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의 실험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읽어주는 남자]

![비트코인 1098개를 추가 매입하고 “Hooah(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사용하는 ‘가즈아’와 비슷한 표현)”라는 메시지를 올린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X(옛 트위터).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읽어주는 남자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4/ned/20251124085353280jzxr.png)
이달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약 4분의 1 가까이 떨어졌다. 2022년 5월 테라USD(UST) 붕괴 당시 한 달 동안 15.7% 하락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낙폭은 그 이상으로 가파르다. 이런 약세 흐름 속에서도 비트코인 1098개를 추가 매입하고 X(옛 트위터)에 “Hooah(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사용하는 ‘가즈아’와 비슷한 표현)”라는 메시지를 올린 이가 있다.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세계 첫 국가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다.
이번 매입으로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7475개, 현재 가치로 약 7억 달러에 이른다. 엘살바도르는 대통령 직속 ‘비트코인 사무국’을 설치하고 웹사이트를 통해 국가 보유 BTC 잔액과 변동 내역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실험은 어디까지 왔을까?
엘살바도르는 2021년 9월 ‘비트코인법(Bitcoin Law)’을 시행하며 비트코인을 공식 법정통화로 인정했다. 모든 상점이 비트코인 결제를 받아야 하고, 세금 납부도 비트코인으로 가능토록 한 강력한 조치였다. 정부는 ‘치보(Chivo)’라는 공식 지갑을 전국민에게 배포하며 약 3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무상 지급하고, 주유 할인 등 혜택도 부여했다.
기대와 달리 비트코인은 시민들의 일상에 충분히 스며들지 못했다. 치보를 설치한 국민 중 약 20%는 지급된 30달러조차 쓰지 않았고, 기술 오류와 신원 도용 사례가 잇따랐다. 2023년 기준 국민의 85%가 1년 동안 비트코인을 단 한 번도 결제에 사용하지 않았으며 해외송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에 그쳤다.
그럼에도 정부의 비트코인 매입은 꾸준했다. 2022년 상반기 급락장에서도 약 2000개를 추가 매수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매일 1 BTC 구매(1 Bitcoin a Day)”를 선언했다. 엘살바도르는 화산 지열 발전소의 전력을 활용해 비트코인을 직접 채굴하기도 한다. 국영발전소의 102메가와트 가운데 1.5메가와트를 채굴용으로 배정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엘살바도르가 IMF와 14억 달러 규모의 지원에 합의하면서,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정책은 큰 변곡점을 맞았다. 상점의 비트코인 의무 수납 규정이 폐지되고, 세금은 다시 달러로만 납부할 수 있게 됐다. 정부 예산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행위도 금지됐다. 그럼에도 비트코인 사무국은 국가 보유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이달 하락장에서 1098 BTC를 추가 매수했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실험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송금 비용을 낮추는 측면에서는 일부 개선 효과가 있었으나, 국가 경제 전반에 뚜렷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큰 탓에 일상적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지 못했고, 해외송금에서도 사용 비중이 매우 낮다. 그렇다고 이 실험을 성급하게 실패로 규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안정적으로 가치를 유지하고 지급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상자산을 고안해 사용하고 있고, 여러 금융 선진국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혁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Web 3.0 경제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게 되면, 지금은 미완성에 머무는 엘살바도르의 시도가 다른 의미로 재조명될 여지도 충분하다. 엘살바도르의 실험을 단순한 성공·실패의 잣대로만 평가하긴 아직 이른 이유다.
법무법인 세종 황현일 변호사 hihwang@shinkim.com
법무법인 세종 이재훈 회계사 jhoonlee@shin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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