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이제 불편한 얘기 꺼릴 사이 아냐, 진정한 친구로”

김보경 기자 2025. 11. 25.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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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학생 160명 모여 청년미래회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누리 그랜드볼에서 열린 제3회 '한일청년미래회담'에 참석한 한일 양국 학생 160명과 기업인 60명, 권성주(맨 앞 오른쪽) GTK&J 책임교수,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이창민(맨 앞 왼쪽) 교수, 국립공주대 국제학부 임은정 교수가 모여 손으로 하트를 만들며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연세대 GTK&J

지난 2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열린 ‘한일청년미래회담’에 참가한 이 학교 경영학과 오모토 미소라(19)씨가 같은 테이블 학생들에게 한국어로 자신이 고교 졸업 뒤 한국 대학에 입학한 계기를 들려줬다. “초등학생 때부터 한국 아이돌을 좋아해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배울 수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유학까지 왔어요.” 좋아하는 아이돌로 걸그룹 ‘있지’를 꼽자 주변에서 ‘오~’ 하는 탄성이 나왔다. 다른 테이블에 앉은 같은 학교 정외과 김성현(23)씨가 “공주 느낌의 한국 아이돌보다 친근하게 다가오는 매력이 있는 일본 아이돌에 반해 10대 때 ‘입덕’했다. 그 덕에 자연스레 한일 관계에 대한 관심도 갖게 됐다”고 말하자 주변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을 포함해 한국과 일본의 대학 40여 곳에 재학 중인 두 나라 학생 16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두 나라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토론하고 우정을 다졌다. 연세대 미래교육원이 주최하는 ‘한일청년미래회담’은 두 나라 젊은이들과 한국 진출 일본계 기업, 일본 진출 한국계 기업을 연결해주는 행사다. 3회째인 올해는 외교부가 승인한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공식 행사로 진행됐다. ‘우리 한번 이어보자’는 주제로 열린 올해 행사에서 한국 학생 100여 명, 일본 학생 60여 명이 ‘냉전기 동아시아에서 본 한일 국교정상화의 역사적 위치’, ‘학력 중심과 능력 중심, 두 사회의 접점에서 본 한일 청년 일자리’를 주제로 토론했다. 두 나라를 오가는 기업인 60여 명도 동석했다.

참가자들은 한일의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두고도 머리를 맞댔다. “학창 시절 두 나라가 어떻게 국교를 정상화했는지에 대해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두 나라 관계는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니 선생님들도 조심한 게 아닐까” 등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치열하게 토론하다가도 아이돌·애니메이션·여행 등의 경험을 공유할 때면 감탄사와 웃음이 터져나왔다. 두 나라 학생들이 격하게 공감한 주제는 ‘취업’이었다. 이현준(27·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씨는 “일본 취업 준비인 ‘슈카츠(就活)’가 상대적으로 쉽다고 알고 있었는데 취업 준비 고충은 양국이 같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해가 지고 잔이 오가면서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참가자들은 정해진 자리를 벗어나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눴다. 2년째 참석 중인 다니구치 고테쓰(24·서강대 사회학과)씨는 “도쿄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단골 손님들이 한국에 안 좋게 얘기하는 걸 들으면서 두 나라 관계에 더 관심이 깊어졌다”고 했다. 김민기(24·한국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씨는 “일본에서 눈 축제 봉사를 다녀온 뒤 한일 교류 행사를 꾸준히 찾아 참석하는데, 두 나라는 비슷한 것 같아도 깊게 파고 들수록 다른 점이 많아 서로 이해하는 과정이 즐겁다”고 했다.

행사를 총괄한 권성주 연세대 GTK&J 책임교수는 “두 나라를 오가는 사람이 1년에 1000만명에 달한 지금 한국과 일본은 서로 불편한 이야기를 피할 사이가 아니면서도 서로 잘 안다고 착각하고 있다”면서 “서로 왜 다른지를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친구가 된다면 성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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