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참 스승, 연기의 역사였다” 고 이순재 별세…연예계 추모 물결 [종합]

25일 유족에 따르면 이순재는 이날 새벽 눈을 감았다. 향년 91세. 고령에도 배우 활동을 이어오던 고인은 지난해 말부터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으며 활동 등을 중단하고 안정을 취해왔다.
고인의 비보에 배우, 가수, 코미디언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후배 연예인들이 추모의 뜻을 전하고 있다.
고인과 과거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을 통해 호흡을 맞췄던 배우 정보석은 “선생님, 그동안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연기도, 삶도, 그리고 배우로서의 자세도 많이 배우고 느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제 인생의 참 스승이신 선생님. 선생님의 한걸음 한걸음은 우리 방송 연기에 있어서 시작이고 역사였습니다”라며 “많은 것을 이루심에 축하드리고 아직 못하신 것을 두고 떠나심에 안타깝습니다”고 애도했다.
모델 출신 방송인 배정남도 “너무나도 존경하는 선생님과 드라마를 함께할 수 있어서 제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습니다. 편히 쉬세요. 선생님..”이라며 먹먹함을 전했다.

이어 “좋은 곳에 계실 거라 생각한다”면서 “한평생 도전을 멈추지 않으셨던, 열정을 다하셨던 모습 잊지 않겠다, 존경한다”라고 덧붙였다.
방송인 김영철 역시 오전 라디오를 진행하던 중 부고를 접한 뒤 “마치 친정 어르신이 돌아가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너무 슬프다”며 “연예계에서도 후배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으셨던 분이셨는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배우 한지일은 “연극에 큰 애정이 많으셨던 이순재 대선배”라며 “생활 연극 시상식 때면 참석하셔서 후배들을 격려해 주시고 70~80명의 회식 장소에 함께하시며 전체 식사비를 계산하시는 것도 직접 목격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나도 인정 많고 후배 사랑을 아끼지 않으셨던 대선배 이순재 형님.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세요.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애틋함을 남겼다.
그룹 AOA 출신 권민아 역시 고인의 사진을 게재하며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셔서 많은 걸 배우고, 느끼고, 그때의 저에게는 더 열심히 한 계기가 돼주셨어요. 뚜렷이 기억이 나네요. 앞으로도 그 말씀들 잊지 않고 간직하겠습니다”라고 애도의 뜻을 남겼다.
그러면서 “따뜻한 미소가 많이 그립네요. 늘 환하게 웃어주셨는데. 선생님의 연기는 평생 남아있을 거예요. 편히 쉬세요. 존경합니다”라고 그리움을 드러냈다.
가수 태연도 고인과 과거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손을 모아 기도하는 이모티콘으로 추모를 대신했다.

이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고인은 MBC ‘사랑은 뭐길래’, KBS ‘목욕탕집 남자들’ 등 주말 드라마를 통해 국민 아버지 반열에 올랐다. 사극에서도 고인의 입지는 대단했다. ‘사모곡’, ‘인목대비’, ‘상노’, ‘풍운’, ‘독립문’ 등 1970·80년대 사극에 꾸준히 출연했고, ‘허준’(1999), ‘상도’(2001), ‘이산’(2007) 등을 카리스마 넘치고 묵직한 연기로 히트시켰다.
이를 넘어서 고인은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 시트콤으로도 전성기를 맞이했다. 70대 들어 출연한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2006), ‘지붕 뚫고 하이킥’(2009)에서는 기존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코믹 연기에도 열정을 쏟아부으며 대중에게 사랑을 받았다. 특히 극중 캐릭터이자 별칭이던 ‘야동 순재’로 큰 웃음을 안겼다.

당시 고인은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 오늘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을 받게 됐다”며 “시청자 여러분께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하다”고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이는 고인의 공식석상 마지막 인사가 됐다.
배우 활동 외에도 고인은 1970∼80년대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회장을 세 차례 역임했고, 1992년 14대 총선에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민자당) 후보로 서울 중랑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이후 국회의원으로서 민자당 부대변인과 한일의원연맹 간사 등도 역임했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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