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더 죽어야 법이 움직일까요?”…스토킹 살해 유족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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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에서는 범죄로 벌받는 사람은 범죄자가 아니라 피해자입니다. 범죄자는 형을 살고 나오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피해자와 유가족은 범죄로 인해 일상을 영원히 회복할 수 없습니다. 우리 가족 역시 그렇습니다. 그날 이후 우리의 시간은 멈춰버렸지만, 우리의 사회의 법과 제도는 그날 이전과 거의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용 의원은 어제 (24일) 이은총 씨 유가족, 한국여성단체 연합 등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정폭력처벌법을 전면적으로 개정해야지만 친밀관계폭력 입법 공백을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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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에서는 범죄로 벌받는 사람은 범죄자가 아니라 피해자입니다. 범죄자는 형을 살고 나오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피해자와 유가족은 범죄로 인해 일상을 영원히 회복할 수 없습니다. 우리 가족 역시 그렇습니다. 그날 이후 우리의 시간은 멈춰버렸지만, 우리의 사회의 법과 제도는 그날 이전과 거의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 인천 스토킹 살해 사건 유가족 이경숙 씨 (24일, 국회)
2023년 7월, 이은총 씨는 출근하려고 집을 나서자마자 현관문 앞에서 기다리던 전 남자친구가 휘두른 흉기에 숨졌습니다.
가해자 설 씨는 이 씨의 '헤어지자'는 말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폭행과 스토킹 끝에 범행에 이르렀습니다.
유가족이 KBS에 이은총 씨의 이름과 생전 모습을 공개하면서 바랐던 건 '엄벌'과 '재발 방지'였습니다.
하지만 2년 뒤, 이 씨의 유가족은 국회 기자회견장에 섰습니다. "그사이 달라진 게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 '교제폭력' 급증했지만 … 별도 입법은 '아직도'
지난해 살인 범죄(미수 포함) 여성 피해자 333명 가운데 30%를 넘는 108명은 '친밀한 관계'에 의한 폭력 피해를 당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스토킹 살인 사건이 잇따르자,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제도 개선에 나서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문제는 급증하는 사건에 비해, '교제폭력'을 처벌할 법체계가 미비하다는 점입니다.
지난 9일 국회 입법조사처도 "교제폭력 피해자 보호에 관한 입법은 일반 형사 입법보다 명확성의 요구가 완화될 수 있다"며, 별도의 입법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관련 법안은 지난 9월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대표로 발의했지만, 아직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 심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 '사랑싸움' 치부하는 관행 버려야 … "입법 공백 해소"
용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친밀관계폭력처벌법'은 가정폭력과 교제폭력 등의 범죄를 규율할 수 있게 하고, 피해자 보호와 초동 조치를 강화하는 게 골자입니다.
현행법상 친밀한 관계에 기반한 폭력은 '가정폭력처벌법'으로 처리되지만, 이는 '가정 유지'를 기조로 사실상 가정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미루고, 친밀한 사이의 폭력을 '사랑싸움'으로 치부하는 잘못된 관행을 확산시킨다는 겁니다.
용 의원은 어제 (24일) 이은총 씨 유가족, 한국여성단체 연합 등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정폭력처벌법을 전면적으로 개정해야지만 친밀관계폭력 입법 공백을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가족·연인 등 친밀한 관계 전반을 규율하는 포괄적 입법이 필요하다"면서 "가정 유지가 아니라 피해자 보호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법의 적용 대상을 가족 구성원뿐만 아니라 친밀한 관계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대통령의 약속이 말 한마디에 그치지 않고 근본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 "얼마나 더 죽어야 바뀝니까" … 국회에 선 유가족
국회 대신 목소리를 내는 건 유가족의 몫이었습니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은총 씨 유가족 이경숙 씨는 "제 가족은 생전에 여러 번 위험을 알렸지만, 그 어떤 보호도 받을 수 없었다"면서 "스토킹, 교제폭력, 가정폭력은 대부분 사소해 보이는 신호로 시작되지만 반복되면 큰 폭력으로 살인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스토킹은 살인의 예고이며,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초기부터 위험을 차단하는 친밀관계폭력처벌법"이라면서 "국회가 결단해 법이 통과될 때까지 목소리를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제 가족의 죽음은 국가가 위험을 알고도 제때 개입하지 못한 구조적 실패의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이 비극은 지금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저는 국회에 묻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야 합니까. 얼마나 더 많은 가족이 이 고통을 겪어야 법이 움직입니까."
- 인천 스토킹 살해 사건 유가족 이경숙 씨

오늘(25일)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입니다.
반복되는 비극을, 국가는 멈출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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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기자 (21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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