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80억' 같은 조건, 박찬호는 왜 두산을 택했나? "로망 있었어, (양)의지 선배 가기 전에 우승해야"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두산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두산 베어스 박찬호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곰들의 모임'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50순위로 KIA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은 박찬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장타력은 부족하지만, 3할의 타율을 기록할 수 있는 정교함과 통산 187도루를 기록할 정도의 폭발적인 주력을 갖춘 박찬호는 이번 FA 시장에서 강백호와 함께 '빅2'로 분류됐다.
박찬호가 시장에 나오자, 수많은 팀들이 그를 주목했다. 원 소속 구단이었던 KIA는 물론 '국가대표 유격수' 김재호가 은퇴한 이후 주전 유격수를 찾지 못한 두산을 비롯해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가 박찬호에게 관심을 가졌다. KT도 심우준이 한화로 이적한 이후 주전 유격수를 확보하지 못했고, 롯데는 늘 유격수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여기서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것이 두산이었다. 두산은 지난 9일 FA 협상이 시작됨과 동시에 '자정'부터 박찬호와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박찬호를 비롯해 가족들의 유니폼까지 제작해 선물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움직인 끝에 4년 총액 80억원의 계약을 통해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23일 곰들의 모임을 통해 처음 두산의 유니폼을 입고 취재진과 마주한 박찬호는 '실감이 나느냐?'는 물음에 "아니요. 하나도 안 난다"며 "계약 후 너무 정신이 없었다. 이틀 동안은 축하 연락에 답변만 했던 것 같다. 이후엔 서울에 집을 알아보느라, 너무 정신 없이 보낸 것 같다"고 웃었다.


박찬호는 KT에게도 4년 총액 80억원의 계약을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같은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두산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해 주셨다. 같은 금액의 팀이 있었지만, 두산이라는 팀에 대한 로망이 어릴 때부터 있었다. 그 부분이 가장 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자리를 통해 '두린이'는 아니라고 정정했다. 박찬호는 "태어난 곳은 대구다. 때문에 두린이는 아니다. 삼린이였는데, 두소년이 된 것"이라며 "야구를 시작하게 되면서 두산에 빠졌던 것은 사실이다. 이종욱, 민병헌, 고영민 선배님들이 뛰어다녔던 것이 너무 멋있었다. 그리고 손시헌 코치님의 송구 동작도 많이 보고 영감받았다. 덕분에 내 송구 동작이 만들어진 것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골든글러브도 수상하고, FA 계약까지 한 박찬호의 다음 목표는 오직 하나, 두산의 우승이다. 박찬호는 '4년 동안 두산에서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우승밖에 없다. 허슬두를 되찾기 위해서 앞장서서 열심히 하겠다"며 "뛰어다니는 등의 모습이 없었다면 나는 이 자리에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올해 창단 두 번째 9위로 떨어졌지만, 박찬호는 내년 두산의 반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그는 "안될 건 없다고 생각한다. 올해 두산이 시즌 초반에 많이 흔들렸지만, 시즌 후반 어린 선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에 미래가 밝아 보였다. 해가 갈수록 더 강한 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FA 투수들만 잘 남아준다면, 충분히 우승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양)의지 선배가 은퇴하기 전에 해야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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