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배우이고 싶다” ‘영원한 현역’ 이순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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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고령 배우였던 이순재가 25일 새벽 서울의 한 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떴다.
이순재는 데뷔 이후 1965년 TBC 1기 전속 배우로서 왕성한 활동을 시작했다.
이순재는 지난해 '2024 한국방송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했는데, 이는 방송 3사 연기대상 역대 수상자들 중 최고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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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명을 유지하는 터전이 바로 무대”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대한민국 최고령 배우였던 이순재가 25일 새벽 서울의 한 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떴다. 향년 91세.
1934년 함경북도 회령 출생인 이순재는 4세 때 조부모를 따라 서울로 내려왔다. 호적상으로는 1935년생이다. 고인은 철저하게 건강 관리를 하며 최근까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영화 《대가족》, KBS 드라마 《개소리》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고, 4월 한국PD대상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이순재는 서울대 철학과에 재학 중이던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를 통해 배우로 데뷔했다. 이듬해엔 국내 최초의 텔레비전 방송국인 대한방송 드라마 《푸른지평선》에 출연했다. 그의 연기 인생은 올해로 70년이다.
고인은 생전 언론 인터뷰에서 "대학 1학년부터 연극을 하다 보니 조금씩 빠져들었던 것 같다"며 "다시 태어나도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또 "내가 생명을 유지하는 터전이 바로 무대이고 살아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영국 배우 로렌스 올리비에가 출연한 영화 《햄릿》을 보고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이순재는 데뷔 이후 1965년 TBC 1기 전속 배우로서 왕성한 활동을 시작했다. 주요작으로는 드라마 《동의보감》(1991), 《사랑이 뭐길래》(1991~92), 《목욕탕집 남자들》(1995~96), 《보고 또 보고》(1998~99), 《야인시대》(2002~23), 《허준》(2013) 등 100편이 넘는다. 특히 1972년 한국방송(KBS) 드라마 《여로》의 주인공으로 출연해 큰 인기를 얻었다.
대표작 중 하나인 《사랑의 뭐길래》에서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표상이었던 '대발이 아버지'를 연기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이 드라마의 시청률은 65%를 기록했다. 주요작을 포함해 단역으로 출연한 작품들도 더하면 작품 수는 셀 수 없을 정도다. 고인은 주연과 조연을 오가며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고, 출중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의 연기 스펙트럼은 여기에만 머물지 않았다. 70대 들어 출연한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2006), 《지붕 뚫고 하이킥》(2009)에서는 코믹 연기도 선보였다. 이순재는 근엄하고 가부장적인 기존 이미지 대신 '야동 순재'라는 캐릭터를 잘 살려내면서 당시 폭발적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10대를 비롯해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예능 《꽃보다 할배》(2013)에서는 의욕 넘치는 모습을 보여줘 '직진 순재'라는 별명도 생겼다.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고인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장수상회》(2016), 《앙리할아버지와 나》(2017), 《리어왕》(2021)을 통해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특히 200분 분량의 공연 《리어왕》에서는 방대한 대사량을 완벽하게 소화해 큰 호평을 받았다. 이순재는 지난해 '2024 한국방송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했는데, 이는 방송 3사 연기대상 역대 수상자들 중 최고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한평생 연기에 몸 담은 고인은 잠시 정치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1992년 14대 총선에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민자당) 후보로 서울 중랑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민자당 부대변인과 한일의원연맹 간사 등을 지냈다.
이순재는 최근까지 가천대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등 연기자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도 꾸준히 관심을 가졌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이고, 한국 연극인장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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