며 따라서 시노팩스의 사례는 김건희가 주가조작 종목에 투자를 한 게 아니라 단지 위험한 투자를 하는 투자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보여주는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특검은 당시 시노펙스의 수급을 관리하는 세력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으며 김건희가 이 세력과 소통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맞섰다.
다만 김건희가 하한가에 주식을 팔았다가 다시 산 날 이후, 시노펙스 주가는 9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김건희, 1차 작전 전에도 차명으로 먼저 도이치 주식 샀다
이날 공판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관련해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도 공개됐다.
우선 김건희 씨가 자신의 이름으로 된 계좌 뿐 아니라 다른 사람 명의, 그러니까 차명 계좌를 이용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검은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작전이 시작되기 전, 그러니까 2010년 1월 1차 작전 선수인 이 모 씨를 만나기 전에 이미 김 모 씨라는 사람의 계좌를 이용해 차명으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1차 작전 선수를 만나기도 전에 도이치모터스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해 미리 매집한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특검은 김건희 씨가 언제 얼마치의 주식을 사서 얼마에 팔아, 어느 정도의 시세 차익을 올렸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건희 씨는 2011년에도 차명 계좌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매해 차익을 거뒀다. 특검에 따르면 2011년 8월 11일부터 11월 24일 사이 도이치모터스 주식 4만 2,148주, 1억 4,805만 원 어치를 매수했고, 이후 이를 매도해 3,000만 원의 차익을 거뒀다. 당시 김건희가 이용한 차명 계좌를 빌려준 사람은 코바나 컨텐츠 이사로 되어 있던 김범수 전 아나운서였다.
김건희 : 도이치 3천만원어치하고 0000? 그거 2,000만 원어치 하세요. 총 5,000이죠?
증권사 직원 : 아직은 우리 대표님이 지정이 안돼서 김범수 이사하고 통화할게요.
김건희 : 거기는 얘기해놨어요. 이건 그냥 차명으로 하는 거예요, 그냥. 문자주세요.
증권사 직원 : 네
- 김건희-증권사 직원 통화 내용 중 (2011.8.9)
‘김건희 엑셀파일’ 본 적도 없다더니… 직접 출력해 증권사 직원에게 전송
블랙펄 인베스트 사무실에서 발견된 이른바 ‘김건희 엑셀 파일’에 대해 김건희 씨가 거짓으로 진술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2022년 9월 뉴스타파가 처음 보도한 이른바 김건희 엑셀 파일은 주가조작 세력과 김건희 씨의 연관성에 대한 가장 확실한 물증 중 하나로 여겨져 왔다. 김건희 씨는 그동안 검찰 조사에서 해당 파일에 대해 “본 적도 없다”며 자신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그러나 특검 수사 결과 김건희 씨는 해당 엑셀파일을 출력해 증권사 직원에게 보내고 의견을 묻기까지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검에 따르면 해당 엑셀파일은 블럭딜 이후 주가조작 세력과의 수익 정산을 위해 작성된 것이었다.
공범 주가조작 ‘선수’에게 “난 돈 대고 넌 기술… 신뢰 쌓으면 사람들 소개”
이날 재판에서는 2013년에서 2016년 사이 김건희 씨와 수백 통의 메세지를 주고받았다는 공범 이 모 씨와의 대화 내용이 추가로 공개됐다.
지난 23일 한국일보는 공판에서 공개된 내용을 포함해 김건희와 이 씨 사이의 메신저 대화 내용을 복원해 보도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 선수에게 같이 ‘작전’을 하게 되면 ‘전주’를 소개해주겠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 확인됐다.
주가조작 선수 : 너가 버는 겨. 날 활용해서 ㅋㅋ
김건희 : 주완이가 맨날 그래서 사기꾼된 거고
김건희 : 맨날 내일 내일 하잖아.
김건희 : 넌 더욱 그러면 안돼
주가조작 선수 : 글치 개놈 ㅎ 난 못 그래.
김건희 : 난 돈을 대고 넌 기술을 대는데 신뢰만 쌓이면 끝이야.
김건희 : 신뢰를 목숨 같이 생각하고 쌓아
김건희 : 그래야 나도 결국 널 사람들 소개시켜주잖아.
- 김건희-주가조작 선수 이 모 씨 메신저 대화 내용 (2013.4.13 / 출처 : 한국일보)
대화의 맥락은 이렇다. 두 사람은 도이치 주가조작 1차 작전의 선수였던 ‘주완이’를 함께 비난한다. ‘주완이’는 1차 작전 선수인 다른 이 모 씨가 사용하던 가명이다. 그런데 김건희는 자신의 대화 상대방이었던 이 모 씨에게 ‘너는 주완이처럼 하면 안된다’면서 ‘난 돈을 내고 넌 기술을 대는데 신뢰만 쌓이면 끝’이라고 말한다.
즉, 시세 조종 약속을 지키지 못한데다 돈 거래가 불투명했던 ‘주완이’와 달리 ‘너’가 제대로만 한다면 함께 뭔가 다른 일을 도모해볼 수 있다고 제안한 것이다. “내가 돈을 대고 너가 기술을 대는” 그 일은 대체 무엇일까. 공범 이 모 씨는 여러 차례의 주가조작 전과가 있던 인물이다. 신뢰만 쌓이면 ‘끝’이라는 건 무슨 뜻일까. 신뢰만 쌓이면 여러가지 잴 것 없이 바로 ‘작전’에 돌입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
그 다음 제안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신뢰를 목숨같이 생각하고 쌓으면 사람들을 소개해주겠다’는 것, 이 말은 이 씨와 함께 일단 ‘작전’에 들어가면 자신이 돈을 대는 것 뿐 아니라 돈을 댈 수 있는 다른 전주들을 소개해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도이치모터스 작전에 김건희 씨 뿐 아니라 권오수 회장 주변의 다른 전주들이 함께 참여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자신이 주된 기획자가 되어서 ‘작전’에 동원할 전주들을 소개해주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1년 전 윤석열 검찰 “김건희는 주식 관련 지식, 전문성, 경험 부족”
지금으로부터 거의 1년 전인 2024년 10월 17일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씨에게 면죄부를 줬다. 뉴스타파는 당시에도 검찰의 거짓말을 조목조목 반박한 바 있다. 서울 고검과 특검의 수사가 진행된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뉴스타파가 당시 지적한 것보다 훨씬 많은 거짓말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김건희가 주식을 잘 모르고 권오수가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피의자는 주식 관련 지식, 전문성, 경험 등이 부족하고, 시세조종 관련 전력이 없는 점, 상장사 대표인 권오수를 믿고 초기부터 회사 주식에 지속적으로 투자한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권오수가 시세 조종 범행을 한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도 인식 또는 예견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됨."
"이정0, 이00, 김00 등은 모두 피의자가 주식을 잘 모르고 지식, 경험도 부족하다는 취지로 진술”
- 김건희 불기소 관련 검찰 보도자료 중 (24.10.17)
그러나 재판에서 공개된 특검의 수사 결과에 따르면 김건희는 주식을 잘 모르고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사람과는 거리가 멀었다.
정리해보자.
김건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작전 직전에 다른 ‘작전주’의 신주인수권부 사채에 투자해 8억 원에 가까운 시세 차익을 벌었다. (이 돈의 상당 부분이 도이치모터스 작전에 투입됐을 것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작전이 진행되는 중에는 끊임없이 태광이앤씨나 우리기술, 슈펙스피엔피 등 다른 ‘작전주’를 기웃거리며 투자해 수천만 원 씩의 수익을 올렸다. 이때 대신 매매를 해준 ‘선수’에게는 수익의 40%를 지급하기도 했다. 시노펙스 주식을 하한가에 팔았다가 곧바로 하한가에 다시 사는 기이한 패턴의 매매를 하기도 했다. ‘세력’에 대한 맹신이 없으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거래 패턴이다.
더 나아가 도이치 작전 중에는 다른 사람의 계좌를 활용해 차명으로 주식을 사고 팔아 수익을 올리는, 그 자신이 이미 ‘선수’가 된 듯한 거래를 하기도 했고, 주식시장의 유명한 선수에게는 “내가 돈을 대고 너가 기술을 대는” 작전을 제안하며 사람들을 소개해주겠다고까지 했다.
김건희 씨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린 서울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수사 초반에 김건희의 계좌를 압수수색했다. 특검이 재판에서 공개한 수상한 거래 내역들을 정말 몰랐을까. 모르는 척한 것일까. 어느 쪽이든 책임은 피해갈 수 없다.
뉴스타파 심인보 inbo@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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