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청래 룰’ 내분, 정당민주주의·전국정당 퇴행 우려 새겨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진 중인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개정안이 24일 당무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내분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20대 1인 대의원·당원 표심 비중을 1 대 1로 동등하게 맞춰 당원주권주의를 강화하자는 ‘정청래 룰’을 놓고 졸속 개정이라는 반발도 커진 것이다. 친명계 일부 당원들이 법원에 ‘1인1표제’ 반대 가처분을 내며 갈등이 확산하자 당 지도부는 마지막 관문인 중앙위원회를 오는 28일에서 다음달 5일로 1주일 연기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1인1표제 도입 당헌·당규 개정에 당무위원들이 대체로 동의했지만 보완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있어 중앙위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무위에서 나온 ‘보완’ ‘우려’ 중엔 개정안의 절차적 정당성·대표성 지적이 많았다고 한다. 당헌 개정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을 제대로 숙의하지 않아 지난 20일 당원투표 투표율(16.8%)이 저조했는데도, 찬성률(86.8%)이 높다고 그걸 당원 전체 의사로 결론지으려 했다는 것이다. 2023년 이재명 대표 시절 대의원제 축소를 처음 제기했을 때 ‘20 대 1’ 절충안 확정까지 7개월이 걸린 것에 견줘도, 이번엔 밀어붙이기·과속 성격이 커졌다. 친명 성향의 더민주전국혁신회의마저 “압도적 찬성이라는 자화자찬이 낯 뜨겁다”고 정 대표를 몰아붙였다.
민주당 권리당원 중 대구·경북은 2%, 영남 전체도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당세 약한 지역의 민의를 대변하기 위해 그간 대의원제가 지역균형·전국정당의 보완재 역할을 해온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정청래 룰’이 도입되면 취약지역의 정치적 의사를 반영하지 못하고, 당원이 많은 지역이 과대 대표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지도부는 ‘도로 호남당’ ‘대의민주주의 붕괴’를 걱정하는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당원주권주의는 현대 정당정치가 지향해갈 정방향이다. 다만, 당원 권한이 3배 강화되는 ‘정청래 룰’ 도입 후 팬덤·강성 당원의 목소리가 커지면 ‘강 대 강’ 정치가 심화하고, 중도층과 민심으로부터 당은 더 멀어질 수도 있다. 정 대표는 이번 룰 논란이 정당민주주의와 리더십의 시험대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공론화·숙의·보완책 강구 없이 1인1표제를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면, ‘정청래 재선용 룰’이라는 혼선만 가중될 뿐이다. 당원교육 시스템과 내부 소통을 강화하고, 전국정당을 지향하며, 당심·민심이 균형 잡힌 집권당의 길을 먼저 제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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