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드러난 3.15의거 기록들…진실화해위 최종 보고서 창원서 발표

최석환 기자 2025. 11. 2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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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에서 ‘최종 조사 보고서’ 공유 간담회 개최
전체 진실규명 56.9%…3.15의거 466건 규명
3.15의거과, 3.15 사망자 2명 추가 확인 ‘성과’
대규모 할아버지·할머니 노인 시위도 최초 규명
기록 부재 탓 진상 접근 한계… 추가 조사 필요
‘의거’ 명칭 재검토·전국 항쟁 통합적 관점 제시
“3·15의거법 개정 시급, 법안 개정 심의 있어야”
이달 26일 활동 종료를 앞둔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24일 오후 창원사무소에서 지난 5년간 조사 결과를 담은 최종 보고서를 공유하는 자리를 열었다. /최석환 기자

이달 26일 활동 종료를 앞둔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창원에서 지난 5년간 조사 결과를 담은 최종 보고서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진실화해위원회 3.15의거과는 24일 오후 2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창원사무소 회의실에서 조사보고서 발간을 알리는 간담회를 열고 주요 성과를 설명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낸 조사보고서는 2020년 12월부터 올해까지 수행한 조사 활동을 네 권 분량(영문번역본 제외)으로 묶었다. 항일 독립운동·해외동포사 연구,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 사건, 적대세력 피해 사건, 권위주의 시기 인권침해 사건 등으로 정리됐다. 또 3.15의거 진상조사 결과와 위원회 활동 성과와 한계, 후속 과제, 권고 사항도 포함됐다.

진실화해위는 종합보고서에서 2만 928건의 사건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조사 중지 2111건을 제외한 1만 8817건(89.9%)이 종결됐다. 1만 1913건(56.9%)은 진실 규명(확인 포함)됐다. 반면 진실규명 불능은 674건(3.2%), 각하는 4113건(19.7%)이다. 조사 중지 사례는 2111건(10.1%)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 공개됐던 3.15 관련 조사 현황이 다시 한번 조명됐다. 3.15의거과는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재출범하고 나서 2021년 3·15 관련 사건을 접수하기 시작해 총 493건을 받아 처리했고, 이 가운데 466건(94.5%)이 진실 규명됐다고 밝혔다. 반면 취하는 24건, 조사 중지는 2건(신청자 조사 거부), 각하는 1건이다.

규명 사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은 '시위 참여 사실 확인(405건)'이었다. 인권침해 사건은 61건이다. 구체적으로 불법 구금 피해 37건,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부상 피해 24건이 해당한다. 구치소·교도소 수감이나 시위 중 총상·상해를 입은 사례들이 포함됐다.

3.15의거과는 3.15의거 접수 1호인 '불법 구금 피해 사건'을 비롯해 사망·고문 등 주요 인권침해를 조사했다. 이어 1960년 4월 마산 앞바다에서 김주열 열사 시신을 처음 발견했던 어민 고 김경영 씨와 김 열사 모친 고 권찬주 씨, 당시 시위에 참여했던 학생·시민들의 피해 사실을 확인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고 권찬주 씨와 3.15 사건 신청 1호 당사자인 이점덕 씨는 4.19혁명 유공자로 인정받았다.

특히 3.15의거과는 이번 조사에서 1960년 4월 말 마산에서 벌어진 대규모 노인 시위를 공식적으로 처음 규명했다. 이 시위는 그해 4월 24~25일 마산 시내에서 지역 노인들이 주도해 일어났고, 시민 수만 명이 가세하면서 대규모 집회로 확산했다.

부산시민들이 참여한 이른바 '마산원정 시위' 조사에서도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기존 3.15의거 사망자는 14명으로 알려졌었지만, 3.15의거과는 사망자를 2명 더 찾아냈다. 이에 따라 3.15의거 관련 사망자는 △3월 15일 시위 11명 △4월 11일 시위 1명 △4월 26일 부산시민 원정 시위 4명을 합쳐 모두 16명으로 정정됐다.
조유묵 진실화해위원회 3.15의거과장이 24일 오후 창원사무소에서 그간 조사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3.15의거과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와 지자체가 추진해야 할 후속 조처를 조사보고서에서 제안했다.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을 대상으로는 3.15부정선거와 당시 시위 참여자들이 겪은 각종 인권침해 책임을 분명하게 인정하고, 피해 당사자와 유족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국가보훈부와 행정안전부가 피해자 명예를 바로 세우려는 제도적 지원을 마련하고, 3,15 피해자 유공자 지정 등 실질적 회복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교육부와 경남도·창원시·경남교육청에는 3.15의거 역사적 의미를 초·중·고 교과서와 지역 역사 교육에 반영하라고 요구했다. 3.15의거과는 "후대가 올바르게 기억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념사업 확대도 제시했다. 국가와 지자체가 추모·기념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전국 공공기념물·전시시설·공공기관 누리집 등에 조사 결과를 반영해 참여자 명예를 선양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달 26일 활동 종료를 앞둔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24일 오후 창원사무소에서 지난 5년간 조사 결과를 담은 최종 보고서를 공유하는 자리를 열었다. /최석환 기자

보고서에는 지난 조사 때 겪은 한계도 거론됐다. 3.15의거과는 당시 경찰 기록 대부분이 남아 있지 않아 발포 책임자 규명 등 핵심 진상에 접근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추가 희생자 여부나 일부 사망자의 2차 피해 가능성 등은 자료 부족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시위가 마산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확산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3.15의거가 단순 4.19혁명 '도화선'으로만 평가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시민층 전반이 참여한 항쟁 성격을 충분히 담지 못한다는 지적을 고려해 '의거'라는 명칭을 달리 바꾸는 목적으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또한 1960년 2월~4월 전국에서 진행된 부정선거 항의 시위를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관점과 명칭 정립이 필요하며, 대구·대전 등 다른 지역 시위까지 포함한 국가 차원의 추가 진상규명도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유묵 3.15의거과장은 "3기 진실화해위 출범을 목표로 국회는 과거사정리법 개정을 논의하고 있지만, 3.15의거법 개정은 현재까지 이렇다 할 심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3~4월에 있었던 당시 항쟁은 전국에서 일어났으므로 부정선거 항의 시위를 전부 다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15의거법 개정은 과거사법 개정과 함께 검토돼야 한다. 3.15의거법 시행령에는 3.15의거 진실규명 신청 기간(2023년 10월 4일~2023년 12월 31일)이 명시돼 있는데, 이미 해당 시기가 지났으므로 3기 진실화해위가 3.15의거 추가 조사를 안 하더라도 이 부분은 개정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석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