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그놈의 ‘영포티’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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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가 된 지 좀 지난 얘기라 이 칼럼을 쓰기가 살짝 민망하지만, 최근 동네 친구의 청첩장 모임 및 결혼식에서 이 얘기가 나와서 한 번 써보려 한다.
영 포티 브랜드라 불리는 옷이나 신발, 모자를 여럿 갖고 있는 입장에서 변명해 보자면 예전 10~20대 시절엔 비싸서 잘 사지 못했고, 용돈이나 알바비를 한푼 두푼 모아 샀던 브랜드를 이젠 경제적 여유가 다소 생겼으니 큰 출혈 없이 살 수 있게 되어 사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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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가 된 지 좀 지난 얘기라 이 칼럼을 쓰기가 살짝 민망하지만, 최근 동네 친구의 청첩장 모임 및 결혼식에서 이 얘기가 나와서 한 번 써보려 한다. ‘영 포티’(Young-Forty). 두 차례 모임에서 “과연 우리는 영 포티인가?”가 가장 큰 화두였다. 서로 입고 나온 옷이나 모자, 신발 브랜드를 따져가며 ‘이건 영 포티 브랜드가 맞다, 아니다’로 한참 수다를 떨어댔고, 결론은 “왜 이리 한국은 남이 뭘 입고 쓰는지 그리 신경 쓰는 걸까”로 귀결됐다.

영 포티를 상징하는 정체불명의 이미지 컷들도 온라인상에 돌아다닌다. 적당히 살집이 있는 몸매에 슈프림이나 뉴에라 스냅백 모자를 쓰고, 솔리드 옴므나 스투시, 슈프림 등 로고플레이하는 티셔츠, 포터 가방을 메고 나이키 스니커즈를 신은 모습까지. 이런 이미지 컷들을 보며 20대 젊은 층들은 ‘영 포티 룩’이라며 조롱하고 낄낄댄다.
영 포티 브랜드라 불리는 옷이나 신발, 모자를 여럿 갖고 있는 입장에서 변명해 보자면 예전 10~20대 시절엔 비싸서 잘 사지 못했고, 용돈이나 알바비를 한푼 두푼 모아 샀던 브랜드를 이젠 경제적 여유가 다소 생겼으니 큰 출혈 없이 살 수 있게 되어 사는 것뿐이다.(결코 젊은 척하려거나 ‘젊은 애들이 입으니 나도 입어서 핫 피플이 되어야지’라는 생각으로 사는 게 아니라고!)
20대 남성들이 윗세대 남성들을 영 포티 밈으로 조롱하는 건 ‘MZ세대라서 저런가’ 식으로 자신들을 MZ세대론에 가두는 것에 대한 미러링으로 나온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세대론을 당한 세대가 또 다른 세대론으로 대응한 셈이다.
안 그래도 한국은 정치권에서 세대 간 낙인찍기, 세대 갈라치기를 빈번하게 활용한다. 정치권은 세대론을 도구화해 특정 세대에 대한 다수 표심을 가져오려는 게 그 목적이다. 다만 세대론은 특정 나이대 전체를 싸잡아 일반화함으로써 세대 내의 다양한 담론이나 불평등, 구조적인 문제들을 가리기 때문에 세대론이 팽배할수록 그 사회는 다양성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세대론 매몰되지 말자. 남이 뭘 입건, 무슨 유튜브를 보건, 어떤 정치적 성향을 가졌건, 그 사람 개인으로만 판단하자. 어떤 40대 남자가 “나 정도면 괜찮잖아?”라며 20대 여성에게 치근덕대는 건, 그가 영 포티여서가 아니다. 그냥 정신 나간 아저씨의 이상행동일 뿐이다.
남정훈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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