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계란 고르는 법 '딱 이것만 보면 된다'…놓치기 쉬운 난각번호 진실

최근 한 연예인이 출시한 프리미엄 계란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계란의 난각번호·사육환경·신선도 기준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문제의 제품은 난각번호 끝자리가 '4'(기존 케이지 사육)임에도 동물복지 계란인 '1번'(자유방사) 제품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돼 소비자 불만을 불러왔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 국민의 1인당 달걀 소비량은 연평균 278개로, 계란 품질 논란이 민감한 이슈일 수밖에 없다.
계란 품질을 판단하기 위해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하는 것은 10자리 난각번호다. 난각번호는 산란일자 4자리, 농장 고유번호 5자리, 사육환경 번호 1자리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끝자리에 적힌 사육환경 번호는 닭이 어떤 환경에서 사육됐는지를 보여주는데, 숫자가 낮을수록 환경이 좋고 높을수록 열악하다는 의미다.
자유방사는 1번, 축사 내 방사는 2번으로 둘 다 동물복지 기준을 충족하며, 3번은 개선된 케이지, 4번은 기존 케이지다. 특히 4번 환경은 닭 한 마리가 차지할 수 있는 최소 면적이 A4 용지보다 작은 0.05㎡ 수준에 불과해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축산법 시행령을 개정해 사육 면적 확대를 추진했고, 2027년 9월부터 난각번호 4번 계란은 시중에서 사라질 예정이다.
다만 이 같은 사육환경 번호가 계란의 영양성분 차이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양계협회 김동진 전무는 "난각번호는 사육 방식의 분류일 뿐 영양성분 자체는 큰 차이가 없다"며, 1·2번 계란의 가격이 높은 이유는 동물복지 실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사육환경은 닭의 스트레스 지표에는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전남대 윤진현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2번과 3번 사육환경에서 낳은 계란의 스트레스 호르몬 농도가 크게 달랐으며, 특히 3번 케이지 사육 닭의 계란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이번 논란의 핵심 중 하나로 꼽힌 계란 신선도 지표 '호우단위(HU)'에 대해서도 업계는 신중한 입장이다. HU는 농후단백 상태와 계란 중량으로 산출된 값으로, 72 이상은 1등급, 60~72는 2등급, 40~60은 3등급이다. 하지만 가금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업체가 유통 과정에서 10도 전후의 저온 보관을 유지하는 등 선도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제품만 유독 신선도가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소비자가 구매한 계란의 신선도는 얼마나 빨리 섭취하는지에 더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신선도를 확인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난각번호 첫 4자리의 산란일자를 확인하는 것이다. 냉장 보관 시 산란 후 1개월 이내 섭취가 권장되며, 계란을 깨서 그릇에 담았을 때 노른자가 볼록하게 솟아 있고 주변으로 퍼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신선한 상태로 판단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노른자가 납작해지고 부드럽게 퍼지며, 색이 과하게 진해지는 경우도 있어 이러한 변화는 신선도 저하 신호로 볼 수 있다.
한편 계란의 크기 차이는 영양성분 구성 차이가 아니라 섭취량의 차이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소란·중란·대란·특란·왕란 등 크기 구분에 따라 영양성분의 '양'은 달라질 수 있지만, 구성 자체는 동일하다.
유정란과 무정란 역시 영양 차이가 크지 않으며, 오메가3·루테인 등 기능성을 강조한 계란도 특정 성분만 강화됐을 뿐 전체 영양 구성은 일반 계란과 거의 동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도 "기능성 물질을 제외하면 대체로 성분 구성은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결국 이번 논란을 계기로 확인된 사실은, '좋은 계란'의 기준은 영양이 아니라 소비자가 무엇을 우선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다.
동물복지를 중시한다면 난각번호 1~2번, 신선도를 중시한다면 산란일자와 보관 상태, 특정 기능성 성분을 원한다면 기능성 계란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즉 소비자의 가치 기준에 따라 선택해야 할 계란은 달라질 수 있으며, '좋은 계란'에 대한 정의도 그만큼 다양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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