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18년 만에 컨테이너선 최대 실적…미, 對中 제재 '순풍'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만3천TEU급 컨테이너선 (HD현대 제공=연합뉴스)]

HD현대가 18년 만에 컨테이너선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친환경 선박 기술력과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따른 수요 이동이 맞물리며 국내 조선업계 전반에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HMM으로부터 1만3천4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2조1천300억원에 수주했다고 오늘(24일) 밝혔습니다.

이로써 HD현대는 올해 컨테이너선 69척, 72만TEU를 수주하며 2007년 이후 최대 규모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조선사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전체 수주 실적은 116척, 162억2천만달러로 연간 목표의 89.9%를 달성했습니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337ｍ, 너비 51ｍ, 높이 27.9ｍ 규모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가 나눠 건조하며 2029년 상반기까지 순차 인도될 예정입니다.

회사는 LNG 이중연료 추진 엔진과 대형 연료탱크를 적용해 연료 효율을 높였고, 자율운항 자회사 아비커스의 ‘하이나스 컨트롤’ 기술을 통해 탄소 배출과 연료 사용량을 각각 15% 줄인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컨테이너선 수주 확대는 업계 전반에서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국내 조선업 수주량은 734만CGT로 감소했지만 컨테이너선은 378만CGT로 226.0% 증가했습니다.

한화오션은 지난 9월 1조9천336억원 규모 수주를 확보했고, 삼성중공업도 이달 20일 1조9천220억원 규모 7척을 추가하며 상선 부문 목표를 초과 달성했습니다.

특히 글로벌 해양 환경 규제 강화 속에서 국내 조선사의 친환경 기술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경쟁국 대비 높은 선가에도 전 생애주기 비용(LCC)을 고려하면 운용 효율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대중국 제재도 수주 흐름을 견인한 배경으로 지목됩니다. 중국산 선박 관련 비용 부담을 우려한 글로벌 선사들이 발주처를 한국으로 돌리는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신조선 수주 점유율은 지난해 14.3％에서 올해 3분기 누적 22.5%로 상승했습니다.

업계는 친환경·고효율 선박 중심의 기술 투자와 글로벌 발주 시장 재편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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