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결의’ 땐 자사주 소각 예외 허용하는 상법개정…기업 “사실상 봉쇄”
신규취득 자사주도 의무소각
임직원 보상 아닌 자사주활용
특별결의 요건 지나치게 복잡
기업 “자사주 매입 유인 없어”
주주환원 효과 줄어들까 우려
경영 유연성 확보도 어려워져

기업들은 자사주 소각을 강제하면서 동시에 임직원 보상을 제외한 기타 목적에 대한 자사주의 활용을 막는 개정안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전략적 활용은 물론 행위만으로도 주주환원 효과가 있었던 자사주 매입 자체에 대한 유인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편으로는 주주총회에서 다수 주주의 동의만 얻는다면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소각하지 않고 다른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의 취약점 등 재계가 우려하는 요소를 일정 부분 보완한 방안으로도 평가된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코스피5000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자사주 의무 소각과 관련한 3차 상법 개정안 최종안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민주당은 신규 취득 자사주는 물론 기존 자사주에 대해서도 소각 의무를 부여하되 보유분에 대해서는 요건에 따라 유예 기간을 두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자사주 의무 소각과 함께 3차 상법 개정에서의 핵심은 의무 소각의 예외 규정 절차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특별결의는 주총에 출석한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현행법에 따르면 자기주식의 처분은 정관에 규정이 없는 경우 이사회가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처분 주식 종류와 수, 처분가액, 처분 상대방 및 처분 방법을 모두 이사회가 결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다수 기업은 이사회 의결만으로 자사주를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었고, 일부 기업에서 대주주가 이를 지배력 확대에 악용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민주당이 검토 중인 3차 상법 개정안 역시 자사주 의무 소각을 통해 대주주의 사익 추구를 방지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해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기 위한 제도적 일관성을 확보하자는 게 기본 틀이다. 다만 민주당은 상법 개정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재계의 우려 등을 법안에 일부 반영하는 논의도 함께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가 주총 특별결의를 통해 주주의 허락을 받아 자사주를 기타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은 재계의 목소리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대다수 주주가 스스로 결정한 사안이라면 민주당도 이를 막지 않고 예외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코스피5000특위를 이끌고 있는 김남근·김현정 의원의 발의한 상법 개정안에는 주총의 승인을 자사주 의무 소각 예외 절차로 두고, 이때 대주주의 의결권을 발행 주식 총수의 3%로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최종안에 대주주 의결권 제한이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재계에서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 등 경영권 방어 제도가 미비한 상황에서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되면 적대적 M&A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자사주 매입 행위가 주주환원 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의무 소각과 활용성 억제를 동시에 추진하면 자사주 매입 자체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고 항변한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자사주 소각을 특정 기한을 두고 강제하는 점도 큰 부담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에 적극적이지는 않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주가 부양 수단으로 시기에 따라 활용해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2020년 1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13조9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민주당은 우리사주 등 임직원 보상 확대가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수단 중 하나로 작동해 적대적 M&A 방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상장사 경영권에 대한 적대적 인수를 추진할 때 잔여 주식 물량을 의무적으로 매수하도록 하는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등도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연내 처리를 목표로 상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업 형벌 합리화 등 당내 여러 입법 논의 상황과 맞물려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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