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위험 숨긴 것처럼 SNS 위험 감췄다” [뉴스in뉴스]
[앵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자사의 서비스가 이용자의 정신 건강을 해친다는 연구 결과를 알고도 감췄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메타의 한 직원은 담배업계가 "담배가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들만 알고 숨겼던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우려했는데요.
박대기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이번 연구결과가 어떻게 드러난 건가요?
[기자]
미국 전역의 교육청들이 메타와 틱톡, 스냅챗, 구글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데요.
10대들의 SNS 사용을 유도했고 아동 성학대 콘텐츠 차단에 실패했다는 내용용입니다.
미국에서는 '디스커버리'라는 증거 개시 절차를 통해서 회사의 내부 문건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꼭 도입돼야 하는 중요한 제도인데요.
이 절차를 통해서 메타가 SNS의 유해성에 대해 연구를 한 자료가 확인된 것입니다.
이 문건이 재판 과정에서 제출된 건 로이터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메타가 했다는 연구 내용은 어떤 것이죠?
[기자]
'프로젝트 머큐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요.
2020년에 한 연구입니다.
일주일 동안 페이스북 사용을 중단한 사람은 우울감과 불안, 외로움이나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심리가 감소했다는 내용입니다.
메타는 이러한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연구를 중단시켰습니다.
내부 문건에 따르면 메타는 '기존의 언론 보도에 의해 오염됐다', 즉 언론이 부정적 기사를 쓴 것에 영향을 받았다면서 연구를 중단시켰는데요.
하지만 메타의 한 직원은 담배업계가 담배 위험성을 연구해놓고도 감춘 것하고 뭐가 다르냐면서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결국 이 연구 대로라면 메타는 인스타그램같은 서비스가 우울감과 불안을 증폭시키는 걸 알면서도 10대들의 이용을 활성화시키려는 행동들을 한 혐의가 있는 것입니다.
메타는 연구 방법론에 문제가 있어서 중단한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어떻습니까?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미국 내에서도 SNS로 인한 청소년들의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죠?
[기자]
단적으로 드러난 게 사흘 전 시카고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인데요.
화면으로 보시죠.
총성이 울리자 시민들이 사방으로 도망칩니다.
손을 꼭 쥔 두 노인이 겨우 몸을 피하기도 합니다.
지난 주말, 미국 시카고에서 일어난 이 총격으로 10대 7명이 다쳤습니다.
1시간 뒤엔 또다른 총격이 벌어져 결국 14살 청소년이 숨졌습니다.
틱톡이나 인스타 등 SNS를 통해 약속을 잡고 벌이는 집단 행동, '틴 테이크오버'라고 부르는데요.
시카고를 비롯한 미국 도시들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빈부격차에 대한 불만과 코로나로 인한 사회화 부족, 10대들이 놀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 등이 이유로 꼽히는데요.
기폭제가 된 건 SNS입니다.
실시간으로 좌표를 찍어 모여든 뒤 난동을 부리는 걸 생중계하며 영웅 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말씀하신 틴 테이크오버, 10대들의 도심 접수 행위는 어떤 SNS를 통해 이루어지는 겁니까?
[기자]
틱톡이나 스냅챗을 통해서 '좌표찍기'가 이루어지고요.
인스타나 X를 통해서 난동 영상을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경찰도 SNS를 미리 조사해 대비는 했지만, 수백 명의 10대가 몰려오면 대응에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은 SNS업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앵커]
실제로 16세 미만은 SNS를 못 쓰게 하는 나라도 있죠?
[기자]
네 호주가 올해부터 16세 미만의 SNS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즉 중학생까지는 SNS를 못 쓰게 한 것인데요.
부모가 동의를 하더라도 아예 못 쓰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제도가 도입된 건 비극적인 사건들이 연이어 터졌기 때문인데요.
미사를 집전하던 주교에게, 누군가 흉기를 휘두릅니다.
범행 장면이 그대로 SNS에 퍼져 호주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죠.
범인은 10대 청소년, SNS로 극단주의자들과 교류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결국 정치권이 나서서 청소년 SNS 이용을 금지한 것입니다.
최근 말레이시아도 호주의 사례를 참고해서 내년부터 16세 미만의 SNS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메타나 X, 유튜브 쇼츠를 만드는 구글은 모두 거대기업이죠.
하지만 호주나 말레이시아는 굴하지 않고 규제정책을 내놓았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는 뭐하고 있나 궁금해지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말씀드린 담배회사들은 담배의 위험성을 감췄다가 결국 들통이 났고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담배를 규제하고 가격도 높였습니다.
비슷한 조치들이 최소한 청소년들에 대해서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SNS 중독의 위험성에 대해서 활발한 연구가 필요하고 규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물론 SNS중독이 청소년만 문제되지 않습니다.
'뇌 썩음'이라고 하죠 중독적인 짧은 영상들이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고 허위정보 유통의 온상이 되고있는데요.
물론 언론의 자유는 중요합니다만, 중독을 막을 대안도 마련돼야 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대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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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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