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97] AI–플랫폼 3

문태준 시인 2025. 11. 2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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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플랫폼 3

우주 시공간을 수축시킨다

와이셔츠 제일 위 단추를 맨 아래

단춧구멍에 채우는 것과 같은 거다

목적지로 가는 길이 멀면 중간 길을 잘라내

출발점과 목적지를 겹치게 한다

더는 어떤 이동 수단도 필요 없다

학생들은 안드로메다로

1박 2일 수학여행을 떠나

미래의 아이들과 어울린다

-이인철(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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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인공지능이 사람과 바둑 대국을 벌이던 때의 놀람과 충격이 엊그제의 일 같은데, 어느새 우리는 인공지능을 곳곳에 활용하고 협업하면서 살고 있다. 인공지능은 시와 연설문을 짓고, 작곡을 하고, 뉴스를 읽는다. 고정관념과 벽이 없고, 두려움이 없는 것 같다. 이 시에서처럼 시공간을 자유롭게 구현하고, 과거의 인물을 그 목소리와 그 얼굴 그대로 우리 곁으로 불러오고, 미래의 인류를 만나게도 한다. 시인의 표현대로 인공지능은 “상처를 입어도 피가 나지 않”고, 감정 노동을 하지 않고, 향수병에 젖지 않고, “일주일 내내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일”을 한다.

우리는 인공지능의 편리함을 알지만, 인공지능과 갈등하고 또 회의하고 불안해한다. 이렇게 질문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심장이 막 뛰는 기분을 알까. 첫사랑의 감정을 알까. 낯 뜨거움을 느낄까. 용서할 수 있을까. 이 늦가을의 단풍과 낙엽을 가슴으로 바라보고 두 손으로 받아들 수 있을까.

이인철 시인은 우리 시단에서 최초로 인공지능 테마 시집을 올해에 펴냈고, 최근에는 애지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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