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트럼프·맘다니 첫 만남, 예상 밖 훈훈한 브로맨스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2025. 11. 24.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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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서 약 40분간 회담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 당선인이 비공개 회담 후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 당선인이 21일 첫 대면을 마친 뒤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는 뉴욕 시장 선거 기간 내내 맘다니를 ‘공산주의자’라고 비판했고, 맘다니는 트럼프를 “파시스트(극우 전체주의자)”라 부르며 충돌해왔다. 하지만 둘은 백악관에서 약 40분간 비공개 회담을 마친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훈훈한 ‘브로맨스’(남자들의 우정)를 보였다.

책상에 앉은 트럼프 옆으로 두 손을 모으고 공손히 서 있는 맘다니의 모습부터 의외였다. 트럼프는 “맘다니는 정말 좋은 시장이 될 것 같다. 그가 잘할수록 나는 더 행복하다”고 말했고, 맘다니는 “우리는 이견도 있지만 오늘은 고(高)물가에 시달리는 뉴욕 시민을 돕는다는 공통된 목표에 집중했다”고 했다. 트럼프는 “뉴욕 시장 자리는 대단한 자리” “나도 한때 정말로 뉴욕 시장이 되고 싶었다” “훌륭하게 해낼 가능성이 보인다”고 했다.

취재진이 “아직도 트럼프를 파시스트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맘다니는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며 해명을 하려 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맘다니의 팔을 툭툭 치며 “괜찮다. 그냥 그렇게 말해도 된다”며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고 웃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가 맘다니를 향한 보수 언론들의 불편한 질문까지 막아줬다”며 일제히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맘다니 버디 무비(콤비 영화)의 깜짝 결말이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했고, 폭스뉴스는 “JD 밴스 부통령이 질투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반전 결과에는 트럼프의 개인적 정치 스타일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맘다니 측 전략가 리베카 카츠는 “트럼프는 강함과 승자를 존중한다”고 했다. 뉴욕 출신인 트럼프가 치안·주거난·고물가 등에 관한 문제의식을 공유함으로써, 최근 지방선거 참패와 엡스타인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상황을 전환하려는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맘다니 역시 연방 정부와 갈등을 빚어 지원금을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를 해소하면서 ‘실용적 행정가’ 면모를 부각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곧 보수 진영 파열음으로 이어졌다. 극우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트럼프가 맘다니를 합리적이라고 한 것에 대해 “민주당 정책이 합리적이라면 2026년(중간선거)에 사람들이 왜 (공화당에) 투표해야 하느냐”며 “좀 혼란스럽다. 행정부의 공식 입장을 알고 싶다”고 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세상이 뒤집혔다”고 했고, 보수 성향 라디오 진행자 시드 로젠버그는 “둘이 악수하는 장면을 보니 토할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반응은 복합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만남이 뉴욕에 대한 연방 차원의 위협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며 안도감을 보인 반면,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의 태도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며 여전히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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