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한국인이 일본 자존심 박살낸다...'10관왕' 안세영, 日 모모타 겐토 세계 기록 따라잡는다

장하준 기자 2025. 11. 25.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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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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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안세영이 또 하나의 역사를 두드렸다. 호주오픈 정상 정복과 함께 단일 시즌 여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에 본격적으로 도전할 발판을 마련하며 배드민턴계의 흐름을 완전히 뒤흔드는 ‘절대 1위’의 면모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안세영은 23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25 배드민턴 세계연맹(BWF) 월드투어 호주오픈(슈퍼 500) 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푸트리 쿠스마 와르다니(세계 7위)를 세트 스코어 2-0(21-16, 21-14)으로 제압했다. 경기 시간은 44분에 불과했고, 경기 내내 흐름의 주도권은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와르다니와의 상대전적을 6전 전승으로 늘렸고, 올 시즌에만 무려 10번째 정상에 올랐다. 종전 여자 단식 단일 시즌 최다승이었던 2023년 자신의 기록(9회)을 스스로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단순히 개인 기록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세계 배드민턴 역사에 없던 경지이며, 남녀 단식을 통틀어도 손에 꼽히는 전무후무한 페이스다.

이번 호주오픈에서 안세영은 전 경기 세트 스코어 2-0 완승을 거두며 말 그대로 '완벽한 패스'를 기록했다. 32강에서는 뉴질랜드의 시아나 리(145위)를 21-6, 21-6으로 꺾었고, 16강에서는 둥추퉁(59위·대만)을 21-7, 21-5로 누르며 30분대 경기로 상대를 정리했다. 8강과 4강에서도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마나미 스이즈(38위·일본)를 21-10, 21-8로 압도했고, 준결승에서도 태국의 라차녹 인타논(8위)을 21-8, 21-6으로 밀어내며 결승에 올랐다.

안세영은 단 한 번의 위기도 허용하지 않았다. 득점이 필요할 때는 리듬 변화를 통해 길목을 선점했고, 수비에서 상대 공격 템포를 빼앗고, 이어지는 전환 공격으로 순식간에 점수 흐름을 가져왔다.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이 최정점에 올랐다는 평가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이유다.

▲ ⓒ연합뉴스/AFP

결승에서도 초반 접전은 짧았다. 첫 게임에서 안세영은 10-8 리드 이후 잠시 흔들리며 10-12까지 밀렸으나 단숨에 페이스를 회복해 15-16에서 연속 6득점을 폭발시켰다. 상대의 반격 기회를 단 한 차례도 허용하지 않으며 첫 게임을 따냈다.

두 번째 게임에서도 와르다니의 초반 공세를 6-9까지 버틴 뒤 곧바로 4득점을 올려 흐름을 뒤집었다. 경기 막판에는 점프 스매시로 매치포인트를 따낸 뒤, 흔들림 없는 마무리로 우승을 확정했다. 포효하며 양팔을 들고 손가락 10개를 접었다 폈다 하는 퍼포먼스는 ‘단일 시즌 10관왕’을 향한 자부심이 담긴 장면이었다.

안세영은 이번 우승으로 시즌 전적을 68승 4패, 승률 94.4%까지 끌어올렸다. 배드민턴 단식 종목에서 사실상 이 수치를 따라갈 선수는 없다. 무엇보다 이제 남은 건 단 하나, HSBC BWF 월드투어 파이널 우승이다.

단일 시즌 11승은 일본의 모모타 겐토가 2019년에 달성한 단식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이다. 현재 여성 선수 중 이 기록에 도전하는 이는 오직 안세영뿐이며, 기록 달성 가능성 또한 매우 높게 평가된다.

게다가 이 흐름이 지속된다면, 사상 최초의 ‘BWF 올해의 여자 선수상 3년 연속 수상도 유력해진다. 여자 선수들이 단식·복식·혼합복식 전체를 통틀어 단 한 명만 받을 수 있는 상이기에 그 상징성은 더욱 크다. 이미 2023년과 2024년 수상으로 ‘2연속’은 달성했으며, 이번 시즌 경쟁자는 사실상 보이지 않는다.

BWF는 공식 채널을 통해 “세계 1위 안세영이 또 하나의 장면을 만들었다. 단일 시즌 10승은 새로운 기준”이라고 칭찬했다. 호주오픈 공식 SNS 역시 “그녀는 오늘도 해냈다. 완벽한 경기 운영”이라며 극찬했다.

▲ ⓒ연합뉴스/AFP

경기장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결승전 후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세계 최강의 퍼포먼스를 환호했고, 안세영은 코트 중앙에서 손에 힘을 꽉 쥐고 가슴을 두드리며 응원에 화답했다.

안세영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10개의 타이틀을 함께한 올 시즌은 특별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한 경기씩 묵묵히 나아갈 뿐”이라 말했다. 이어 “호주오픈에서 받은 응원에 큰 힘이 됐다. 다음 대회에서도 최고의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2025년, 안세영은 이미 ‘최고의 시즌’을 창조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월드투어 파이널이 남아 있고, 그 무대에서 승리한다면 그녀의 이름은 배드민턴 역사에서 또 다른 페이지를 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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