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기 칼럼] 국힘은 한동훈에 토론배틀 출전을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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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지도자의 진정성은 결국 공개적 검증 앞에서 드러난다.
최근 정치권의 관심은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과 조국·박범계·정청래 등 야권 인사들의 공개토론 여부에 쏠려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한동훈이 전면에 서면 토론 구도와 정치 지형이 흔들릴 것을 우려하는 내적 복합 계산이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많다.
둘째, 야권이 한동훈과의 토론을 일관되게 피한다는 사실이 더 분명하게 드러나 느슨한 정치적 태도가 국민 앞에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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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지도자의 진정성은 결국 공개적 검증 앞에서 드러난다. 그런데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태도는 이상하다. 국민이 보고싶어 하는 토론 무대에 정작 가장 준비된 인물을 올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최근 정치권의 관심은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과 조국·박범계·정청래 등 야권 인사들의 공개토론 여부에 쏠려 있다. 검찰수사, 대장동 재판, 항소포기 논란, 법무·검찰 지휘체계 혼선 등 복잡한 이슈가 정치 전면으로 떠오르면서 말로만 떠들 것이 아니라 검증을 하자는 분위기가 널리 퍼졌다. 자연스럽게 공개토론은 여야 모두가 피하기 어려운 무대가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나타난 흐름은 국민의 기대와는 달랐다.
한동훈 전 장관은 방송·SNS를 통해 장소·방식·조건을 가리지 않는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상대가 다수로 나오더라도 모두 수용하겠다는 파격적 입장도 내놨다. 그러나 야권 인사들의 대응은 예상 밖이었다. 말로는 토론 의지를 강조했지만 실제 조율 단계에서는 일정 문제나 형식 문제를 이유로 자꾸만 뒤로 물러서기만 했다. 특히 조국 전 장관은 언론에서는 자신감을 보이지만, 한동훈과의 토론 제안에는 대변인을 통해 모호한 반응을 내놓으며 실질적인 수락을 피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토론을 제안하면 조국·박범계 모두 즉각적인 긍정 신호를 보내며 토론이 쉽게 성사되는 모양새가 반복됐다. 이것은 상대 난이도를 기준으로 토론 상대를 고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불러오기 충분했다.
여기에 국민의힘 내부 논리까지 더해지면서 상황은 더 모순적으로 흐르고 있다. 당내에서는 "한동훈은 공식 직책이 없다"거나 "토론은 대표가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실제로는 한동훈이 전면에 서면 토론 구도와 정치 지형이 흔들릴 것을 우려하는 내적 복합 계산이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많다. 당내 세력 구도, 지도부 위상, 향후 권력지형 등을 고려할 때, 한동훈의 등판이 가져올 파급력이 두려운 것이다. 결국 "당직이 없다"는 명분 뒤에는 실력 있는 토론자가 무대에 오를 경우 생길 정치적 변화에 대한 불안이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태도가 국민 여론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43%대, 국민의힘은 24% 내외, 중도층은 약 38%로 집계된다. 특히 국민의힘의 중도층 지지율은 17% 수준으로 당 지지율보다 더 낮다. 지방선거와 국정 지지의 핵심인 중도층이 사실상 이탈한 상태인 것이다. 정당 혁신이나 공천제도 조정만으로 이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어렵다. 중도층은 정책의 구체성, 주장의 진정성, 기록에 기반한 설명을 중시하기 때문에 실력 있는 토론자 등판이 곧 정당의 메시지 회복과 직결된다.
한동훈 전 장관이 야권과 토론을 벌일 경우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여러 가지다. 첫째, 대장동·항소포기·검찰지휘 논란처럼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기록·판결·문건을 기반으로 논쟁할 수 있다. 둘째, 야권이 한동훈과의 토론을 일관되게 피한다는 사실이 더 분명하게 드러나 느슨한 정치적 태도가 국민 앞에 비교된다. 셋째, 논리적 일관성과 데이터 기반 설명은 중도층 설득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다. 넷째, 상대가 다수로 나오는 다대일 구조에서도 논리적 우위가 입증된다면, 이는 오히려 국민의힘의 메시지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당이 스스로 한동훈을 제한한다면, 이는 전략으로 보기 어렵고 내부 사정에 못 박힌 선택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공개토론의 본래 목적은 상대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사실관계와 논리를 투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정치인은 자연스럽게 검증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준비된 인물이 토론에 나서는 것은 정당의 의무에 가깝다. 야권 인사들이 장동혁 대표의 제안에는 즉각 응하면서도 한동훈 전 장관의 제안에는 지속적으로 회피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까지 한동훈을 가로막는다면 이는 정작 보여줄 게 없는 쪽이 국민의힘 아니냐는 질문을 더욱 키울 뿐이다.
2026년 지방선거가 불과 6개월 여 밖에 남지 않은 이 시점에 토론 전략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정당의 생존 전략과 직결돼 있다. 중도층과 무당층을 설득하려면 실력 있는 토론자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조직개편이나 공천룰 조정보다 더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효과를 내는 것이 토론이다. 지지율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스스로 가진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은 결국 정당 자신에게 돌아온다.
정치는 결국 누가 더 큰 목소리를 내느냐가 아니라, 누가 검증을 견딜 준비가 돼 있느냐로 평가된다. 지금의 토론 논란은 단순한 인물 배치 문제가 아니라 정당의 미래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실력 있는 토론자를 스스로 묶어두는 정당이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까? 답은 이미 자명하다.
국민의힘은 한동훈에 토론배틀 출전을 허하라. 이 선택이야말로 정당이 다시 국민적 신뢰를 쌓을 최소한의 출발선이다.
신봉기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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