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스토리]정순애 작가 "삶을 토닥이는 위로를 전하고 싶어요"

정유진 기자 2025. 11. 2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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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업에서 시작된 예술 여정
세 번째 개인전 디카시집 ‘괜찮아’
총 작품 126편…수익금 기부 실천
무등미술대전 장관상 등 다수 수상
정순애 작가.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괜찮아. 넘어져도 괜찮아, 지쳐도 괜찮아, 울어도 괜찮아. 그것이 바로 살아가는 인생이라는 것을."

정순애 작가는 24일 "사진은 눈으로 보는 예술이고 시는 마음으로 읽는 고백이다"며 "디카시 작업을 통해 우리의 인생을 다시 바라보고, 그 안에서 작지만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광주 금동에서 인쇄출판업 '그린출판기획'을 운영하는 정 작가는 사진과 시를 엮은 독특한 장르 '디카시'로 독자와 관람객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그는 "처음 사진을 시작한 건 순전히 실용적인 이유 때문이었다"며 "출판 일을 하다 보니 사진이 자주 필요했는데, 외주를 맡기다 보니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직접 배워보자고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이어 "막상 카메라를 들고 나서 보니, 그 안에 담기는 세상이 너무 매력적이었다"며 "그렇게 사진에 빠져들었고, 어느덧 25년이 흘렀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된 사진은 그를 문학의 길로 이끌었다. 좋은 사진을 찍다 보니 좋은 글을 쓰고 싶어졌고, 지난 2008년 문학회에 들어가 글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2011년 잡지 '문학공간'을 통해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정 작가는 2021년 첫 시집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어도'를 출간한 데 이어, 올해 두 번째 시집 '괜찮아'를 디카시 형식으로 선보인다. 사진 한 장에 담긴 풍경을 5행 이내의 짧은 시로 표현한 디카시는 삶의 사계절을 따라 희로애락을 풀어낸다.

정 작가는 "사진이 글을 불러오고, 글이 다시 사진을 바꾸는 경험이었다. 그렇게 제 안에서 두 예술이 하나로 이어졌다"며 "살아가는 모든 순간 속에서 위로가 되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독자들이 이 책을 펼쳐 사진 한 장을 바라보고, 짧은 시 한 줄을 읽으며 마음속 어딘가에 조용히 스며드는 온기를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ACC디자인호텔 갤러리에서 오는 12월 1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그녀의 세 번째 개인전으로, 총 126편 작품 가운데 25점의 사진과 3점의 캘리그라피 작품이 함께 전시되고 있다. 사진은 수채화 같은 부드러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 다중촬영과 장노출 기법을 활용해 합성 없이 자연스러운 질감을 표현했다. 액자는 캔버스 천에 시를 커팅해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해 단순한 출력이 아닌 예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정 작가는 "시집 표지에 들어간 캐모마일 꽃은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딸이 직접 그렸다"며 "꽃말이 '역경을 이겨내는 힘'이라고 한다. 시집의 메시지와 너무 잘 어울려서 함께 작업하게 됐다. 가족과 함께 만든 책이라 더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정 작가는 (사)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이자 (사)한국사진작가협회 광주지회 부지회장, (사)한국미술협회, 광주광역시 문인협회, 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사진과 문학을 아우르는 예술가로 자리매김해왔다. 대한민국빛고을미술대전, 광주광역시미술대전, 서울일보미술대전, 무등미술대전 등 다수의 공모전에서 초대작가로 참여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제40회 무등미술대전 장관상, 한국사진작가협회 사진 대상, 디카시공모전 최우수상 등을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그는 시낭송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해 시각장애인학교와 중학교를 비롯해 강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35년 전통의 '포아트' 사진작가 동호회 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정 작가는 "행복한 한 해였다. 독자들이 제 의도를 잘 파악해 줘서 정말 기뻤다"며 "사진과 시를 통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싶다. 예술은 결국 나눔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집 판매 수익금의 절반은 (사)한국생명사랑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길'을 주제로 우리의 인생을 사진과 시로 풀어내며, 삶의 다양한 방향과 의미를 재해석해 보고 싶다"며 "5년에 한 번씩 삶을 돌아보며 책을 쓰는 작업을 이어가고자 한다. 앞으로도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 담긴 작업을 계속해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