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중 해빙 기류…고물가에 실리 챙긴 건가 또 ‘타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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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자신이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에 상호 방문하기로 합의하면서 미중 관계가 급속히 해빙 무드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달 부산에서의 정상회담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시 주석이 먼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회담을 제안한 것은 중국 외교 관례상 이례적이다.
미중 갈등의 구조적 요인이 해소되기보다는 양국이 '필요에 의해' 잠시 손을 맞잡는 국면이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경제적 압력 속에서 중국과의 충돌 강도를 조절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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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전화 받고 내년 상호 방문 계획 밝혀
"이제 우리는 큰 그림에 눈을 둘 수 있게 돼"
고물가로 어려울 때 시진핑이 손 내밀자 호응
다카이치 발언에 '전범국' 내세워 美 차단 나서
갈등 여전한 상황에서 '해빙'은 일시적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자신이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내년 중 답방을 초청한 사실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에 상호 방문하기로 합의하면서 미중 관계가 급속히 해빙 무드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달 부산에서의 정상회담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시 주석이 먼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회담을 제안한 것은 중국 외교 관례상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이제 우리는 큰 그림(big picture)에 눈을 둘 수 있게 됐다"고 밝히며 경제·안보를 아우르는 '빅딜'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에서의 회담 이후 펜타닐·대두·희토류·반도체 문제를 포함한 미중 간의 여러 합의가 이행 궤도에 올랐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대화 모드를 둘러싼 워싱턴과 국제사회의 해석은 엇갈린다. 미중 갈등의 구조적 요인이 해소되기보다는 양국이 '필요에 의해' 잠시 손을 맞잡는 국면이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경제적 압력 속에서 중국과의 충돌 강도를 조절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번 해빙 흐름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국내 환경과 밀접하게 맞물린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커피 가격은 전년 대비 19%, 바나나는 7%나 올랐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어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미국 가계의 최대 불만 요인으로 지목되는데다, 최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한 주요 이유로도 물가 상승이 꼽힌다. 고물가 현상이 심상치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커피와 소고기, 바나나, 파인애플 등 특정 농산물을 상호관세에서 면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 정책이자 상징처럼 여겨진 고율관세 정책은 소송과 시장 모두의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상대국인 중국과 갑작스레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트럼프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역시 트럼프는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항상 물러선다)라는 조롱까지 제기된다. 중국의 기술 굴기를 막겠다며 '미국의 부를 중국이 갈취한다'고 규정해 관세전쟁을 벌였지만 뒷걸음질하거나 연기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는 비판의 연장선이다.
CNN은 "이번 관세 면제 조치는 무역업계가 '타코'라 부르는 현상의 일부"라며 "관세 문제에서 트럼프는 이미 여러 조치를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상황 역시 녹록지 않다. 시진핑 주석은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장시간 거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시 주석은 "대만의 중국 복귀는 전후(제2차 세계대전 후) 국제 질서를 구성하는 중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일본이 개입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을 겨냥해 '전범국 일본'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이 2차 대전의 '반파시즘 투쟁'을 언급하며 미국에 전후 질서의 공동 책임을 강조한 것도 미국에 명분을 내세워 일본 편에 설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측은 백악관의 공식 발표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은 2차 대전 승리의 중요한 일원이었으며, 미국은 대만 문제가 중국에 얼마나 중요한 사안인지 이해한다"고 답했다고 전해졌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 시기의 '대만 방어 공언'과는 결이 다른 메시지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으면서도 최근에는 대만의 자력 방어를 강조하며 3억3000만 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해 중국이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문제도 의견을 나눴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평화 프레임워크를 논의한 직후 시 주석은 "공평하고 항구적인 평화협정이 조기에 체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자신이 구상하는 종전 구도의 윤곽을 시 주석에게 공유한 것으로 알려져 미중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에 협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미중 양국이 서로의 필요에 의해 관계 개선을 시도한다 해도, 양측의 핵심 갈등은 여전히 그대로다.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기술 안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중국 기업을 겨냥한 미국의 규제, 남중국해와 인도·태평양에서의 군사적 긴장 등은 단기간 내에 타협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야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내년에 양국 정상이 두 차례나 마주 앉는다면 경제·안보 전반에서 일정 수준의 '교환'이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본다.
예켠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관세전쟁이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 시기를 전후해 정리될 것이라는 전망은 워싱턴 내에서도 제기돼 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큰 그림'을 강조하는 맥락에는 우크라이나, 대만, 중동, 남미 등 사실상 미중 영향력이 교차하는 지역을 하나의 패키지로 다루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에는 쓰지 않던 'G2'라는 표현을 최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위상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기류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서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지역 패권'을 일정 부분 용인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한국과 일본의 안보전략은 다시 짜야 할 수도 있다.
결국 이번 미중 해빙 국면은 '트럼프의 실리 외교'와 '국내 정치·경제 압박 회피'라는 두 가지 길이 한 길목에서 만나 나온 현실적 방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농가·기업의 지지,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
중국 역시 부동산 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과 실업률 상승, 수출 감소로 인한 내부 불안을 통제하기 위해 미중 갈등 관리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서로에게 필요한 순간이자 서로에게 부담이 되는 상황이 공존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미중의 구조적 갈등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이번 '해빙'이 진정한 화해인지 아니면 고물가·미국 내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트럼프식 임기응변인지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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