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과자·탄산음료…세계는 ‘초가공식품’과의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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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간편하게 즐기는 라면, 과자, 탄산음료가 이제 전 세계 공중보건의 가장 큰 위협으로 지목되고 있다.
영양 결핍과 비만이 동시에 커지는 '이중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초가공식품(UPF)에 대한 규제 논의가 각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비만·대사질환 증가와 암 발병 연령 하향화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초가공식품 규제는 단순한 산업 논쟁을 넘어 공중보건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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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세금 부과·호주도 사회적 이슈 부상
위험성 알리는 연구 최근 잇따라 발표
한국도 예외 없어…국가적 대응 필요

일상에서 간편하게 즐기는 라면, 과자, 탄산음료가 이제 전 세계 공중보건의 가장 큰 위협으로 지목되고 있다. 영양 결핍과 비만이 동시에 커지는 ‘이중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초가공식품(UPF)에 대한 규제 논의가 각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초가공식품은 제조 과정에서 감미료, 방부제, 색소 등의 첨가물을 넣어 만든 식품으로 과자, 즉석식품, 가공육, 탄산음료 등이 대표적이다. 당·지방·나트륨 함량이 높아 심혈관질환, 당뇨, 비만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건강 경보음’이 커지며 규제 움직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은 2026년 초가공식품과 고지방·고당·고염 식품, 알코올 함유 음료에 공동 세금을 부과하는 ‘심혈관 건강 계획’ 초안을 마련했다. 계획안은 초가공식품 규제를 예방 전략의 핵심으로 제시하며, 2035년까지 ▲심혈관 사망률 20% 감소 ▲고혈압·당뇨·비만의 70~80% 진단·관리율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이는 12월 발표 예정인 EU 최초의 심혈관질환 종합 대책에 포함될 전망이다.
호주에서도 아동 비만과 영양실조가 동시에 증가하며 세금 부과 논의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ABC 뉴스에 따르면 유니세프 조사에서 비만이 저체중을 처음으로 앞지르고 5~17세 아동이 영양부족과 과잉영양에 동시 노출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현지 전문가들은 초가공식품을 “영양상으로 사실상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과 같다”고 경고했으며, 농업계에서는 세금을 통해 건강한 농산물 가격을 낮추는 방식의 정책 전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초가공식품의 위험성을 입증하는 연구도 잇따르고 있다. 캐나다 맥길대와 핀란드 헬싱키대 연구팀은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많을수록 식욕 조절과 보상 중추의 구조 변화가 나타나 포만감 저하와 과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간호사건강연구 II(NHS II)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는 섭취가 많은 젊은 여성의 대장암 전 단계 병변 위험이 45% 높았으며,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에서는 17~22세 젊은 층의 당뇨 전 단계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초가공식품이 다양한 질병의 선행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의 ‘한국인의 초가공식품 섭취 실태와 건강 영향’ 연구에 따르면 우리 국민(1세 이상)의 섭취 비중은 2010~2012년 23.1%, 2013~2015년 25.5%, 2016~2018년 26.1%로 꾸준히 증가했다. 북미, 유럽, 호주 등 주요 국가의 절반 수준이지만 상승세가 뚜렷하다.

특히 성별, 연령, 거주지, 교육, 소득 등 인구집단 특성과 관계없이 모든 하위 집단에서 증가가 동일하게 관찰됐다. 다시 말해 특정 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이라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러한 추세가 향후 비만과 대사질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초가공식품 섭취 변화와 건강 영향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만·대사질환 증가와 암 발병 연령 하향화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초가공식품 규제는 단순한 산업 논쟁을 넘어 공중보건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의 식습관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정부와 기업의 실질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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