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쿠팡 새벽 배송

어태희 2025. 11. 2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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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경쟁에 과로사 유발”-“일자리 뺏는 탁상공론”
택배노조 “업체 무리한 배송 정책 사회적 합의된 노동권 저해시켜”
쿠팡노조 “야간 배송 조합원 40% 고용 안전 대책부터 세워야” 비판

쿠팡 새벽배송에 대한 논의가 거세다. 지난달 출범한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처음 나온 새벽배송(0~5시) 제한 논의는 새벽배송이 노동자들의 과로를 일으킨다는 주장과 배송 제한이 노동 당사자들의 ‘일할 권리’를 해친다는 대립 속에 이어지고 있다.

노동계에서 쿠팡 새벽 배송에 대한 논의가 거세다. 사진은 24일 창원의 한 쿠팡 물류센터 전경./전강용 기자/

◇속도 경쟁으로 가는 택배 산업 ‘과로사’ 유발= 경남을 포함한 전국택배노동조합 노동자들은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에 모여 “속도보다 생명이다”는 슬로건을 들었다. 이들은 노동부에 쿠팡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면서, 과로사 없는 새벽배송 진행을 위한 사회적 대화와 과로사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노동계 등에 따르면 쿠팡은 현재 평일·주말, 주간·야간 구분 없이 익일 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쿠팡 야간 노동자들의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은 9.7시간으로 산업재해 판정기준에 따라 30%를 할증하면 12.61시간이 된다.

타 택배사와는 다른 양상이다. 지난 2021년 택배 노동자 과로사로 인해 이뤄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기존 택배사들은 택배 노동자 주 60시간 근무 금지, 분류 작업 배제를 시행하면서 야간 근무가 사라졌다.

이와 함께 당시 각 캠프 소장이 택배 노동자들에게 배송 구역을 뺏는 전횡을 막아내는 표준계약서도 만들어졌다.

김도훈 택배노조 경남지부장은 “쿠팡은 이에 참여하지 않아 현재도 마감 시간 안에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면 배송 구역을 회수하는 페널티(클렌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업무 과부하가 심하고 특히나 새벽 근무에 과로사 위험이 가장 크다. 이를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새벽 배송을 개선하라는 요구”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쿠팡의 배송 정책이 택배 노동자들이 이뤄 놓은 노동권을 저해시키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진다. 지난해 물동량 1위를 차지한 쿠팡을 따라 올해부터 CJ대한통운과 한진이 주 7일 배송을 도입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김 지부장은 “택배를 하루 못 받는다고 죽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배송을 하는 사람은 하루 배송을 위해 움직이다 사망하기도 한다”며 “우리 또한 과로사의 위험에 처해 있던 노동자였기에 이 시스템의 위험성을 알고, 또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쿠팡 노동자 “일할 권리 뺏지 마라”= 쿠팡 측에서는 심야 시간대 배송이 낮보다 교통환경 안정적, 동선 낭비가 적은 등 효율이 높고 동일한 시간 대비 배송 건수가 늘어 주간 대비 1.5~2배 수준 수익을 벌 수 있는 만큼 새벽 배송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 또한 심야배송 금지에 반대한다는 설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쿠팡의 직고용 배송 기사 노조인 쿠팡친구 노동조합(쿠팡노조) 또한 새벽배송 논의에 반발하며 지난 7일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쿠팡노조의 야간 배송 조합원 비율은 40% 이상에 달하며 이 40%의 고용 안전을 위협하려는 시도는 납득할 수 없다. 실제 야간 노동자의 일자리와 임금보전 대책 없이 무작정 새벽배송 금지를 하려는 것은 탁상공론이자 정치적 의도가 섞인 행보”라고 비판했다.

김슬기 전국비노조택배연합 대표는 “우리 연합에 가입돼 있는 쿠팡 배송 위탁 택배 노동자들의 얘기를 들으면 새벽배송 제한이 오히려 업무 과부하를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쿠팡 택배는 정해진 시간 내에 정해진 물량을 처리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시스템 상에서 일정 시간을 빼라고 한다면 나머지 시간에 그만큼 일을 해야 하고, 그것이 곧 과로로 이어질 것”이라며 “시간당 처리할 수 있는 한계가 있는데 일정 시간 배송하지 못함으로 인해 노동자들은 그만큼의 수익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새벽 배송의 상당수가 신선 식품들이다. 겨울에는 괜찮더라도 여름에는 택배 차량이 냉탑(냉동탑차)도 아닌데, 배달 과정에서 상하게 되면 그 리스크는 노동자가 쓴다. 이러한 현장의 다양한 의견들이 모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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