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그룹’ 걸셋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리듬앤드블루스(R&B)의 유려함이 엿보이는, 조금은 음울한 비트가 좀처럼 결론을 내리지 않고 흘러간다.
걸셋(GIRLSET)의 두 번째 싱글 '리틀 미스(Little Miss)'다.
JYP엔터테인먼트의 4인조 걸그룹인 걸셋에겐 특이한 점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는 한국 출신 멤버가 없다는 점이다.
'리틀 미스'는 '세계인을 위한 새로운 K팝 그룹'이라는 표정을 보이지 않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4인조 걸그룹인 걸셋에겐 특이한 점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는 한국 출신 멤버가 없다는 점이다. 올해 무서운 유망주로 부상한 하이브의 캣츠아이(KATSEYE)와 유사하다. 흔히 '현지화 그룹'이라고 부르는 형태인데, 이 표현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한국 지역성을 덜어냈다는 면에서는 '글로벌 그룹'이 더 마땅해 보이기도 한다. 사실 걸셋은 2023년 비춰(VCHA)로 데뷔했다가 멤버 재편과 리브랜딩을 거쳐 8월 싱글 '커마스(Commas)'로 재데뷔했다.
‘리틀 미스'에는 향수를 느끼게 하는 구석이 제법 있다. 무선호출기나 2G 휴대전화 광고로 써도 좋을 듯한 Y2K(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스타일 티저, 16:9와 4:3을 오가는 뮤직비디오 화면 비율, 오래된 홈비디오 촬영을 연상케 하는 흔들리는 화면, 도로를 막아둔 게토의 풍경과 농구공 같은 것들이 그렇다.
사운드도 2000년 무렵 힙합과 R&B의 좀 거창하고 긴박한 무드를 기반에 두고 여러 이야기를 툭툭 던지는 듯한 멜로디를 들려준다. 후렴으로 들어설 준비를 하는 프리코러스(pre-chorus) 대목에서는 '그때 그 시절' R&B의 포근하고 매끄러운 질감이 느껴진다. 은근한 긴장 속에 화음이 톡톡 터져 나오는 순간들이 매력적이다.
한국 지역성 덜어낸 신인 아티스트
새출발하는 아티스트에게는 달갑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걸셋을 비춰와 비교하지 않기란 어렵다. 과거 비춰는 세계시장을 향해 "이게 요즘 핫한 K팝이라는 건데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에 비해 걸셋은 한국이나 K팝을 별로 세일즈하지 않는다. 뮤직비디오 오프닝에서 걸셋 멤버들이 커다란 유리상자에 담겨 배송되는 장면이 나오는 게 그나마 한국적이라고 할까. '리틀 미스'는 '세계인을 위한 새로운 K팝 그룹'이라는 표정을 보이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글로벌 팝시장 일원으로서 한 기획사가 제작한 신인 아티스트를 보여주는 듯하다. K팝 시장 속 '글로벌 그룹'으로서 정체성도 거기서부터 시작된다.과거에 비해 훨씬 거칠고 도발적으로 바뀐 멤버들의 표정과 음악적 연출도 K팝의 표현 범주 안팎으로 넘실거린다. 좋은 성과를 거둔다면 2025년은 캣츠아이와 걸셋이 K팝을 바꾸기 시작한 해로 기록될지 모른다. 이들이 안과 밖에서 어떻게 K팝에 새로운 얼굴을 부여할지 기대하며 지켜볼 가치가 충분하다.
미묘 대중음악평론가
Copyright © 주간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노령견 항암치료는 완치보다 삶의 질 향상에 맞춰져야
- “중동전쟁,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기 실적에 큰 타격 없을 듯… 헬륨 등 반도체 핵심 소재 재
- “왕좌 복귀” 노리는 브라질, 월드컵 앞두고 공격수 무한 경쟁 돌입
- 북극성 별자리 지상에 연출한 듯한 BTS 광화문 공연
- 주사제로 콜라겐 생성 유도… 피부 탱탱하게 하는 미용 시술의 과학적 원리
- [영상] 사찰 안내하고 불교 교리도 설명… 동국대에 세계 최초 AI 로봇 스님 등장
- 젠슨 황 ‘우주 데이터센터’ 새 비전 발표… 한국 태양광 기업 힘 받는다
- ‘활력 충전’ 제철 밥상
- 소유보다 경험에 돈 써야 행복해진다
- “트럼프, 전쟁 계속하라”… 네타냐후와 빈 살만, 이란 신정체제 붕괴에 의기투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