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털어야 산다”…‘한국판 블프’에 올인하는 유통업계

송응철 기자 2025. 11. 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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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28일)와 중국 광군제(11월11일) 등 글로벌 할인행사 시즌을 맞은 11월,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도 사활을 건 '할인전쟁'에 나섰다.

소비자들에게 '한국판 블프'는 일종의 '축제'지만 유통업계에는 '생존경쟁'에 가깝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유통기업들은 이달 들어 '역대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할인 공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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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에 ‘축제’인 K블프, 유통업체에는 ‘생존경쟁’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국내 유통업계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 광군제 등 글로벌 할인행사 시즌인 11월을 맞아 할인 공세에 나섰다. ⓒChat GPT 생성이미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28일)와 중국 광군제(11월11일) 등 글로벌 할인행사 시즌을 맞은 11월,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도 사활을 건 '할인전쟁'에 나섰다. 소비자들에게 '한국판 블프'는 일종의 '축제'지만 유통업계에는 '생존경쟁'에 가깝다. 고물가와 고금리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창고에 쌓인 재고를 털어내지 못하면 실적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유통기업들은 이달 들어 '역대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할인 공세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전국 모든 점포에서 200여 개 브랜드의 가을·겨울 시즌 신상품을 최대 50% 저렴하게 판매하는 '더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6회를 맞은 그룹 통합 할인 마케팅 '쓱데이'에 이마트·신세계백화점·G마켓·SSG닷컴 등 18개 온·오프라인 계열사를 총동원했다. 롯데는 롯데백화점(슈퍼엘데이), 롯데아울렛(서프라이스 위크), 롯데마트(땡큐절), 롯데온(블프세일) 등 주요 계열사별로 행사를 진행 중이며, 홈플러스도 마트·온라인·익스프레스·몰 등 모든 채널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 '블랙(BLACK) 홈플런'을 펼쳤다.

이커머스 업계도 'K블프'에 참전했다. 11번가는 미국 아마존과 손잡고 15개국 판매자의 인기 해외직구 상품 140만 개를 최대 61% 할인 판매하며, 쿠팡은 먹거리 9000여 종과 겨울 여행 상품 할인전을 진행한다.

또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국가 차원의 쇼핑 축제 '2025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도 가전·패션·식품·자동차·숙박 등 분야에서 2800여 업체가 참여,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유통업계는 올해 'K블프'에 승부수를 던졌다. 모든 소비 지표가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매판매액 지수는 2022년 2분기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제조업 재고율뿐 아니라 유통 단계의 재고 순환 지표에도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유통업계 스스로도 현 상황과 전망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지난 3분기 102에서 4분기 87로 하락했다. RBSI가 100 미만이면 다음 분기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여기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유통업계는 절박한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쇼핑 수요가 집중되는 연말·성탄 시즌 공략에 실패해 재고를 소진하지 못하면 올해 실적 방어에 차질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재고 관리 비용 부담이 더해지면서 내년 1분기 실적은 한층 악화하게 된다. 전자제품·패션·가전 등 신제품 사이클이 빠른 업종은 더욱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 내에서는 K블프의 실적 견인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도 적지 않다. 한 유통 대기업 관계자는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필수재 외 지출을 극도로 줄이는 '불황형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대규모 할인으로 소비 심리를 자극하고 있지만 가계 실질 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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