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출 '2조' 눈앞…삼양식품, '불닭'으로 '불사조'되나

정혜인 2025. 11. 24.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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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분기 해외 매출 1.3조원...전체 80%
'불닭' 인기에 미국·중국·일본 고른 성장
중국 공장 라인 증설로 성장 동력 확보
/그래픽-비즈워치

삼양식품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2조원 클럽' 문턱을 넘는다.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힘입어 해외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다. 내년에는 해외 매출만으로 2조원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해외서 80% 벌었다

삼양식품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71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7.2%나 성장한 수치다. 올해 연간 매출 2조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 

삼양식품의 1~3분기 누적 해외 매출은 1조3747억원으로 전년 대비 42.9% 증가했다. 이 기간 해외 매출은 이미 지난해 연간 해외 매출(1조3359억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내년 해외에서만 2조원 이상의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삼양식품의 연 매출 2조원은 경쟁사인 농심, 오뚜기와 비교하면 작은 수준이다. 하지만 해외 성장세로는 삼양식품이 압도적이다. 삼양식품의 1~3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80.2%에 달한다. 농심과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이 각각 40%, 1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국내 라면산업 전체의 수출 실적을 이끌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라면 수출액은 12억5540만달러(약 1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이 국내 라면산업 전체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삼양식품의 수익성이 높은 것 역시 수출 덕분이다. 삼양식품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849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3446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삼양식품은 3분기 연속 영업이익률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는 마진을 높이기 어렵지만 해외에서는 프리미엄 가격을 유지하며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다.

불닭 신드롬

삼양식품의 해외 성장을 이끈 주역은 역시 '불닭볶음면'이다. 불닭볶음면은 2012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이 2023년 50억개를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70억개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10억개가 더 팔리며 80억개를 돌파했다. 현재 불닭볶음면은 10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불닭의 성공 요인으로 '매운 맛'과 '재미'로 꼽는다. 출시 초기부터 SNS에서 매운 맛에 도전하는 챌린지 문화가 확산되며 자연스럽게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여기에 삼양식품의 지역별 맞춤 전략도 주효했다. 미국에서는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채널 입점에 주력했고, 중국에서는 까르보, 크림치즈 등 현지 입맛에 맞춘 제품군을 확대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타깃 매장에서 판매 중인 불닭볶음면. / 사진=정혜인 기자 hij@

삼양식품의 성장세가 특정 시장에 편중되지 않는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해외에서 불닭 브랜드의 입지가 확대된 덕분이다. 특히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미국법인 삼양아메리카는 올해 1~3분기 전년 대비 50.0% 증가한 2억9700만달러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일본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23.2% 늘어난 25억2000만엔, 중국법인은 37.2% 성장한 22억1000만위안을 기록했다.

신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법인의 매출액은 1~3분기 2084억루피아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78.2% 성장했다. 지난해 7월 설립된 유럽법인은 설립 1년 여 만에 8000만유로의 매출을 내며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생산 늘린다

삼양식품의 높은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산 능력을 넘어서는 수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은 늘어나는 수요를 잡기 위해 생산시설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밀양 2공장 가동에 들어간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 현지 생산 라인을 당초 계획보다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말 중국 자싱시 내 현지 생산시설 건립 계획을 발표할 당시 6개 라인을 짓기로 했으나 중국 내 수요 급증에 따라 8개 라인으로 늘리기로 했다.

투자 금액도 기존 2014억원에서 2072억원으로 확대했다. 중국 공장은 삼양식품이 1984년 미국 LA 공장 이후 40년 만에 세우는 해외 생산 거점으로 2027년 1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절강성(浙江省) 자싱시(嘉興市) 마자방로에서 열린 ‘삼양식품(절강) 자싱공장 착공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은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최근 자기주식 7만4887주를 처분하기로 했다. 이 처분으로 삼양식품은 약 1027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삼양식품이 최근 미국 내 가격을 인상한 것도 실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양식품은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을 모두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어 관세 부담이 커진 상황이었다. 이에 삼양식품은 지난 10월 불닭볶음면 등 주요 제품의 미국 공급가를 9% 인상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일본,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유럽 등 해외판매법인을 앞세워 주요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며 "법인들을 통해 판매망 확장, 현지 맞춤형 마케팅 등으로 매출 확대와 현지 시장 내 입지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혜인 (hi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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