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도 우리도, '벽'에 부딪히지 않고 날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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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든 강 위를 날아다니는 새들과 별빛 아래 알을 감싸는 어미새의 모습이 캔버스 위에 투박하게 그려져 있다.
작품 위로는 새모양의 나무조각과 작은 도어벨이 설치돼 있다.
조류 충돌로 멈춘 생명을 되살려 새들이 다시 날아오르는 모습을 그린 작품들은 단순한 그림을 넘어,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열어보는 상징적 장치로 확장됐다.
작품에 설치된 도어벨은 새들의 충돌을 주의하는 동시에, 학생들이 퇴원 후 사회로 나가는 '문'을 알리는 장치로도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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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다시, 날다. 희망의 문을 열다’
사회 복귀 앞둔 청소년 자존감 회복

붉게 물든 강 위를 날아다니는 새들과 별빛 아래 알을 감싸는 어미새의 모습이 캔버스 위에 투박하게 그려져 있다. 작품 위로는 새모양의 나무조각과 작은 도어벨이 설치돼 있다. 그림을 그린 주인공들은 정식 화가들이 아니다. 자신의 잘못으로 혹은 주위를 둘러싼 환경의 잘못으로 교정시설에 들어갔다가, 사회 복귀를 위해 교육을 받고 있는 광주소년원 학생들이다.
예술단체 크리에이티브아트는 법무부 광주소년원과 함께 진행한 '조류충돌 주제 환경·예술 융합 교육 프로그램'의 결과로 28일까지 나주 전력거래소 1층 로비에서 전시 '다시, 날다. 희망의 문을 열다'를 진행한다.
해당 교육 프로그램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관하고 전력거래소(KPX)가 참여한 '2025년 나주·광주 지역문제 해결 공모전' 지원으로 추진됐다.
프로젝트 출발점은 인간이 만든 구조물에 부딪혀 아픔을 겪는 새들과, 다양한 이유로 사회에서 배척당한 소년원 학생들의 모습을 동일시한 데서 출발했다.

유휘경 동물권 단체 성난비건 대표가 조류충돌과 생태 보전에 관한 이론 교육에 강사로 참여했고, 성은경 그린아트스콜레 대표가 '자신을 상징하는 새'를 주제로 미술 창작, 이승규 크리에이티브아트 대표가 업사이클 자원을 활용한 칼림바 제작과 연주 등을 진행했다.
당초 교육을 시작할 때는 '우리가 왜 이런 교육을 들어야 하냐'는 반응이 주를 이뤘으나, 교육이 진행될수록 학생들에게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주의력 결핍이나 과잉행동을 보이던 학생들이 그림 그리기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어떻게 해야 더 그림을 잘 그릴지 강사들에게 묻고, 서로의 그림에 담긴 의미를 물어보는 등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작품들이 지난 21일부터 전력거래소에서 전시 중이다.
조류 충돌로 멈춘 생명을 되살려 새들이 다시 날아오르는 모습을 그린 작품들은 단순한 그림을 넘어,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열어보는 상징적 장치로 확장됐다. 작품에 설치된 도어벨은 새들의 충돌을 주의하는 동시에, 학생들이 퇴원 후 사회로 나가는 '문'을 알리는 장치로도 작용한다.
광주소년원 관계자는 "소년원 학생들이 퇴원 후 사회에서 열심히 살아보려 해도 수많은 편견과 인식으로 좌절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같은 기업이나 기관에서의 전시를 통해 학생들이 퇴원 후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티브아트 대표 이승규는 "소년들이 벽을 문으로 바꾸는 상상은 예술이 가진 전환의 힘을 보여준다"며 "이번 전시가 지역사회에 생태 감수성과 ESG 가치를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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